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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다다익선' 원형 유지 복원…국립현대미술관, 3개년 복원 프로젝트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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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 유지 따라 CRT·LED 혼용 검토…2022년 전시 재개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300여대의 모니터가 불이 꺼져 가동이 중단된 백남준의 '다다익선'이 원형 유지를 기본 방향으로 보존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11일 백남준의 '다다익선'(1988) 보존 및 복원을 위한 조사 경과와 운영 방향을 발표하고 2022년 전시 재개를 목표로 3개년 복원 프로젝트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320여 대 수복 후 다다익선(2015) ⓒ 남궁선

백남준의 '다다익선'은 1986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이 개관하면서 장소 특정적 설치작업으로 구상돼 1988년 완성됐다. 이후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했지만 2018년 2월 브라운관 모니터의 노후에 따른 화재 발생 위험 등 안전문제로 가동이 중단됐다.

지난해 2월 국립현대미술관은 과천관에 설치된 '다다익선'의 상영을 중단한 직후부터 작품의 보존 및 복원과 관련해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원형복원이란 결론에 다다랐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백남준의 유작 중에서도 최대 규모(모니터 1003대)의 대표작이라는 점에서 작품의 보존 및 복원에 대한 세계 미술계의 관심이 지대하고 향후 백남준 비디오아트 복원의 대표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특히 독일 ZKM, 미국 MoMA, 휘트니미술관 등 국내외 유수미술기관 20여명의 자문과 유사 사례를 조사했고 CRT 모니터를 대체 가능한 신기술의 적용 여부도 검토했다. 백남준은 작품에 새로운 기술을 수용하는 데 적극적이었고 작품에 활용된 기존 제품이 단종될 경우 신기술을 적용해도 좋다는 의견을 생전에 밝힌 바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국립현대미술관 박미화 학예연구관이 '다다익선' 복원 방향 및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19.09.11 89hklee@newspim.com

CRT 모니터는 최대한 복원해 작품이 갖는 시대적 의미와 원본성을 유지할 예정이다. 현재 CRT 모니터 생산은 중단됐으나 미술관은 미디어 작품을 위해 재생산 가능성을 다각도로 타진하고 있다. 최근 대두되는 CRT 재생기술 연구를 위한 국제적 협업도 도모할 예정이다.

국립현대미술관 박미화 학예연구관은 "뭣보다 '다다익선'의 시대성을 유지하는 게 미술관의 의무라 생각한다"면서 "CRT모니터가 20세기를 대표하는 미디어 매체로 미래에 20세기를 기억하는 중요한 역할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윤양수 작품보존미술은행관리과장은 CRT 모니터 수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윤 과장은 "현재 CRT 모니터가 국내에서는 단종(2014년 생산 중단)됐지만 중국에서 일부 생산되고 있다. 한국에는 중고 CRT가 있다"면서 "'다다익선' 모니터 1003대 중 250~300대 정도가 CRT 교체 대상이다. 현재 우리 미술관이 보유한 CRT 모니터는 80대다. 충분히 CRT로 교체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CRT 모니터를 최대한 활용하되 부품 확보 어려움 등 한계로 인한 다른 모니터로의 전환이 불가피할 경우 LCD(LED), OLED, Micro LED 등 대체 가능한 최신 기술을 부분적으로 도입해 CRT 모니터와 혼용한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국립현대미술관 박미화 학예연구관이 발표한 '다다익선' 복원 방향 및 계획. 2019.09.11 89hklee@newspim.com

윤양수 과장은 "CRT 모니터가 크기별로 다른데 종류는 다섯 가지다. 6인치는 생산이 아주 어렵다. 기존의 20인치나 25인치 크기의 CRT는 많이 구할 수 있지만 6인치는 최대한 신기술을 적용해야 할 거다. 그래서 저희의 결론이 CRT를 통한 원형 유지와 신기술 결합"이라고 부연했다.

원형 복원이 지속 가능하느냐는 문제도 남아있다. 2003년 1003대 모니터를 교체한 이후 아홉차례 부분적 교체 및 수리가 이뤄졌다. 기술의 발달로 미디어가 사라지거나 개발될 수 있고, 이는 결국 작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윤양수 과장은 "CRT 모니터를 하루 8시간 지난 25년간 풀가동했다. 하루 8시간 풀가동은 비용도 커 하루 작동시간을 줄여 수명을 조금 더 연장해볼 만하다. 하지만 50년, 100년은 갈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LED로 바꾸지 못하느냐는 비판이 나오는데 마이크로 LED는 현재 연구 초기 단계다. OLED도 마찬가지다. 최소 10~15년을 내다보고 그 후 새로운 디스플레이로 바꿔야하는 지 검토해야 한다"고 거듭했다.

다다익선 설치를 구상하는 백남준 (1987)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이러한 방향 아래 2019년 연말까지 사례 및 기술 연구를 지속하고 2022년 전시 재개를 목표로 2020년부터 3개년 중장기 복원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프로젝트 예산은 30억원을 계획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원형유지와 신기술 검토, 그에 따른 영상복원 문제를 더해 총 30억원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복원 프로젝트의 전 과정은 연구백서로 발간해 백남준 비디오 작품의 보존에 관한 국제적 모범을 제시할 예정이다. 또한 작가와 관련한 아카이브 자료를 정리해 관련 전시도 추진한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국립현대미술관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다다익선'의 복원에 주력할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신중하게 접근하고자 하는 미술관의 의지를 지지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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