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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모스크바 이야기]...(7-4) 국방 제1차관의 불편한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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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러 관계 빛과 그림자...옐친 정부, 한국과 방산협력 적극 기대
군수담당 국방부1차관 "극비시설도 보여줬는데 성과없다" 불만
푸틴 정부 군수산업 대대적 육성...한-러 방산협력 무산 아쉬움

[서울=뉴스핌] 김흥식 객원논설위원 = 소련해체 이후 옐친 정부는 국가예산의 상당부분을 빨아들이는 군수산업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핵심은 군수공장의 ‘민영화 프로그램’이었다. 한 마디로 각자가 스스로 돈벌이에 나서 예산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이다.

92년 3월 모스크바 근교의 우주과학도시 '고로독 즈베즈드이'(별의 도시) 내 가가린우주비행센터를 방문한 한국과학기술관계자들과 필자가 공군장성인 우주비행센터 소장과 담화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옐친정부, 군수공장 민영화 추진...한국에 극비시설도 공개하며 협력기대  

예산삭감으로 군수산업이 심각한 재정난을 겪게 되었고 이로 인해 공장·연구소 폐쇄 등 운영이 마비된 곳도 적지 않았다. 과학기술자들에 대한 급여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할 정도였다. 미국보다 우위를 자랑하던 기술로 쏘아올린 우주정거장 ‘미르’의 우주인을 지구로 다시 복귀시킬 비용을 부담하지 못해 예정대로 돌아오지 못하는 웃지 못할 경우도 있었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러시아는 한국에 눈을 돌리고 투자참여를 적극적으로 권유하기 시작했다. 필자 생각에 88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수교대가로 30억달러의 차관을 제공키로 한 한국의 국력에 상당한 기대감을 가졌던 것 같다.

한국의 국방부와 방산 관련 고위 관계자들의 모스크바행이 빈번해졌다. 우리로서는 러시아제 무기와 장비로 무장한 북한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러시아의 우수한 군사기술을 그것도 싼값에 도입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적지 않았다.

러시아 측은 한국의 자금투자와 러시아의 우수기술이 접합하면 세계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표시하면서 이례적으로 최첨단 군수공장들을 거리낌없이 보여주었다. 그러나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다. 러시아 군수산업 최고책임자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가 걸었던 기대와 실망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가가린 우주비행센터 소장인 공군장성과 한국 과학기술관련 대표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92년 3월). 러시아측은 우주비행훈련 등 우주과학분야에서 합작하자고 제의했다. [사진=뉴스핌DB]

◆한밤에 전격 성사된 군수산업 담당 코코신 국방부 제1차관과 인터뷰   

귀임을 1년 정도 앞두고 한.러 간 진행중이던 방위산업협력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지를 집중 취재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그라초프 국방장관이나 군수산업 최고 책임자와의 인터뷰를 추진하기로 했다. 대사관 무관부를 통해 러시아 국방부에 인터뷰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서너 달이 지나서야 러시아 국방부는 무관부를 통해 일단 질문요지를 보내라는 연락이 왔다. 군사협력 강화와 방산분야 합작 가능성을 묻는 10여개의 질문을 적어 보냈다.

언제나 그렇듯 가타부타 소식도 없이 한 달 이상의 시간이 지났다. 94년 2월 눈이 펑펑 내리던 어느 날 저녁 러시아 국방부 관계자의 전화가 왔다. 지금 즉시 국방부 본청사 OO 출입문으로 오되 통역은 대동하지 말고 혼자오라는 거였다.

만나게 될 사람은 안드레이 코코신 국방 제1차관이며 그라초프 장관은 프랑스 방문 중이라 불가능하다는 전언과 함께 찰칵 끊겼다. 이런 식의 일방적 통보는 늘상 있는 일이었다.

다소 기분이 상했지만 바로 국방부 청사로 갔다. 국방부는 시내 중심가 유명한 아르바트 거리 입구에 위치한 육중한 석조건물의 본청사과 주변의 몇 개 부속건물로 구성돼 있다.

