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산업 재계·경영

속보

더보기

김우중 전 회장의 '대우', 한국 수출 선봉장에서 해체까지

기사입력 : 2019년12월10일 06:38

최종수정 : 2019년12월10일 07:50

1967년 중소 수출업체 '대우실업'으로 시작
한국 수출 이끌며 재계 2위까지 올랐지만 IMF 이후 그룹 해체

[서울=뉴스핌] 백진엽 기자 = 대우그룹을 창업해 한국 경제에 큰 획을 그었던 김우중 전 회장이 지난 9일 향년 83세의 나이로 영면에 들었다. 김 전 회장은 대우를 만들고 그룹이 해체될 때까지 자리를 지켰던, 다시 말해 대우는 김 전 회장의 모든 것이었다.

영업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김 전 회장이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세운 대우는 한때 자산 규모 재계 2위라는 놀라운 성장을 보였다. 하지만 대우가 우리 경제에 더 중요한 이유는 한국의 수출 산업의 선도자이자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는 점이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김학선 기자

1960년 섬유수출업체인 한성실업에 영업사원으로 입사한 김 전 회장은 1967년 31세의 나이에 자본금 500만원으로 서울 충무로에 작은 수출업체인 '대우실업'을 창업했다. 단순한 중소기업으로 시작했던 대우실업은 1970년대 경제성장과 중동 붐, 수출 호조에 따라 급격하게 사세를 확장했다. 한국 기업 최초로 해외 지사(호주 시드니)를 설립하는 등 초창기부터 김 전 회장과 대우는 세계를 무대로 활동했다. 1972년에는 국내기업 수출 5위를 기록하는 등 거칠 것이 없었다.

이후 대우건설(1973년)과 대우전자(1974년), 한국기계(1976년), 대우조선·대우자동차(1978년) 등을 설립하거나 인수해 정상화시켜 그룹으로서의 기틀을 다졌다. 대우그룹은 창업한지 10년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1970년대 후반 현대그룹과 삼성그룹, LG그룹에 이어 재계 4위까지 올랐다.

1980년대는 대우그룹과 한국 경제의 세계속 위상이 더 높아진 시기다. 대우는 1982년 모기업인 ㈜대우를 세우면서 그룹사의 외형을 갖췄다. 이후 동양증권과 삼보증권을 인수해 대우증권을 설립, 금융업까지 사세를 확장시켰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의 성공으로 한국 경제는 더욱 자신감이 붙었고, 대우그룹 역시 세계 곳곳으로 사세를 넓혀갔다.

1990년대에는 김 전 회장은 대우그룹의 사업과 경영이념을 '세계경영'이라는 모토로 체계화했다. 특히 1980년대 후반부터는 북방외교 기조에 따라 폴란드·헝가리·루마니아·우즈베키스탄 등 민주화 바람이 불던 동유럽과 구소련 같은 사회주의권 국가에 중공업·자동차 사업을 통해 대대적으로 진출했다.

1998년 대우의 해외 네트워크는 현지법인만 396개 등 총 589여곳이었다. 당시 해외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종업원만 21만9000명인 것만 봐도 대우그룹의 글로벌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1998년 말 대우는 자산 기준으로 삼성과 LG를 제치고 현대에 이어 2위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대우의 공격적인 확장, 특히 해외 중심의 경영은 외환위기 상황에서 오히려 독이 됐다. 결정타는 1999년 쌍용자동차 인수였다. 외환위기 전까지는 부채로 외형을 키우면서 사세를 확장했던 전략이 먹혔다. 하지만 외환위기로 인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그룹 전체가 흔들렸고, 결국 김 전 부회장은 대우그룹 해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없었다.

그룹 해체 이후 일부 계열사들은 다른 기업으로 피인수돼 명맥을 잇고 있다. 지주사 역할을 했던 ㈜대우는 포스코에 인수돼 현재 포스코인터내셔널로 사명을 변경했다. 대우자동차는 GM에 팔렸고, 현재 GM코리아로 운영되고 있다. 둘 모두 한참동안 포스코대우, GM대우 등 대우라는 명칭을 사용하다가 최근 몇년새 대우라는 이름을 지웠다.

이 밖에도 대우종합기계는 두산그룹의 두산인프라코어로, 대우조선공업은 대우조선해양으로 지속 중이다. 대우전자는 지금의 위니아대우, 대우중공업은 현대로템으로 각각 이어졌다. 대우증권은 미래에셋에 합병돼 미래에셋대우로 사명이 변경됐다.

jinebit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사진
"10개 석화기업 NCC 370만톤 감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업계가 제출한 계획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판단한 후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주재하고,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경장이다. 이번 협약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GS칼텍스, HD현대케미칼, S-OIL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pangbin@newspim.com 구 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는데도 국내 석화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다"며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현재 활황을 보이는 조선업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석유화학산업도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08-20 13:1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