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교육정책 유연하게 바뀔 수 있어"
자사고 폐지·정시확대 비판 의식한듯
[세종=뉴스핌] 김홍군 기자 = "정책의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19 교육분야 국정과제 점검회'에서 "더 잘 챙기고, 더 세심히 확인해 변화를 변화답게 만들어 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책의 추진속도와 방식은 국민 의견을 수렴하며, 여러 관계기관과 협의하며 현재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바뀔 수 있다"며 "그러나 방향을 잃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문재인 정부 임기 반환점을 맞아 교육부가 교육분야 국정과제 추진실적을 자체 점검하고, 향후 중점 추진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유 부총리의 이날 발언은 최근 자사고·외고 폐지, 정시확대, 고교학점제 등 국정과제 추진과정에서 일관성 없는 정책을 펴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부는 국정과제인 고교서열화 해소를 위해 2025년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일괄 일반고로 전환할 계획이지만, 당사자인 학교와 학부모들은 재지정 평가를 통한 순차적 전환을 뒤집은 폭거라며 반발하고 있다.
대입제도 개편에 대해서도 총선을 의식해 또 다른 국정과제인 고교학점제에 역행하는 정시 확대를 무리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교육부는 대학입시에서 학생부종합평가(학종) 등 수시 선발 비율이 높고, 자사고·특목고 신입생을 많이 뽑는 서울지역 대학들을 대상으로 정시 비중을 확대하는 내용의 대입 공정성 강화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세종=뉴스핌] 김홍군 기자 =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19 교육분야 국정과제 점검회'에서 "교육정책은 속도방식보다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교육부] 2019.11.11 kiluk@newspim.com |
유 부총리는 교육정책의 방향성을 강조하기에 앞서 지난 2년 반에 대해 변화의 기틀을 다진 시기로 평가했다.
그는 "고교무상교육을 시작했고, 유아교육의 공공성을 높이는 기틀을 다졌다"며 "범부처 온종일 돌봄체계를 구축하고 있고, 국·공립유치원 40% 확충은 완성시기를 2021년으로 1년 앞당겼다"고 강조했다.
또 "대학입학금 폐지가 시작됐고, 반값등록금 수혜학생도 3명 중 1명으로 늘어났다"며 "특히 장애학생 교육권 보호와 우리 학생 모두의 학생안전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 교육계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교육제도의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유 부총리는 "교육신뢰회복추진단을 구성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특히, 미성년 논문공저자 조사와 제도개선, 사학혁신, 교육계 성희롱 문제, 스포츠계 혁신은 끝까지 제도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교육이 미래로 나아가도록, 고교학점제를 준비하고, 고교체제를 단순하게 정비하고 있다"며 "일반고 역량을 높이고, 학교의 공간을 혁신하고 있다"고도 했다.
유 부총리는 "학생 한 명 한 명의 성장에 집중하고, 우리 학생들이 한 번 실패해도 다시 도전하는 데 두려워하지 않도록 여러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면서 "교사와 대학 모두에게 자율과 책임을 부여해 교육주체 스스로가 변화의 주체가 되도록 정부는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부 직원들을 향해서는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모든 정부마다 해결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정책 대안을 찾기 쉽지 않은 사교육비, 학교폭력, 학생자살, 기초학력보장 등등의 무수한 정책 과제들이 있다"며 "현장에서 답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만 이런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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