겨울철이라 이미 캄캄한 밤이고 청사 주변에 눈도 수북히 쌓여 있었다. 일러준 출입문에서 신사복 차림을 한 러시아인의 안내를 받았다. 안내자는 러시아어로 간단한 인사만 하고는 내내 침묵을 지켰다. 통역을 대동하지 않은데 대한 걱정이 앞섰다.

거대한 1층 홀 안에 필자를 태우기 위한 귀빈용 엘리베이터가 대기중이었는데 미모의 여군이 굳은 표정으로 부동자세를 취하며 인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집무실로 들어가는 건물 내부 모퉁이마다 경비병들이 힘찬 구호와 함께 절도 있게 경례를 하는 바람에 긴장되기도 했다.

코코신 차관 집무실로 들어가는 대기실에는 대장, 중장급 고위장성들이 다소곳이 앉아 면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곧장 집무실로 들어갔다. 인사를 나누는데 30대 후반 정도의 새파란 젊은이라는 사실에 놀랐다.

필자를 안내한 러시아인이 갑자기 유창한 한국말로 통역을 맡게 된 국방부 외사국 소속 예고로프 소령이라고 자기소개를 하는 바람에 또 한번 놀랐다. (인터뷰가 끝난 후 자신을 김일성대학을 졸업했으며 남북한을 담당하는 실무장교라고 밝혔다.)

러시아 전승기념일인 '승리의 날'(5월 9일)을 앞두고 6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실시된 군사 퍼레이드 리허설에서 포착된 S-400 트라이엄프(Triumph)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사진=로이터 뉴스핌]

◆코코신 "한국에 최첨단시설 보여주고 합작요청...2년간 실적없다" 불만  

명석한 두뇌와 대단한 언변을 갖춘 코코신 제1차관의 자신만만해 하는 모습은 영악스러운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옐친이 등용한 대표적인 ‘앙팡 테리블’의 한 명으로, 민간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국방차관에 오른 인물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장관 밑에 2명의 제1차관이 있는데 한 명은 작전을 책임지는 총참모장이 겸직하고 다른 한 명인 코코신은 군수산업, 보급, 후생 등 작전과 인사를 제외한 제반업무를 담당한다. 그 외에 당시 지상군, 공군, 해군, 방공군, 전략로켓군 등 각군 사령관이 차관 직을 겸직하는데 대개 현역 대장급으로 보임된다.

아버지 벌 나이의 기라성 같은 장성들이 대기실에서 얌전하게 면담을 기다리는 모습을 보니 코코신의 대단한 위상을 보는 것 같았다. 특히 그가 총괄하는 군수산업부문은 생필품 등 경공업 부문을 제외한 모든 주요 기간산업 공장들을 아우르고 있어서 사실상 러시아의 핵심적 산업을 관할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시간 진행된 인터뷰에서 한.러 관계 발전의 기대감과 중요성을 역설하더니 갑자기 한국 측의 애매모호한 태도에 실망했다며 작심하듯 퍼붓기 시작했다. 한국이 러시아를 과소평가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그의 말로는 수교 이래 모스크바를 방문한 한국 정치인, 군 및 방산 고위관리, 경제인 등에게 러시아가 자랑하는 첨단 기계공장, 미사일과 탱크 제조등 각종 방산공장, 우주센터, 최첨단 연구소 등을 속속들이 보여주고 기술이전 등 합작의 이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고 한다. 어떤 외국인에게도 공개한 적이 없는 극비 시설이 대부분이었다는 주장도 했다.

특히 방산분야 첨단시설을 둘러본 한국 전문가들이 금방이라도 파트너로서 합작 할 수도 있는 것처럼 큰 소리쳤지만 지난 2년여 동안 한 건도 성사되지 않았다며 불편한 속내를 표출했다. 수교 초기의 밀월을 구가하던 한.러 관계에 경고음이 들리는 듯 했다. 코코신의 정치적 비중으로 볼 때 이번 인터뷰는 충분히 계산되고 준비된 연출이 분명해 보였다.

연합뉴스의 매체 성격을 미리 파악했을 게 분명한 코코신은 자신의 발언이 한국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길 바랐던 것 같다. 인터뷰 기사는 상세히 작성, 송고했다. 코코신 차관의 불만을 전해들은 무관부 관계자는 러시아 입장에 수긍할 만한 점이 있다고 시인하고 한국에의 기대감이 식어가는 러시아를 다독일 필요가 있다는 말을 했다.

