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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없는 브렉시트, 어디까지 왔나...국민투표부터 2차 연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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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국민투표 후 약 3년..英, 정해진것 없이 시한연기만

[편집자] 이 기사는 4월 12일 오후 3시00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실용주의'와 '상식'으로 유명한 영국의 정치권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때문에 난장판이 됐다. 2016년 6월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를 결정한지 2년 10개월이 지났지만 언제 유럽연합(EU)을 탈퇴할지, 어떻게 탈퇴할지 정해놓은 게 하나도 없다. 의원들이 브렉시트를 놓고 답도 없는 흥정을 매일 같이 하는 가운데 당초 3월 29일로 예정됐던 브렉시트 시한은 지나갔다.

한때 세계를 주름잡았던 영국의 수장이 EU에 브렉시트 연기를 읍소하는 일은 정례화됐다. EU는 마지못해 브렉시트 연기 부탁을 들어준다. 4월 12일까지로 2주 연기해준 데 이어 이번에는 최장 10월 31일까지로 6개월 늘려줬다. 하지만 브렉시트를 둘러싼 해법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의원들은 아무런 합의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 '2차 브렉시트 국민투표' 등 저마다 각기 다른 주장을 반복해서 내놓는다. 지난 약 3년 간 영국을 혼란으로 몰고 간 브렉시트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해봤다.

◆ 브렉시트란 무엇인가?

2016년 6월 23일 영국은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를 뜻하는 EU 탈퇴를 결정했다. 투표 참여 유권자 가운데 51.9%가 EU 탈퇴에, 48.1%가 EU 잔류에 표를 던졌다. EU의 전신을 1957년 유럽경제공동체(ECC)로 볼때 영국이 1973년 ECC에 가입한지 40여년 만에 EU에서 벗어나자는 의미가 됐다. EU 회원국 중 그 어떤 국가도 이같은 결정을 내린 곳은 없었다.

브렉시트의 불씨는 영국 전 총리이자 보수당 전 대표인 데이비드 캐매런이 당겼다. 2010년 총선에서 총리로 당선된 그는 당내에서 EU 회의론이 득세하자 입지가 좁아졌다. 이에 캐매런 전 총리는 2013년 1월 총선을 앞두고 2017년까지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시행하겠다고 공약했다. 2015년 총선에서 보수당 승리로 국민투표가 기정사실화되자 캐머런 총리는 국민투표일을 2016년 6월 23일로 정했다.

막상 국민투표로 EU 탈퇴 결정이 내려지자 캐매런 전 총리는 사임했다. 이에 테리사 메이가 2016년 7월 캐매런의 뒤를 이어 총리에 올랐다. 메이 총리는 2017년 3월 29일 EU의 헌법격인 리스본 조약에서 탈퇴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50조를 발동했다. 이에 따라 영국과 EU는 공식 통보일로부터 2년간 탈퇴에 관한 협상을 진행하고,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통보일로부터 2년 후인 올해 3월 29일 23시(그리니치표준시)에 탈퇴하기로 했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이 경제를 죽인다는 내용을 담은 시위. [사진=로이터 뉴스핌]

◆ 브렉시트 합의안은 무엇인가?

영국과 EU는 2018년 11월 브렉시트 합의안을 도출했다. 영국의 리스본 조약 50조 발동에 따라 양측이 협상을 시작한지 약 1년 5개월만이다. 브렉시트 합의안은 'EU 탈퇴협정'과 '미래관계 정치선언' 두 가지로 구성된다. EU 탈퇴협정은 △브렉시트 전환기간 △안전장치(backstop) △분담금 정산 △상대국 국민의 거주권리 등 브렉시트 조건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총 585쪽으로 법적 구속력을 갖고 있다.

이 EU 탈퇴협정에서 핵심은 브렉시트 전환기간과 안전장치다. 영국에 브렉시트 적응시간을 주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전환기간은 브렉시트 시행일로부터 2020년까지다. 이 기간 영국은 EU의 단일시장과 관세동맹 잔류의 혜택은 계속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더 이상 EU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없고 EU 규정을 따라야 한다.

안전장치는 EU 회원국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의 엄격한 통행·통관 절차, 즉 '하드보더'의 부활을 막기 위한 것이다. 영국과 EU가 전환기간 무역관계 등 별도 미래관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전환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안전장치를 발동,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한다.

합의안의 또다른 축인 미래관계 정치선언은 브렉시트 이후 진행될 미래관계 협상의 기본토대에 관한 것이다. EU와의 향후 무역, 안보, 환경문제 관계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총 26쪽 분량으로, EU 탈퇴협정보다 모호한 단어와 문장으로 구성됐으며 법적 구속력은 없다.

◆ 브렉시트가 지체되는 이유는?

