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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부양 도구로 지준율 택한 중국, 시장은 추가 인하 기대

기사입력 : 2019년09월09일 11:22

최종수정 : 2019년09월09일 11:22

6일 인민은행 전면적·선별적 지준율 인하 단행
경제전문가 경기방어 위한 추가 인하 요구 봇물

[서울=뉴스핌] 강소영 기자=6일 인민은행이 시장의 전망대로 지급준비율 인하를 결정했다. 전면적 인하와 선별적 인하의 두 가지 방식을 모두 사용했다. 인민은행이 두 가지 방식의 지준율 인하를 동시에 시행한 것은 2015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올해 들어서는 세 번째 지준율 인하다.

인민은행의 지준율 인하는 예견됐던 사항이다. 9월 4일 국무원은 상무회의에서 통화정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시기에 지준율 인하를 실시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지준율 인하가 이뤄질 것임을 '암시'했다.

경기둔화 방어를 위해 통화완화 정책을 기대했던 중국 시장은 반색하는 분위기다. 중국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와 전 세계적인 통화완화 기조 속에서 중국도 유동성 완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이다. 인민은행이 최적의 지준율 인하 시기를 놓치고 뒷북치기에 나섰다는 일부 부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전면적 인하와 선별적 인하 두 가지 도구를 모두 사용하면서 적극적인 경기 방어 제스처를 취한 것은 긍정적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인민은행 전경[사진=바이두]

◆ 전면적+선별적 인하 모두 동원, 통화정책 변화 시사 

6일 인민은행은 이번 달 16일부터 중국 금융기관의 지준율을 0.5% 포인트 낮춘다고 발표했다. 다만 소비자금융 회사, 금융리스 회사와 자동차 금융 회사는 지준율 인하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들 금융사가 지준율 인하에서 빠진 것은 이미 지준율 수준이 은행에 비해 낮은 6%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인민은행은 설명했다. 조정 전 대형은행과 중소형 은행의 지준율은 각각 13.5%와 11.5%다.

지정된 대상에 한해 적용하는 선별적 지준율 인하도 이뤄졌다. 성(省) 과 특정 행정구역 내에서만 영업하는 중소규모 도시 상업은행에 대해서도 지준율을 1%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10월 15일과 11월 15일 두 차례에 걸쳐 각각 0.5%포인트씩 낮아질 예정이다.

인민은행은 이번 조치로 약 9000억 위안의 유동성이 시중에 공급되고, 은행의 비용 절감을 통해 기업에 대한 대출금리 인하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조치가 특히 시장에서 큰 반응을 불러낸 것은 지준율 인하 방식에 있다. 모든 금융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전면적 인하와 특정 금융기관에만 적용하는 선별적 인하가 동시에 이뤄졌다. '투 트랙 조합' 방식이 한번에 사용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4년 전인 2015년 10월 '투 트랙 조합' 방식의 지준율 인하가 이뤄진 바 있다. 

중국 팡정(方正 방정)증권의 옌써(顏色) 수석 경제학자는 "두 가지 방식의 지준율 인하를 사용한 것은 통화정책 기조에 대한 미세 변화라고 분석할 수 있다. 인민은행은 줄곧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인하, 선별적 지준율 인하를 주로 사용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전면적 지준율 인하까지 더한 것은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 편향으로 변화했음을 의미한다. 이는 경제하방 압력에 대한 방어 조치이다"라고 설명했다.

◆ 주식시장 단기 반응보다 장기적 시각에서 접근해야 

이번 지준율 인하가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호재가 분명하다. 다만 단기적으로 지준율 인하가 주가지수 상승을 견인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4일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지준율 인하 시그널이 포착된 다음날 5일 A주는 상승 출발했다. 이날 상하이지수는 장중 한때 3000포인트를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9월 들어 중국증시가 5일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던 터라 지준율 인하 재료가 결정적 호재가 됐다고 결론짓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올해 1월 전면전 지준율 인하는 주가지수 상승 추세의 직접적 호재였다. 상하이지수는 2440포인트에서 3288포인트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그러나 범위를 좀 더 확대하면 과거 지준율 인하에도 주가지수가 하락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주식시장에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 쑤닝(蘇寧)금융연구원의 장한(江瀚) 연구원은 "최근 증시 분위기가 좋았다. 여기에 호재가 더해졌다. 인민은행의 지준율 인하로 시장 유동성이 풍부해질 것이고, 기업의 자금조달로 수월해질 것이다."라고 밝혔다.

양더룽(楊德龍) 첸하이카이위안펀드(前海開源基金) 수석경제학자는 "역주기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졌다. 시장의 리스크선호도도 높아져서 증시 분위기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역주기 조절'이란 경제 성장 둔화를 방어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세금을 낮추고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경기부양에 나서는 것을 의미한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은 부정적이다. 상반기 중국 부동산 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타면서 중국 정부가 부동산 투기 억제 정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거주목적의 실수요자 위한 거래는 장려될 방침이다.

◆ 추가 인하 여지 커, 단 연내 인하는 대외환경 변수에 달려 

인민은행은 이번을 포함해 올해들어서 세 번 지준율을 인하했다. 중국 경제전문가들은 향후 추가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분석한다.

푸리춘(付立春) 둥베이(東北 동북) 증권 연구총감은 "지준율 인하는 실물경제 주체에 대한 금융 지원이라는 측면에선 금리인하보다 훨씬 직접적이다. 향후 인민은행이 지준율을 경기 방어 주요 도구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대외 환경이 복잡하고 국내 경기둔화 압력이 높아지는 만큼 지준율 추가 인하 여지가 충분하다"라고 설명했다.

원빈(溫彬) 민성(民生 민생)은행 수석연구원도 "세계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추세 속에서 인민은행이 앞으로 경기, 물가와 기업 경영 상황 등을 고려해 국내에 적합한 정책금리 인하에 나설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톈풍(天風)증권 연구소의 쑨빈빈(孫彬彬) 연구팀은 8월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의 평균 지준율은 11%로 3% 수준인 미국 유럽 일본보다 훨씬 높다. 중국도 지준율을 6% 아래로 인하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롄핑(連平) 자우퉁(交通 교통)은행 수석경제학자는 "향후 추가 지준율 인하 가능성이 있다. 다만 대외환경에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한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은 크지 않다"라고 밝혔다.

 

js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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