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스포츠 해외스포츠

속보

더보기

[김경수의 버디&보기] 2019 하반기 골프 규칙 위반·해프닝 모음

기사입력 : 2019년12월24일 10:14

최종수정 : 2019년12월24일 15:26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캐디 잘못으로 이수민 유러피언투어에서 실격 당하고, 美 워커는 무려 58벌타 받아
크리스티나 김, 동반플레이어 규칙 위반 지적했는데도 논란의 중심에 서
시니어 프로 메이페어는 4분50초만에 볼 찾고도 3분내 찾았다고 주장했다가 '망신'
US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예선전에서는 27명의 선수가 4시간동안 서든데스 벌이기도

[뉴스핌] 김경수 골프 전문기자 = 올해 골프 규칙이 대대적으로 바뀐지라 하반기 세계 각 골프대회에서도 규칙과 관련한 일들이 많이 발생했다.

올해 골프대회는 지난주 아시안투어 타일랜드 마스터스와 유러피언투어 호주PGA챔피언십을 끝으로 더 열리지 않는다. 지난 7월1일부터 24일 현재까지 세계 각 골프대회에서 나온 규칙 위반 사례와 해프닝을 모았다.

 

미국PGA투어 이벤트대회 히어로 월드 챌린지 때 패트릭 리드와 그가 규칙 위반을 한 문제의 장면. '웨이스트 에어리어'(벙커 아님)에서 연습 스윙 도중 볼 뒤의 모래를 쳐 플레이선을 개선한 것이 확연히 보인다. [사진=골프닷컴 ]

 

◆주요 규칙 위반 사례

'캐디 맞아?'
골프에서 캐디의 규칙 위반은 플레이어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

브렌단 스틸은 미국PGA투어 윈덤챔피언십 때 어프로치샷을 한 후 캐디에게 정렬에 대한 도움을 요청했다. 캐디는 선수에게 얼라인먼트 스틱을 갖다주었고 선수는 그것을 이용해 자신의 얼라인먼트를 점검했다. 스틸은 규칙(4.3a) 위반으로 2벌타를 받았다.

이수민은 유러피언투어 체코 마스터스에서 뜻밖의 실격을 당했다. 롱퍼트를 할 때 캐디가 깃대를 잡고 있었다. 이수민이 친 볼이 홀에 접근하는데도 캐디는 깃대를 뽑지 않았고 볼은 깃대를 맞고 홀에 들어갔다. 이수민은 버디로 알고 다음홀 티샷을 했으나 동반플레이어가 문제를 제기했다. 경기위원회에서는 캐디가 고의로 깃대를 제거하지 않았으므로 2벌타를 받은 후 볼을 리플레이스해야 했는데(규칙 11.2c) 그러지 않고 다음홀 티샷을 했으므로 홀아웃 불이행(규칙 3.3c)이라며 실격을 부과했다.

리 안 워커(47·미국)는 미국LPGA 시니어투어 시니어 LPGA 챔피언십 1~2라운드에서 무려 58벌타를 받았다. 플레이어가 스탠스를 취한 후에는 캐디가 고의로 플레이선 볼 후방의 연장선에 설 수 없는데(규칙 10.2b) 그의 캐디는 첫날 4~17번홀에서 21회, 둘쨋날 10~14번홀에서 8회 등 총 29회나 그 규정을 위반했다. 워커는 캐디가 위반할 때마다 2벌타씩, 총 58벌타를 받아야 했다. 그 까닭에 그 대회에서는 챔피언(헬렌 알프레드슨)보다 워커가 더 화제에 올랐다.

