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재계노트] 기업 "빙하기 온다"...코로나19 '우는데 뺨 때린격'

기사입력 : 2020년03월10일 06:31

최종수정 : 2020년03월10일 08:12

기업들 '코로나 이후 경영 어려움 장기화될 듯'
기업 체감경기 역대 최대폭 하락...한일갈등까지 악재로
전문가, 경영계 "투자 동력 살릴 정부 정책지원 필요"

[서울=뉴스핌] 이강혁 기자 = "울고있는데 뺨 때린격이죠. 코로나 사태가 끝나도 빙하기를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만난 국내 굴지의 한 대기업 임원은 '앞으로의 경영상황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사태로 급속히 얼어붙은 경기위축 상황과 이로인한 경영위기를 '빙하기'라는 단어를 꺼내 설명한 것이다.

사실상 저성장기 진입시점으로 볼 수 있는 경영환경속에서 코로나 한파까지 몰아치자 기존의 사업방식과 운영으로는 해빙의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이 임원의 부연설명. 경영 불확실성이 너무 커져 버렸다는 걱정이다.

◆경영키워드는 '생존'…단기처방 매달리며 미래대비 어려워

10일 재계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이후 기업들의 경영키워드는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생존'으로 모아진다. 불황기 이상의 저성장기 국면에서 이번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자 기업들은 당장 살고 죽는 문제가 최대 관심사가 된 것이다. 

기업들은 코로나가 잦아들면 자연스럽게 V자 반등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라는 일각의 전망은 막연한 기대감 이상의 의미가 없다고 한다. 경영위축으로 미래먹거리를 찾아내려는 의지마저 얼어붙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기업인들의 우려는 나날이 커져만 간다.

이와 관련해 한 대기업 관계자는 "기업이 장사 잘하고 좋은 실적을 내야 양질의 일자리나 과감한 투자도 가능하고 이래야 우리 경제도 유지되는 것 아니냐"라면서 "하지만 생존을 위해 비용절감 같은 단기처방에 메달리다보니 미래를 대비하고 변화하는 생태계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다"고 했다.

다른 기업들의 관계자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의 여러 관계자에게 상황을 물어보니 "무엇하나 예측을 할 수 없는 절명의 위기"라거나 "기업도 구성원에게도 상당한 고통이 뒤따를 것"이라는 경영위기 불안감을 반영한 대답이 줄을 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코로나 사태가 몰고온 한파는 순식간에 우리 경제 버팀목인 수출 등 글로벌 비즈니스 자체를 마비시켜논 상태다. 내수경기 심리는 그 끝을 알 수 없이 추락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정부의 경제정책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지난 8일 발간한 '2020년 3월 경제동향'에서 "코로나가 확산된 2월부터 기업과 소비자들의 체감경기가 역대 최대폭으로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 국면에서 또다시 불거진 한일관계 갈등도 기업에게는 엎친데 덮친 경영악재다. 한일관계가 또다시 경색되면서 기업들의 위기감은 크게 높아졌다. 그나마 사정이 조금은 나았던 전기전자업종에서도 이번 한일 갈등 소식이 전해지자 '부품·소재 조달 등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조심스런 입장을 전해왔다. 

◆기업들 속속 감량경영…투자 동력 살릴 정부 지원 필요

문제는 이런 총체적 경영위기를 돌파할 해법찾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기업만으로는 돌파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 그래도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는 기업들은 악순환의 시작이라는 무차별적 감량경영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코로나19 방역작업 모습.[사진=뉴스핌DB]

경영여건이 어려워진 항공사와 중공업, 정유화학업, 유통업 등에서는 사업과 인력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비대해진 사업과 인적자원에 대한 감량은 필요하나 현재의 경영위기와 맞닿은 감량방식은 그 내용이 다르다.

항공업계의 구조조정은 단적인 사례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실적은 사상 최악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직원들의 희망퇴직이나 장기휴직과 같은 언발에 오줌누기식 비용관리를 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한 두달 더 가면 답이 안나오는 상황"이라고 했다. 정상적인 내실다지기의 감량경영과는 거리가 있는 대목이다.

특히 저성장 흐름 속에서 코로나 한파가 몰아친 유통업계는 업의 패러다임을 바꿀만큼 강도높은 감량경영이 진행되고 있다. 경영위기의 롯데그룹은 매장 일시휴업 조치에 더해 주4일제 도입 등 비용 관리에 나서는 한편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의 200개 점포를 올해 안에 폐쇄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점포 구조조정 계획도 발표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기업에게 당장의 생존에 필요한 조치와 함께 새로운 성장을 찾도록 동력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정부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전동환 강원대 경영대학 명예교수는 "대내외 변수를 고려해 위험관리와 함께 감량에 나서는 기업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때"라면서도 "원가나 인적자원을 줄여 비용을 관리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문제"이라고 했다.

전 교수는 그러면서 "코로나 파장만 볼 것이 아니라 그동안 지속되고 있는 수출과 내수 부진 문제까지 넓게 보고 기업들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해야 한다"며 "특히 정부의 경제라인과 규제라인 등에서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이해와 노력을 기울여야 할 정책적 지원이 화급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경영계에서도 정부의 발빠른 정책지원을 절실히 원하고 있다.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코로나 사태로 매출 감소와 자금난 등 어려움에 처한 기업이 늘어나고 있어 정부 지원이 적시에 과감히 시행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속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정부에 1일 단위로 기업 현장의 애로사항을 전달해 후속 조치를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ikh6658@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