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코로나19(COVID-19) 감염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일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승객의 하선이 18일 시작된 가운데 미국 정부가 이 크루즈선 탑승자들의 입국을 제한하고 이들에 의한 코로나19 확산을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탑승했던 모든 승객과 승무원은 최소 14일 간 미국 입국이 제한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선한 탑승자들은 코로나19를 확산할 수 있는 '지속적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크루즈선을 요코하마(橫浜)항에 정박해 놓고 탑승자들을 선내에 격리시킨 조치는 육지에서의 확산은 막았을지 모르지만 선내 확산은 막지 못했다"며 일본 정부의 대응을 비난했다.
한 기자가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내린 승객에게 인터뷰를 시도하고 있다. 2020.02.19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일본 후생노동성은 음성 판정을 받은 후 하선한 탑승자들은 추가 격리 조치를 취하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 일상생활로 복귀해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본 내부에서뿐 아니라 미국과 홍콩 전문가들 사이에서 위험한 조치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2주 간 해상에서 표류하다 캄보디아에 입항한 미국 크루즈선 '웨스테르담'호의 승객들이 모두 하선한 뒤 뒤늦게 확진자가 발견된 것과 같은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 재해파견 의료팀(DMAT)의 일원으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승선했던 이와타 겐타로(岩田健太郞) 고베(神戶)대학병원 감염증 내과 교수는 "선내 감염 통제가 완전히 부적절했다"며 "아프리카의 에볼라 통제보다도 허술했다"고 폭로했다.
이와타 교수는 18일 밤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에볼라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콜레라 등 여러 가지 전염병을 20년 이상 일선에서 치료해 왔으나 나 자신을 보호하고 감염을 막을 방법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두렵지 않았다"며 "하지만 프린세스 다이아몬드호에서는 두려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인마저 이러한 공포를 느끼는 것은 일본 당국의 감염 대책이 비상식적이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가미 마사히로 일본 의료거버넌스연구소 이사장 또한 "일본 정부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대응은 완전한 실패"라며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해도 하선한 탑승자들이 바이러스를 여전히 가지고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들은 오늘 하선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수 있다"며 "일본 정부는 즉각 하선한 탑승자들을 격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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