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이사회 개최…"검토 지연시 연장 요구 방침"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신한은행도 외환파생상품인 키코(KIKO) 분쟁조정안 수락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에 이어 금융감독원에 결정시한 재연장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졌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키코 분쟁조정안 수용여부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안다"며 "검토가 길어지면 (분쟁조정안 수락여부 제출시한) 연장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CI=신한은행] |
하나은행도 전일 이사회에서 키코 분쟁조정안 수용여부를 논의했지만 다음 이사회에서 추가 논의하기로 결론냈다. 다만 배상 결정시한은 재연장을 요구하기로 했다. 앞서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은행들에 지난달 8일까지 분쟁조정안 수락여부를 밝히도록 했지만, 이달 7일까지로 한 차례 연장해줬다.
금감원 분조위는 작년 12월 키코 피해기업 4곳에 대한 배상비율을 15~41%, 총 배상액을 255억원으로 결정했다. 은행별로 신한은행 150억원, 우리은행 42억원, 산업은행 28억원, 하나은행 18억원, 대구은행 11억원, 씨티은행 6억원 등이다.
이중 배상을 결정한 곳은 우리은행 뿐이다. 우리은행은 지난주 이사회에서 피해기업 2곳에 42억원을 배상하는 것이 골자인 키코 분쟁조정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시작으로 다른 은행들도 이번주 내 배상을 확정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나은행도 지난달 '은행 협의체'에 참여하겠다고 밝히면서, 분쟁조정 수용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돼왔다. 은행 협의체는 분쟁조정 이후 절차인 자율조정 진행시 은행들이 꾸리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하나은행, 신한은행 이사회에서 잇달아 키코 분쟁조정안 수락여부를 확정하지 못하면서, 키코 해결이 늦춰질 가능성도 나온다. 은행들은 키코 사건은 법적으로 은행의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결이 났고, 소멸시효도 지나 배상을 하면 배임의 소지가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키코는 환율이 일정 범위에서 변동하면 약정한 환율에 외화를 팔 수 있지만 범위를 벗어나면 큰 손실을 보는 구조의 외환파생상품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환율이 급변동해 많은 기업들이 피해를 입었다.
2013년 대법원에서 '불공정거래' 행위가 아니라는 확정 판결을 내리며 일단락됐지만, 윤석헌 금감원장이 취임 후 재조사를 지시하면서 재점화됐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