'자진 신고'와 동반자의 클레임
마크 윌슨은 미국PGA투어 배러쿠다챔피언십 때 규정에 맞지 않는 그린북을 사용했다. 개정된 규칙(4.3a)에서는 그린북의 크기와 배율을 제한하는데, 그는 2014년에 제작된 그린북을 사용했다. 그는 4라운드 직전 경기위원회에 이 사실을 얘기했고 실격통보를 받았다.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스피릿 인터내셔널 아마추어 골프챔피언십에서 미국 여자팀이 실격당했다. 첫날 포볼 스트로크플레이를 벌였는데 미국팀 두 명이 한 홀 스코어를 바꿔 적어냈다. 미국팀 단장 스테이시 루이스가 나중에 스코어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발견했고, 경기위원회에 신고해 실격을 감수했다(규칙 23.2b). 실망했을법한 두 선수는 그러나 대회(경쟁)에서는 배제된 채 나머지 라운드를 플레이하기로 해 매너있는 선수로 평가받았다.

지난 10월 미국LPGA투어 Q시리즈 때 일은 지금도 회자된다. 재미교포 크리스티나 김은 듀이 웨버, 켄달 다이와 함께 플레이했다. 한 파3홀에서 다이가 웨버 캐디한테 손가락 세 개를 펼치며 '8번 맞지?'라는 신호를 보내자 웨버 캐디는 '맞다'는 신호를 보냈다(규칙 10.2a). 이 광경을 김이 봤고 이를 라운드 후 경기위원회에 알렸다. 김은 규칙(20.1c)에 적힌대로 행동했는데도, 동반자들끼리 어떻게 그럴수 있느냐는 지적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볼 찾는 시간 3분은 '금세 지나간다'
올해부터 볼을 찾는 시간이 3분으로 줄어들었다.

다니구치 도루는 일본골프투어(JGTO) 세가새미컵 첫날 한 홀에서 티샷이 깊은 러프로 날아갔다. 볼을 찾다가 3분이 지난 것으로 판단하고 티잉구역으로 돌아가려고 할 때 갤러리가 볼을 발견했다고 소리쳤다. 다니구치는 그 볼로 홀아웃하고 라운드를 마쳤다. 그러나 뒷조 선수들이 직전 홀 그린에 당도할 때부터 볼을 찾기 시작했다는 말이 돌면서 다니구치는 2라운드 직전 스스로 기권했다. '3분을 초과해 찾은 볼을 플레이했다'는 구설에 오르기 싫었던 것이다(규칙 18.2a).

빌리 메이페어는 지난달 미국PGA 챔피언스투어 인베스코 QQQ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러프에 들어간 볼을 찾아 플레이를 속개했다. 처음에 경기위원이 물었을 때 그는 "3분안에 찾았다"고 해서 그냥 넘어갔다. 그러나 스코어를 체크하는 자원봉사자의 증언과 TV 녹화테입을 본 결과 그는 볼을 찾는데 4분50초가 걸린 것이 밝혀져 실격당했다.

로컬룰 무시한 결과는
마르셀 시엠은 유러피언투어 프랑스오픈 첫날 전반에 10벌타를 받고 실격을 택했다. 그날 날이 궂었다. 그는 스스로 로컬룰 '프리퍼드 라이'(E-3)가 적용되는 것으로 지레 짐작하고, 전반 나인에만 다섯 차례 인플레이볼을 무단히 집어들어 닦은 후 놓고 플레이했다. 그러나 당시 프리퍼드 라이를 적용한다는 로컬룰은 없었다. 그는 잘못된 장소에서 플레이(규칙 14.7)할 때마다 2벌타씩, 총 10벌타를 부과받았다.

러셀 헨리는 미국PGA투어 마야코바클래식 2라운드 후 탈락하고 짐을 쌌다. 로컬룰 '원 볼 룰'(G-4)을 위반한 결과였다. 원 볼 룰은 라운드 내내 한 가지 유형의 볼을 사용하도록 한 규정이다. 헨리는 타이틀리스트 '프로 V1x' 볼을 써왔다. 그런데 라운드 후 사인해주던 도중 자신이 9~12번홀에서 '레프트 대시 프로 V1x' 볼을 사용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 볼은 볼메이커에서 성능을 바꿔 일부 프로들에게 사용해보라며 준 새 볼이었다. 로고옆에 대시(-)를 인쇄해 기존 프로 V1x 볼과 구분토록 했다. 두 볼을 함께 사용하면 물론 원 볼 룰 규정에 어긋난다. 헨리는 위반한 홀마다 2벌타씩,총 8벌타를 받아야 했다. 코스가 아닌, 클럽하우스 옆 사인장소에서 위반을 발견한 것도 특이했다.

