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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중독자의 고백㊶] 선진국, 치료될 때까지 국가 무한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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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ODC "형사사법제도, 마약치료의 관문으로"
국내 '치료보호·명령' 받은 마약사범은 1%
선진국, 약물법원 등 '치료중심' 사법정책 운용

[서울=뉴스핌] 임성봉 윤혜원 기자 = 국제사회는 마약사범에 대한 형사사법제도를 ‘치료의 관문’으로 삼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수사기관에 붙잡힌 마약 중독자에게 치료 서비스를 제공(또는 강제)할 수 있는 일종의 기회라는 설명이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CD)와 세계보건기구(WHO)도 지난해 “형사사법제도는 약물 관련 개입을 위한 중요한 설정”이라며 “형사사법제도를 치료의 관문으로 삼으라”고 제언했다. 치료를 통해 마약중독자를 줄이면 그만큼 수요가 줄면서 마약범죄조직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다.

◆치료기회 얻는 마약사범 ‘1%’

국내 마약사범 10명 중 3명 이상은 재범으로 다시 수사기관에 붙잡힌다.

4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마약사범 가운데 절반 이상인 52%가 단순 투약자였고 재범률은 36.3%에 달한다. 재범을 저질렀지만, 수사기관에 적발되지 않은 경우를 고려하면 실제 재범률은 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약류 사범의 연도별 재범률. [표=대검찰청]

좀처럼 재범률이 낮아지지 않자 검찰과 법원도 마약사범에 대해 치료프로그램을 이수하도록 강제하는 절차를 시행하고 있다.

먼저 검찰은 마약중독자가 전문치료병원에서 치료를 받거나 치료프로그램 교육을 이수하는 조건으로 기소를 유예하는 조건부 기소유예를 할 수 있다. 치료보호의 경우 전국 22개 마약중독 전문치료병원에 입원·외래 치료를 받아야 하며 입원기간은 최대 12개월이다.

치료감호도 가능하다. 치료감호는 금고 이상 실형을 선고받은 중독자에게 내려지는 조치로서 ‘약물중독 재활센터’에 수용돼 치료를 받게 된다.

법원은 마약사범이 의무적으로 치료를 받도록 명령할 수 있다. 다만 치료명령제도는 지난해 6월에서야 신설됐다.

하지만 지난해 전체 마약사범 가운데 치료보호 처분을 받은 마약사범은 330명, 치료감호 처분을 받은 사범은 16명이다. 통상 한 해 동안 국내에서 검거되는 마약사범이 1만2000명~1만4000명임을 고려하면 1%만이 치료를 받는 셈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대검찰청 본관. 2019.01.22 mironj19@newspim.com

◆시행착오 끝에 내린 결론 ‘치료와 처벌’

마약으로 골머리를 앓아온 해외에서는 일찍이 사법체계에 마약중독자의 치료를 유도하거나 강제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약물법원(Drug court)은 마약사범을 바라보는 미국의 시각이 반영된 대표적인 예다.

약물법원은 마약을 포함한 약물사범만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특수법원으로, 미국은 2014년 기준 전체 주에서 2730여개 약물법원을 운영 중이다.

약물법원은 한국처럼 치료조건부 기소유예를 시행하고 있지만,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한층 체계적이다. 눈에 띄는 점은 각계각층의 공조체계다. 약물법원은 판사, 검사, 변호사, 치료전문가, 사회복지전문가 등이 협력해 마약중독자 치료와 관리·감독을 실시한다.

형사정책연구원은 2003년 보고서에서 “미국도 기존에는 법 기관과 약물 치료제공자의 협력이 미약해 약물사범들이 부적절한 치료를 받곤 했다”며 “범죄자 처벌과 환자 치료라는 두 체계의 차이점을 극복하고 공조를 이루는 건 어려운 문제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에서 시작된 약물법원은 현재 호주, 캐나다, 영국, 브라질, 뉴질랜드, 남아프리카 등 전 세계에서 운용되고 있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yooksa@newspim.com

미국의 DTAP(Drug alternative-to prison)는 치료조건부 기소유예의 일종으로 중독자에게 15~24개월 동안 집중치료와 직업훈련을 받도록 하는 제도다. 형사정책연구원에 따르면 DTAP 참가자의 61%가 성공적으로 프로그램을 이수했던 것으로 나타나 그 효과는 상당 부분 입증된 상태다.

영국에서는 치료명령과 함께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마약류 재활 조건제도(DRR)가 널리 이용되고 있다. 보호관찰의 역할을 강화하고 집행유예 조건 위반 정황이 발견되면 다시 치료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각국이 사법체계에 마약중독 치료재활 프로그램을 도입해 효과를 보면서 국내에도 적극적인 형사사법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마약퇴치운동본부는 “최근 ‘치료적 사법’과 ‘회복적 사법’이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어 마약중독자에 대한 정책 전환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며 “한국은 아직 형사처벌적 접근에 근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형사사법체계와 보건체계가 협력해 마약중독자 치료·재활과 예방정책을 실천하고 있다”며 “투약사범 위주인 현실 속에서 엄벌 중심 정책만으로 마약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투약사범을 보다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전문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hwyo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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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자택·사무실·차량기록 전방위 압색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민중기 특별검사팀(특검팀)이 17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전방위 강제수사에 나섰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김건희 여사 로저 비비에 가방 수수의혹사건' 과 관련해, 차량출입기록 확인 등을 위해 국회사무처 의회방호담당관실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시진은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23년 12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특검팀은 이와 함께 김 의원의 서울 성동구 자택,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도 돌입했다. 앞서 특검팀은 김 여사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260만원 상당 로저비비에 클러치백과 김 의원의 배우자 이모 씨가 작성한 편지를 발견했다. 2023년 3월 17일이 적힌 편지엔 김 의원의 당대표 당선에 대한 감사 인사가 적혀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특검팀은 해당 가방이 2023년 3월 8일 김 의원의 당선 직후 건네진 대가성 선물이라고 보고 최근 이씨를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김 여사 측이 당초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지지했으나 당시 권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김 의원을 지지했고, 이씨가 답례로 가방을 건넸다는 특검팀의 관측이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가방 구매 대금이 김 의원에게서 빠져나갔을 가능성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김 의원은 김 여사 측에 대한 청탁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아내가 신임 여당 대표의 배우자로서 대통령의 부인에게 사회적 예의 차원에서 선물을 한 것"이라며 "이미 여당 대표로 당선된 나와 내 아내가 청탁할 내용도, 이유도 없었다. 사인 간의 의례적인 예의 차원의 인사였을 뿐"이라고 했다.  이날 김 의원은 압수수색 현장에서 "민주당 하청으로 전락한 민중기 특검의 무도함을 여러분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박노수 특별검사보가 지난 4일 정례브리핑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yek105@newspim.com 2025-12-1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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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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