영국에서 합의안이 비준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브렉시트가 시행되기 위해서는 영국과 EU의 최종 비준이 필요한데, 영국에서는 비준이 의회의 벽에 가로막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영국 의회는 작년 EU 탈퇴법 제정을 통해 비준동의 이전에 정부와 EU와의 협상 결과에 대해 하원의 승인투표를 거치도록 했다. 브렉시트에 대한 의회의 통제권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메이 총리는 EU 탈퇴협정과 미래관계 정치선언으로 구성된 브렉시트 합의안을 승인투표에 부쳤지만 셰 차례에 걸쳐 부결됐다. 첫 승인투표(지난 1월 15일)는 230표차로, 2차(지난 3월 12일)는 149표차로 각각 부결됐다. 3월 29일에는 브렉시트 합의안 중 EU 탈퇴협정만 따로 떼어내 세 번째 표결을 실시했으나 이 역시 58표차로 거부됐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만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좌)와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장. [사진= 로이터 뉴스핌]

◆ 하원에서 합의안이 부결되는 이유는?

영국 하원의 의석 구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영국 하원의 총 의석은 650석이다. △집권 보수당(316석) △제 1야당 노동당(257석) △스코틀랜드국민당(SNP·35석) △자유민주당(12석) △북아일랜드의 연방주의 정당 민주연합당(DUP·10석) △아일랜드 민족주의자 정당인 신페인당(7석) △웨일스민족당(4석),△녹색당(1석) △무소속(8석)이다.

메이 총리의 합의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320명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보수당인 하원의장과 각각 보수당, 노동당 1명, 2명씩으로 구성된 3명의 부의장, 신페인당 의원 7명 등 11명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과반의 숫자가 320명으로 나온다. 신페인당 의원들은 의회 소속이지만, 영국 여왕에 대한 충성 맹세를 거부해 전통적으로 의회 표결에 불참하고 있다.

메이 총리가 노동당 등 야당을 빼고 보수당(316석)과 보수당과 연정을 구성 중인 DUP(10석)의 표만 확보하면 과반을 넘길 수 있다. 하지만 투표 때마다 보수당 내에서 강경 브렉시트 파를 중심으로 이탈표가 나오고 DUP는 항상 반대표를 던져 합의안이 매번 부결되고 있다. 이에 메이는 총리직까지 내걸며 이들을 상대로 설득 작업을 벌였지만 과반 확보에는 역부족이다.

◆ 강경파와 DUP는 왜 반대표를 던지나?

메이 총리의 합의안에 담긴 안전장치 때문이다. 독일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EU에 불만을 품고 있는 강경파는 EU와 완전한 결별을 뜻하는 '하드 브렉시트'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보고 있다. 이들은 EU의 관세동맹에서 벗어나 다른 국가와 자유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해야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안전장치가 발동되면, 이 장치에 별도 종료 시한이 없는 탓에 영국이 EU의 관세동맹에 무기한 갇힐 수 있다. 강경파가 반대표를 던지는 이유다. 또 안전장치가 발동되면 북아일랜드만 EU의 상품규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 영국 본토와 북아일랜드 사이에 어떤 장벽도 없어야 한다는 DUP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이에 1차 승인투표에서 고배를 마신 메이 총리는 지난 3월 11일, EU 측과 만나 영국이 영구적으로 안전장치에 갇히지 않도록 법적 문서를 통해 보장하고, 일방적 종료 권한을 부여받는 내용의 보완책에 합의했다. 하지만 제프리 콕스 영국 법무상이 법률 검토를 통해 영국은 EU 동의없이 안전장치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결과를 내놓자 강경파와 DUP이 2차 승인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졌다

영국 의회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안전장치에 왜 그렇게 민감한가?

안전장치는 정치권 밖에서도 뜨거운 감자다. 현재 EU 회원국인 영국의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사이에는 국경 통제가 없다. 하지만 브렉시트가 시행되면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사이의 국경 장벽이 세워지게 되며, 통행과 통관이 엄격히 통제된다. 영국과 EU는 모두 하드보더 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사이의 물리적 국경이 부활할 경우 과거 1960년대부터 약 30년간 이어졌던 북아일랜드를 둘러싼 긴장감이 다시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북아일랜드에서는 1960년대 말부터 90년대까지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요구해온 아일랜드공화국군(IRA)과 영국 간 유혈 대립인 북아일랜드 분쟁이 지속됐다. 각종 유혈 사태로 1998년 북아일랜드 평화협정인 '벨파스트 협정(굿프라이데이 협정)'이 체결되기 전까지 35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972년 북아일랜드 런던데리에서 영국 낙하산부대가 비무장 가톨릭교도 시위대에 발포하며 14명이 사망한 일명 '피의 일요일' 사건은 북아일랜드의 억압의 역사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으로 꼽힌다.