경기위원 잘못은 어떻게 보상받나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하나금융챔피언십 때 김아림이 친 볼이 그린앞 벙커턱에 박혔다. 볼 윗부분이 조금 보일락말락할 정도로 깊이 묻혔다. 선수는 볼을 확인하기 위해 집어올린 다음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경기위원에게 물었다. 경기위원은 "반만 보일 정도로 묻고 쳐라"고 했다고 한다. 선수는 경기위원의 말을 듣고 그대로 실행하고 쳤는데 이 장면이 그대로 노출되면서 '양심 불량' '규칙 무지'라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이 경우 경기위원 말대로 했기 때문에 선수에게는 '죄'가 없다. 다만, 그 상황에서 볼을 원래 놓인대로 리플레이스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규칙(7.1b)을 몰랐다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

규칙 적용이 번복된 경우도 있다.

로리 매킬로이는 미국PGA투어 노던 트러스트오픈 때 벙커에 빠진 볼 뒤에 돌멩이(루스 임페디먼트) 같은 것이 있어서 치우려다 말고 경기위원을 불렀다. 그것은 돌멩이가 아니라 모래뭉치였다. 경기위원은 처음에 매킬로이에게 2벌타를 주었으나 "라이를 개선하지 않았고 모래 상태를 테스트하지 않았다"는 선수 말을 믿고 무벌타로 번복했다.

폴 케이시는 프로쉐 유러피언오픈 때 2.4m거리에서 버디퍼트한 볼이 움직이던중 방향이 바뀐 후 홀인됐다. 볼이 플레이선에 있는 벌레를 맞은 것이다. 이 경우 그 스트로크를 취소하고 원위치에서 다시 쳐야 한다(규칙 11.1b 예외2). 케이시는 다음홀에서 티샷한 후 이 사실을 통보받고는 "벌레가 있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경기위원회에서는 케이시에게 벌타를 주지 않았는데, 홀아웃 불이행으로 실격을 부과했어도 될만한 사안이었다. 케이시는 1타차로 우승했다.

'멀리건 안 받았다고 벌타를?'
모자 챙을 위로 제껴쓰는 예스퍼 파니빅은 타이거 우즈의 중매를 선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미국PGA 챔피언스투어 SAS 챔피언십 때 한 파3홀(길이 209야드)에서 벌타를 받았으나 새로운 규칙 하나를 알았다. 그 홀에서 짧은 거리의 보기 퍼트가 홀을 돌아나와 자신의 발에 맞았다. 파니빅은 탭인 더블보기 퍼트를 넣고 그린을 벗어나려는데 경기위원이 "잠깐!"하고 불러세웠다. 경기위원은 미국골프협회(USGA)에 전화를 하더니 "잘못된 장소에서 플레이했으니 벌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규칙 11.1b 예외2에 '퍼팅그린에서 플레이한 볼이 퍼팅그린에 있는 사람, 동물, 움직일 수 있는 장해물을 우연히 맞힌 경우 그 스트로크는 타수에 포함되지 않으며 반드시 원래의 볼이나 다른 볼을 원래의 지점에 리플레이스해야 한다'고 돼있다. 파니빅은 자신이 친 볼이 자신의 발에 맞았으므로 그 보기 퍼트를 취소하고 다시 쳐야 했던 것이다. 그러지 않고 볼이 멈춘 곳에서 플레이했으므로 잘못된 장소에서 플레이한 것이 됐다. 결국 그는 기존 3타에 잘못된 장소에서 플레이한 2벌타, 그리고 마지막으로 홀에 넣은 퍼트(1타)를 합쳐 그 홀에서 6타를 기록했다. 한 외신에서는 이를 두고 '멀리건을 안 받았다고 벌타를 주기냐?'며 빗댔다. 그러나 규칙은 규칙이다.