러시아 S-400 Triumph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사진= 로이터 뉴스핌]

◆푸틴정부 군수산업 대대적 육성...한-러 방산협력 무산 아쉬움 

한국이 차관상환을 독촉하면서 상환을 위해 러시아제 첨단 무기를 제공해 일괄타결하자는 러시아 측 제의를 거부한데 대해 러사아 정부는 상당히 섭섭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어쨌든 이 때문인지 한국을 대하는 러시아의 태도는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군사교류 부문에서는 외형적으로 큰 진전을 보였지만 협력의 실질인 방산협력부문에서는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한국과의 방산협력 무산에 실망한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이 들어선 2001년 이후 체제정비와 국내정치 안정을 이루면서 군수산업을 국가 주요산업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육성하기 시작했단. 수년만에 미국에 이어 세계 제2위의 무기수출국으로 오르면서 군수산업 강대국으로 부활한 것이다.

푸틴은 특히 대외방산협력을 대통령이 직접 관장하며 첨단방위산업 기술의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러시아 방위산업 수준은 약 220여개의 핵심 설계국을 포함해 4500여개의 연구기관과 400만명 수준의 연구기술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소련 해체 전후해 곤란한 지경에 처해 있던 러시아 방산업체들과의 협력을 어느 정도 유지했더라면 하는 짙은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당시 우리 정부로서는 한-미 동맹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 정무적 판단을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점은 이해하지만.

한편 코코신은 제1국방차관 직을 물러난 후 97년 군 개혁을 감독하는 국방감찰총감으로 활약했으며 뒤이어 옐친의 두터운 신임으로 막강한 국가안보위원회 서기로 취임, 외무. 내무. 국방. 정보기구 등을 총괄하는 직무를 수행했다.(코코신 다음으로 푸틴 대통령이 국가안보위 서기직을 맡았다)

이어 국가두마(하원) CIS담당 위원장 및 두마 부의장을 지내는 등 승승장구를 거듭했으나 푸틴 대통령과는 불편한 관계인지 더 이상의 공직은 맡지 않고 있다. 옐친계 핵심인사로 분류되기 때문에 기피대상이었을 것이다. 지금은 모스크바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톱 클래스의 국제안보문제 전문가로 활동중이다.

[모스크바 러시아 로이터=뉴스핌] 황숙혜 기자 = 4기 임기 막을 올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각) 크렘린궁에서 공식 취임식 퍼레이드를 지켜보고 있다.