수많은 유혈사태 이후 1998년 영국과 아일랜드 정부 사이에 벨파스트 협정이 체결되면서 양측의 갈등은 가까스로 봉합됐다. 아일랜드는 북아일랜드 6개 주에 대한 영유권을 포기했으며,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간의 통행도 보장됐다. 또 무장단체 IRA도 해체 단계를 밟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안전장치를 둘러싼 논의가 부각되면서 브렉시트에 따른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국경 쪽으로 집중되고 있다.

◆ 영국 의회는 무엇을 했나?

영국 의회는 메이 총리의 합의안에서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자 결국 자체적으로 대안을 찾기로 한다. 2차례에 걸쳐 3월 27일과 4월 1일 실시한 '의향투표'가 그 예다. 의향투표는 하원의 과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브렉시트 방안을 찾을 때까지 제안된 여러 방안에 대해 수 차례 투표를 실시하는 것이다. 일종의 인기투표다.

하지만 그 어떠한 안도 과반을 얻지 못했다. 두 차례에 걸쳐 △관세동맹 잔류 △노르웨이식 모델 △의회 통과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국민투표 △브렉시트 취소 여부 투 등이 표결에 부쳐졌지만 답을 찾지 못했다.

이처럼 의회가 대안 모색에 실패한 것은 의견이 워낙 갈려있기 있기 때문이다. 보수당에서의 진영은 하드 브렉시트와 EU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소프트 브렉시트'로 나뉘는 가운데 야당에서는 소프트 브렉시트와 브렉시트 2차 국민투표를 주장하는 진영으로 갈린다.

존 버커우 영국 하원의장(가운데) [사진= 블룸버그통신]

◆ 브렉시트 현재 상황은?

이렇게 공전을 거듭한 브렉시트는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한채 시점을 최장 10월 31일까지로 연기만 해놓은 상태다. 메이 총리와 EU는 4월 11일, 브렉시트 시한을 조건부로 최장 10월 31일까지 연기하기로 했다. EU와 영국은 브렉시트 당초 예정 시점을 8일 앞둔 21일, 브렉시트 시한을 한 차례 연장한 바 있다. 이번으로 두 번째 연장을 한 셈이다.

첫 연기 당시, EU는 연기 합의 일자를 기준으로 그 다음주 까지 영국 하원에서 EU 탈퇴협정이 통과되지 못하면 4월 12일까지 브렉시트 시한을 연장해주기로 했다. 대신 4월 12일 전까지 아무런 합의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나, 유럽의회 선거 참여를 전제로 한 브렉시트 '장기 연기'를 선택하라고 요구했다. 다만, 하원이 EU 탈퇴협정을 승인할 경우 브렉시트 시한을 5월 22일로 연기해주기로 했다.

이번 두 번째 연기에서 EU 정상들은 브렉시트 시한을 최장 10일 31일로 연기하는 데 합의하면서도 조건을 달았다. 우선, 영국이 오는 5월 22일까지 EU 탈퇴협정을 비준하지 못해 5월 23~26일 유럽의회 선거기간에도 EU 회원국으로 남아있는다면 영국은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 영국이 이같은 의무를 지지 않을 경우 브렉시트는 자동으로 6월 1일 이뤄진다.

영국이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게 될 경우, EU 정상들은 오는 6월 20~21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영국 하원의 EU탈퇴협정 승인 가능성 등을 놓고 브렉시트 진척 상황을 평가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EU는 영국이 시한 이전에 탈퇴할 수 있는 길도 열어뒀다. 영국 의회에서 EU 탈퇴협정이 통과된 뒤 영국과 EU가 이를 최종 비준하면, 비준 시점 다음달 1일 영국이 EU를 탈퇴할 수 있도록 했다.

◆ 브렉시트 전망은?

메이 총리가 지난해 11월 EU와 합의안을 도출했을 때와 달라진 게 없다. 영국에 주어진 선택지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메이 총리의 합의안 수용, 노 딜 브렉시트, 브렉시트 취소, 2차 브렉시트 국민투표다. 단지 시점만 연기했을 뿐이다.

메이 총리는 보수당 내 강경파와 DUP 설득을 포기하고 소프트 브렉시트를 선호하는 노동당과 협상을 통해 돌파구 마련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도출된 결과물은 없다. 양측은 브렉시트 합의안 중 EU 탈퇴협정을 제외하고 나머지 한 축인 미래관계 정치선언에 반영할 수 있는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 EU 측이 법적 구속력 있는 탈퇴협정은 수정할 수 없다고 선을 그어놨기 때문이다.