'올시즌 대미는 내가 장식한다'
패트릭 리드는 미국PGA투어 이벤트 대회인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 잘못한 것으로 인해 거의 12월 내내 세계 골프계에 회자됐다. 그가 친 볼이 웨이스트 에어리어(주로 모래로 돼있으나 벙커가 아닌 곳으로 규정된 지역)내 조금 파인 곳에 멈췄다. 모래는 루스 임페디먼트가 아니므로 퍼팅그린이나 티잉구역을 제외한 코스 어느 구역에서도 제거하면 안된다. 리드는 연습스윙을 하면서 두 차례나 볼 뒤의 모래를 쳤다. 볼을 치기 좋아진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이는 엄연한 규칙(8.1a) 위반이다.

2018년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에서 우승했고 현재 세계랭킹 12위의 톱랭커가 기본적인 규칙을 위반하자 비난이 잇따랐다. 그런 비난은 그 다음주 호주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에서도 내내 리드의 뒤통수를 간지렵혔다. 그러잖아도 동료 프로나 팬들에게 인기가 없는 리드는 평생동안 그가 가는 곳마다 거론될법한 오류를 범하고 말았다.

◆해프닝

영국의 에디 페퍼렐은 지난 11월초 유러피언투어 터키항공오픈 3라운드 때 볼이 떨어져 기권하는 촌극을 빚었다. 4번홀(파5) 그린앞에는 연못이 있었는데, 그 홀에서 2온을 시도한 그의 볼이 다섯 개나 물에 들어갔다. 그는 빈 볼 박스를 연못에 던져버리고는 코스를 벗어났다. 무단 기권으로 실격당한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이 경우 같은 유형의 볼을 동반자나 갤러리한테 빌려 쓰면 되는데, 거기에까지 신경쓸 겨를이 없을 만큼 화가 났던 모양이다.

중국 남자골프의 간판 리 하오통은 연초 캐디가 플레이선 볼의 후방에 서있는 상태에서 스탠스를 취한 후 샷을 해 2벌타를 받은 적이 있다. 11월초 상하이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HSBC 챔피언스 3라운드 때에는 그린사이드 벙커샷이 '홈런'이 돼 건너편 연못에 들어간 바람에 트리플 보기를 했다. 그의 현재 세계랭킹은 68위다. 정상급 선수도 벙커샷 실수를 할 때가 있다. 리 하오통은 프레지던츠컵 셋째날 오전 포볼 매치플레이 때 숲속에 빠진 볼을 잘 레이업했는데, 미국팀(저스틴 토마스-리키 파울러)이 "순서를 어겼다"고 클레임을 걸어와 굿샷을 포기하고 제순서에 다시 치기도 했다.

8월 열린 US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예선전(36홀 스트로크플레이)에서는 매치플레이에 진출할 64명을 가렸다. 그런데 공동 62위에 27명이 몰렸다. 27명 가운데 3명(62,63,64위)을 뽑는 서든데스가 치러졌는데, 무려 4시간 가까이 걸렸다. 서든데스 시간이 정규 라운드 소요시간과 맞먹었다. 이 경우는 우승자가 아니라 3명을 뽑기 때문에 '선입선출'(한 홀에서 잘 한 선수가 결정되면 바로 진출이 확정됨) 방식으로 치러진다.

지난 7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페덱스 세인트 주드 인비테이셔널 3라운드 1번홀(파4). 케빈 나의 어프로치샷이 퍼팅그린에 올랐는데, 약 12m 거리의 플레이선 중간에 프린지가 튀어나왔다. 땅콩 모양의 그린이었던 것같다. 케빈 나는 퍼터 대신 웨지를 들었다. 공중에 뜬 칩샷은 그린에 떨어진 후 홀로 굴러들어가 버디로 연결됐다. 미국PGA투어 대회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물론 퍼팅그린에서 어떤 클럽을 사용해도 상관없다.
국내 아마추어 대회에서도 해프닝이 잇따랐다.

