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변동성 지수 62 넘어 …공포감 반영
[실리콘밸리=뉴스핌]김나래 특파원= 월가의 공포 지수로 불리는 미국 변동성지수(Vix)가 금융 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9일(현지시간) 변동성 지수는 금요일 41.94에서 현재 62.12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오후 변동성 지수는 22 % 증가한 51로 소폭 반등하다가 2009년 3월 이후 최고점에 도달했다. 이는 금융 위기와 만큼이나 시장에 변동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VIX 지수는 S&P500 지수옵션의 향후 30일간의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나타내는 지수로, VIX가 30이면 앞으로 한 달간 주가가 30%의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뉴욕 로이터=뉴스핌] 이영기 기자 =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장마감 종이 올리자 스크린에 마감 다우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2020.02.25 007@newspim.com |
미국 시장의 투자 심리가 꺾인 출발점은 유가 급락이었다. 지난 6일 주요 산유국 연합체의 원유 감산 합의가 불발되면서 유가가 10%가량 떨어지자 투자자들은 주말을 불안감 속에 보내야 했다. 이번 주 시장이 열리면 유가 하락 폭이 커지며 시장을 더욱 꽁꽁 얼어붙게 할 것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이 30% 넘게 폭락하며 4년여 만에 배럴당 30달러 선까지 무너지자 코로나 공포감에 떨던 투자자들은 주식을 내던지기 시작했다. 대규모 경기 침체가 나타날 수 있다는 공포 속에 위험 자산 회피 심리가 폭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최악의 날"이라고 했고, 일간 가디언은 "1987년 '블랙 먼데이'에 비견될 만큼 역사에 남을 폭락의 아침"이라고 했다.
이날 증시 폭락 사태를 일으킨 코로나 팬데믹과 유가 폭락 등 두 가지 리스크는 조기 진화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짧은 시간 내에 반등을 이뤄내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글로벌 인사이트' 보고서에서 코로나가 팬데믹으로 악화하는 최악의 경우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0.1%에 그치고, 미국과 일본, 유로존은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BI는 "팬데믹이 통제되지 않는 상황에선 우리가 제시한 최악의 시나리오도 낙관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나래 기자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