노동당은 EU 관세동맹 잔류, 브렉시트 대안에 관한 확정 국민투표 등을 메이 총리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메이 총리는 관세동맹 잔류, 국민투표 등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간극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반(反)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시위자가 국회의사당 밖에서 EU기와 영국 국기를 흔들고 있다.[사진= 로이터 뉴스핌]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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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업무보고 논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청와대 영빈관에서 5일 열린 외교·안보 분야 정부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과 업무보고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의 발언 중에는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있는가 하면 사실 관계에 맞지 않은 설명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상주의적 희망에 근거한 비현실적 구상'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그동안 정 장관의 대북 정책 관련 발언이 물의를 빚은 적은 여러 번 있지만 대통령과 유관 부처 장관이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장관의 무리한 대북 접근법과 월권을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2026.07.23 ◆통일부 장관 권한 넘어선 주장 정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정부 2년차 핵심 과제로 상호 존중·평화적 갈등 해결·핵 없는 한반도 등 3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면서 주적 용어 대체를 주장했다. 지난 25년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구도는 이미 무너졌다고도 했다. 또 "현 시점에서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는 데 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또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논의에 착수하겠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견인과 함께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구상에 대부분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존 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는 "표현에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몰아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에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결론적으로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언급한 '4자 회담'에 대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라 하더라도 그건 아직 조율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여러분들께서 디스카운트해 주시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조 장관은 "그것은 외교부의 몫"이라며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잘랐다. 정 장관이 이날 소개한 대북 구상과 설명은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특히 주적 표현 대체와 국호 사용, 9·19 군사합의 복원, 4자회담 추진 등은 통일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여기 업무보고에 발표했다고 승인난 건 아니다"라고 재차 확인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정 장관의 발언 내용은 대부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 아닌 정 장관의 개인적 생각에 가깝다"며 "안보 관련 부처 장관이 정부의 공식 정책이 아닌 사안을 추진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하고 대통령의 면전에서 '국군통수권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 외교 국방 등 외교 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8.05 ◆시대착오적 접근, 대북 인식 오류 더욱 문제인 것은 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이 현 시점에서 이미 참고가 될 수 없는 과거의 경험 또는 사실과 다른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이 주장하는 구상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전략과 한반도 및 국제 정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장관이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법을 호도하고 있다. 북핵 위기 발발 이후 지금까지 모든 핵 협상에서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에 선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한·미가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는 핵시설 동결과 중유 제공의 교환이었다. 2005년 9.19 공동성명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모든 단계에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적용됐다.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한 전직 관료는 "모든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한·미가 제공하는 상응조치를 어떻게 정교하게 배열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정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한·미가 북한에 먼저 핵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정책을 고수해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지난 25년간의 CVID 구도가 무너졌다"고 말한 것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어떤 명칭을 붙이든 핵을 제거한 뒤 이를 검증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는 것은 비핵화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기본적 절차"라며 "CVID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검증도 하지 않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도록 합의하자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 사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05 gdlee@newspim.com ◆안보 리스크 키우는 통일부 장관 정 장관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와 외교부를 제치고 통일부가 북한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단독 질주를 거듭해왔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변형한 '평화적 두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무시했다. 외교부가 미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는 주권의 영역이며 동맹국과 협의의 주체는 통일부"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파탄 원인이었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국제정세를 감안하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에만 초점을 맞춘 비현실적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정부 내 조율도 거치지 않고 독자 대북제재인 5·24 조치를 해제하고 9·19 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평안북도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은 이 발언을 계기로 한국과 대북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이 조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이처럼 정부의 공식 결정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부 정책인 것처럼 주장하며 좌충우돌하는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 문제에서 조기에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조급증과 자신의 존재감 과시 욕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였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것을 들어 "정 장관이 아직도 이 대통령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한·미 관계와 북한 문제를 오래 다뤘던 전직 관료 출신의 한 전문가는 "정 장관 취임 후 지금까지의 언행은 잘못된 현실 인식에 따른 독단과 앞서 가기, 월권 등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통일부 장관이라는 중요한 직책에 있으면서 스스로 안보 리스크를 키우는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opento@newspim.com 2026-08-0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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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경상수지 최대 흑자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호조로 월간 상품수출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한 것은 상품수지다. 6월 상품수지는 478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를 다시 썼다. 국제수지 기준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5% 증가하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38.6%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6.9% 급증했고 컴퓨터·주변기기(SSD)는 282.7% 증가했다. IT 품목 수출은 160.4% 늘었으며 비IT 품목도 ▲석유제품(47.5%)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승용차(6.1%) 등을 중심으로 18.6%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원자재(30.5%) ▲자본재(35.3%) ▲소비재(16.4%)가 모두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10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외국인 입국자 증가와 유류할증료 인상 등에 따른 출국자 감소로 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월 흑자에서 4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21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배당수입이 늘어난 데다 전월 분기배당에 따른 기저효과로 배당지급이 줄면서 25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6월 중 467억1000만달러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올해 3월(369억9000만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실현 매도 등의 영향으로 316억1000만달러 감소하며 전월(-310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도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줄어든 5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eoyn2@newspim.com 2026-08-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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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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