8월 열린 학생대회에서 한 선수가 친 볼이 OB로 갔으나 "볼 찾았다"고 외치며 다른 볼을 떨구고 플레이한 것이 밝혀져 중징계를 받았다. 또 7월 열린 아마추어대회에서는 한 선수가 화를 못참고 퍼터를 퍼팅그린 밖으로 던진다는 것이 퍼팅그린에 떨어지며 그린을 크게 손상했다. 그 선수는 실격당했다. ksmk7543@newspim.com

 

타이틀리스트의 새 '프로 V1x' 모델. '레프트 대시 프로 V1x'라고 불린다. 오른쪽 사진을 보면 로고 왼편에 작게 대시(-)가 새겨져있다. 러셀 헨리는 미국PGA투어 마야코바 골프클래식 2라운드에서 기존 프로 V1x와 이 새 볼을 혼용한 것으로 밝혀져 8벌타를 받았다. [사진=골프닷컴]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광복군, 일본군 무장해제 "항복사실 모르느냐? 변상문의 '화랑담배'는 6·25전쟁 이야기이다. 6·25전쟁 때 희생된 모든 분에게 감사드리고, 그 위대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제목을 '화랑담배'로 정했다. 우리는 그들에게 전의(戰意)가 없는 것을 보이기 위해 기관단총을 모두 어깨에 걸쳤다. 그러고도 만일을 위해서 각각 산개하면서 뛰어내리기 시작했다.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몸을 날렸다. 아. 그때 그 바람 냄새, 그 공기의 열기, 아른대는 포플러의 아지랑이, 그리고는 아무것도 순간적이었지만 보이지 아니했다. 그러나 어쩐 일인가? 우리 주변엔 돌격 태세에 착검한 일본군이 포위하고 있었다. 워커 구두 밑의 여의도 모래가 발을 구르게 했다. 코끼리 콧대 같은 고무관을 제독총에 연결한 험상궂은 방독면을 뒤집어쓴 일본군이 차차 비행기를 중심으로 원거리 포위망을 좁혀오고 있었다. 너무나도 위험한 상황이었다. 이것이 그리던 조국 땅을 밟고 처음 맞은 분위기였다. 동지들은 눈빛을 무섭게 빛내면서 사주경계를 했다. 그러나 아직 기관단총을 거머쥐지는 아니했다. 여의도의 공기가 움직이지 않는 고체처럼 조여들어 왔다. 뿐만 아니었다. 타고 온 C46형 수송기로부터 한 50여m 떨어진 곳의 격납고 앞에는 실히 1개 중대나 되는 군인들이 일본도를 뽑아 든 한 장교에게 인솔되어 정렬해 있었다. 그 앞에는 고급장교인 듯한 자들이 한 줄 또 섰고, 장군 몇 명도 있는 듯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8월 18일 한낮의 그 뜨거운 여의도 열기가 우리를 더욱 긴장시켰다. 격납고 뒤에까지 무장한 군인이 대기하고 있었다. 중형전차의 기관포도 이쪽을 향하고 있었다. 환호하는 광복군. [사진= 국사편찬위원회] 비행장 아스팔트 위엔 한여름의 복사열이 그 위기의 긴장처럼 이글대고 있었다. 어느새 우리는 땀에 젖어 있었다. 기막힌 침묵이 십여 분이나 지났다. 그러나 그들은 어떤 행동도 취해 오지 않았다. 마침내 우리가 발걸음을 옮겼다. 우리는 일본군 고급 장교들이 늘어선 쪽으로 한걸음 씩 움직였다. 각자 산개, 조심하라! 누군가가 이렇게 나직하게 말했다. 서해 연안으로 비행기가 고도를 낮출 때 누군가가 유서를 쓰던 일이 이 순간 내 머릿속에서 상기되었다. 일본군 병사들은 우리가 다가서자 의외로 포위망을 풀 듯이 비켜섰다. 우리는 아직 기관단총을 어깨에 멘 그대로였다. 일본군이 길을 열어주자, 그들도 일본군 육군 중장을 선두로 한 장교단이 우리 쪽으로 오기 시작했다. 그가 바로 조선주차군사령관 죠오쯔끼(上月良夫)였다. 쬬오쯔기는 그의 참모장 이하라 소장과 나남 사단장과 참모들을 뒤로 거느렸다. 우리도 좌우로 벌려 섰다. 쬬오쯔기가 「나니시니 이라시따노?(무슨 일로 왔소?)」말문을 열었다. 퍽 야무지게 보였다. 우리는 말 대신 영등포 상공에서 뿌리다 남긴 선전 전단을 내밀어 주었다. 우리의 임무가 일본어와 우리말로 적힌 전단이었다. 거긴 또 우리가 이렇게 들어오게 된 사연도 적혀있었다. 우리는 한 장씩 그 전단을 다른 일본군 장교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쬬오쯔끼는 이를 받아 읽고, "일본은 정전만 한 상태이니 일단 돌아갔다가 휴전 조약이 체결된 다음에 재입국하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근히 위협했다. 