▲김흥식 뉴스핌 객원논설위원
한국외대 러시아어과를 졸업하고 1977년 동양통신 기자로 언론계에 첫발을 디뎠다. 1980년 신군부에 의해 강제로 해직되는 아픔을 겪고 쌍용그룹에 몸담고 있다가 1988년 연합뉴스 기자로 복귀했다. 1991년 한국의 첫 모스크바 특파원으로 파견돼 맹활약했다. 이후 연합뉴스 북한부장, 남북관계 부장, 문화부장, 논설위원실 간사, 경영기획실장을 거쳐 편집담당 상무이사를 지냈다. 퇴임후 연합뉴스 부설 동북아센터 상임이사, 중소기업진흥공단 비상임이사, 도로교통공단 비상임이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위원 등을 지낸뒤 현재 뉴스핌 객원논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k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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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업무보고 논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청와대 영빈관에서 5일 열린 외교·안보 분야 정부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과 업무보고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의 발언 중에는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있는가 하면 사실 관계에 맞지 않은 설명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상주의적 희망에 근거한 비현실적 구상'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그동안 정 장관의 대북 정책 관련 발언이 물의를 빚은 적은 여러 번 있지만 대통령과 유관 부처 장관이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장관의 무리한 대북 접근법과 월권을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2026.07.23 ◆통일부 장관 권한 넘어선 주장 정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정부 2년차 핵심 과제로 상호 존중·평화적 갈등 해결·핵 없는 한반도 등 3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면서 주적 용어 대체를 주장했다. 지난 25년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구도는 이미 무너졌다고도 했다. 또 "현 시점에서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는 데 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또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논의에 착수하겠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견인과 함께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구상에 대부분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존 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는 "표현에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몰아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에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결론적으로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언급한 '4자 회담'에 대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라 하더라도 그건 아직 조율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여러분들께서 디스카운트해 주시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조 장관은 "그것은 외교부의 몫"이라며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잘랐다. 정 장관이 이날 소개한 대북 구상과 설명은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특히 주적 표현 대체와 국호 사용, 9·19 군사합의 복원, 4자회담 추진 등은 통일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여기 업무보고에 발표했다고 승인난 건 아니다"라고 재차 확인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정 장관의 발언 내용은 대부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 아닌 정 장관의 개인적 생각에 가깝다"며 "안보 관련 부처 장관이 정부의 공식 정책이 아닌 사안을 추진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하고 대통령의 면전에서 '국군통수권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 외교 국방 등 외교 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8.05 ◆시대착오적 접근, 대북 인식 오류 더욱 문제인 것은 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이 현 시점에서 이미 참고가 될 수 없는 과거의 경험 또는 사실과 다른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이 주장하는 구상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전략과 한반도 및 국제 정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장관이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법을 호도하고 있다. 북핵 위기 발발 이후 지금까지 모든 핵 협상에서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에 선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한·미가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는 핵시설 동결과 중유 제공의 교환이었다. 2005년 9.19 공동성명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모든 단계에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적용됐다.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한 전직 관료는 "모든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한·미가 제공하는 상응조치를 어떻게 정교하게 배열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정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한·미가 북한에 먼저 핵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정책을 고수해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지난 25년간의 CVID 구도가 무너졌다"고 말한 것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어떤 명칭을 붙이든 핵을 제거한 뒤 이를 검증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는 것은 비핵화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기본적 절차"라며 "CVID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검증도 하지 않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도록 합의하자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 사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05 gdlee@newspim.com ◆안보 리스크 키우는 통일부 장관 정 장관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와 외교부를 제치고 통일부가 북한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단독 질주를 거듭해왔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변형한 '평화적 두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무시했다. 외교부가 미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는 주권의 영역이며 동맹국과 협의의 주체는 통일부"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파탄 원인이었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국제정세를 감안하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에만 초점을 맞춘 비현실적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정부 내 조율도 거치지 않고 독자 대북제재인 5·24 조치를 해제하고 9·19 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평안북도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은 이 발언을 계기로 한국과 대북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이 조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이처럼 정부의 공식 결정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부 정책인 것처럼 주장하며 좌충우돌하는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 문제에서 조기에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조급증과 자신의 존재감 과시 욕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였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것을 들어 "정 장관이 아직도 이 대통령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한·미 관계와 북한 문제를 오래 다뤘던 전직 관료 출신의 한 전문가는 "정 장관 취임 후 지금까지의 언행은 잘못된 현실 인식에 따른 독단과 앞서 가기, 월권 등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통일부 장관이라는 중요한 직책에 있으면서 스스로 안보 리스크를 키우는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opento@newspim.com 2026-08-0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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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경상수지 최대 흑자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호조로 월간 상품수출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한 것은 상품수지다. 6월 상품수지는 478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를 다시 썼다. 국제수지 기준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5% 증가하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38.6%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6.9% 급증했고 컴퓨터·주변기기(SSD)는 282.7% 증가했다. IT 품목 수출은 160.4% 늘었으며 비IT 품목도 ▲석유제품(47.5%)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승용차(6.1%) 등을 중심으로 18.6%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원자재(30.5%) ▲자본재(35.3%) ▲소비재(16.4%)가 모두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10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외국인 입국자 증가와 유류할증료 인상 등에 따른 출국자 감소로 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월 흑자에서 4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21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배당수입이 늘어난 데다 전월 분기배당에 따른 기저효과로 배당지급이 줄면서 25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6월 중 467억1000만달러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올해 3월(369억9000만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실현 매도 등의 영향으로 316억1000만달러 감소하며 전월(-310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도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줄어든 5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eoyn2@newspim.com 2026-08-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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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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