자기네 병사들이 꽤 흥분되어 있으니, 만약 돌아가지 않으면 그 신변 보호에 안전책임을 지기가 어렵다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에 이범석 장군이 "네 놈들의 천황이 이미 연합국에 무조건 항복한 사실을 모르느냐? 이제부터는 동경의 지시가 필요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라고 맞섰다. 그러나 쉽사리 양보하지 않았다. 옥신각신 말이 몇 번 건너 왔다 갔다. 갑자기 쬬오쯔끼는 한 일본군 대령에게 일을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그는 동경서 손님이 오기로 되어 있어 마중을 나와 있던 참이란 말을 하고는 물러가 버렸다" 이범석 장군은 일본군 측에 "조선 총독을 만나 담판 짓겠다'라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일본군 무장해제 임무를 띠고 국내로 들어 온 '광복군 국내정진군'은 아무런 소득도 올리지 못한 채 다음 날 8월 19일 14:30분 여의도 기지를 이륙하여 중국으로 돌아갔다. 광복군은 미군정이 시작되고 나서 한참이나 지난 다음에 개인 자격으로 귀국할 수밖에 없었다. 조짐이 좋지 않았다. / 변상문 국방국악문화진흥회 이사장   2025-09-29 08:00
사진
중국 전기차 주행거리 두배 증가 배터리 개발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이 에너지 밀도를 두 배 증가시킬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해 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칭화(淸華)대학 화학공학과의 연구팀은 '음이온이 풍부한 용매화 구조 설계'를 개발해 냈으며, 이를 기반으로 불소 함유 폴리에테르 전해질을 성공적으로 만들어냈다고 중국 관찰자망이 30일 전했다. 해당 연구 성과는 논문 형식으로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에 등재되었다. 연구진이 만들어낸 폴리에테르 전해질은 고체이며, 연구팀은 해당 전해질을 사용하여 전고체 배터리를 제작했다. 제작된 전고체 배터리는 604Wh/kg의 에너지 밀도를 기록했다. 이는 현재 리튬 이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150~320Wh/kg인 점을 감안하면 에너지 밀도가 두 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동일한 무게의 배터리이지만 해당 전해질을 사용한 전고체 배터리는 두 배 이상의 전력을 충전할 수 있는 셈이다. 이론적으로 전기차의 1회 충전 주행 거리가 두 배 증가할 수 있게 된다. 현재 500km가량을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가 1000km를 주행할 수 있게 된다. 해당 전고체 배터리는 안전성 테스트도 통과하였다. 못을 박아도 화재와 폭발이 일어나지 않았다. 또한 120도의 높은 온도의 박스 안에 6시간 동안 방치되었지만, 연소나 폭발이 일어나지 않았다. 또한 500회 이상 충방전을 거치면서도 에너지 저장 용량은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다. 연구진이 만들어낸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된다면 많은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해진다. 전기차의 주행 거리는 두 배 증가하며, 드론의 비행 거리도 두 배 증가하게 된다. ESS(에너지저장장치) 역시 부피당 저장 용량을 크게 끌어올리게 되며 ESS 소형화가 가능해진다. 칭화대 연구진이 개발한 전고체 전해질의 도식도 [사진=네이처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9-30 10:35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기사제목
기사가 번역된 내용입니다.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