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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GO!] '메갈 논란'에 입 연 장혜영 "그런데 n번방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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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서 정치인으로... 정의당 비례 2번으로 선출
"20~30대가 성범죄에 느끼는 감각은 586과 다르다"
'메갈' 논란 묻자 "인격 훼손하는 모든 폭력에 반대"
"조국 비판, 심 대표와 상의 안 했다…신뢰 있으니"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지금 중요한 질문은 '너 메갈이니'가 아니라 '너 n번방 하니'여야 한다."

장혜영 정의당 청년선대본부장(32)은 물러서지 않았다. 자신을 둘러싼 메갈리아 논란에 대해 "지금 이것이 대한민국 여성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논란의 발단은 트위터였다. 그는 비례대표 경선을 앞두고 '여러분의 둘째 메갈을 국회로 보내 달라'는 글을 남겼다. 페미니스트라는 이유로 자신에 대해 '메갈'이라는 검색어가 자동 완성되는 세태를 비판한 것이다. 하지만 메갈리아 꼬리표는 견고해졌다.

장 본부장은 자신을 '평범한 페미니스트'라고 했다. 여성 해방이 모든 인격체의 평등으로 이어진다고 믿는다. 가장 억압받아온 성별의 주체로서 투쟁해 온 이유다. '메갈리아 지지 여부'를 묻는 질문은 페미니즘의 본질을 흐린다. 그는 답변을 아껴왔다.

폭력에 대한 입장은 확실했다. 그는 "개인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그 어떤 종류의 폭력적인 행동과 언사는 용납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남성을 혐오하는 방식의 메갈리아 활동에는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드러냈다.

장 본부장이 대표할 수 있는 집단은 수없이 많다. 여성, 청년, 장애인 가족, 비정규직, 문화예술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도 많다. 특히 8090세대로 살며 체감한 가치는 586의 가치와 확연히 다르다.

그는 n번방 사건을 두고도 "지금 20~30대가 디지털 성범죄와 성 착취에 느끼는 감각은 그런 범죄를 미루어 짐작하는 사람들의 감각과 확실히 다르다"며 "문 밖의 피해자들을 위해 당장 필요한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장 본부장은 정의당 청년들과 함께 n번방 사건 재발방지법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국회 동의서를 모든 국회의원에게 전송했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찾겠다는 청년 정치인으로서 포부이기도 하다. 장 본부장은 지난 6일 당선 안정권인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2번으로 선출됐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장혜영 정의당 미래정치특별위원회 위원장. 2020.03.26 leehs@newspim.com

다음은 장혜영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와의 일문일답.

- 정의당 비례대표 선거에서 안정권인 2번을 받았다. 21대 국회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싶나.
▲ 당을 막론하고 청년 정치인들이 많이 들어오길 바란다. 청년이기 때문에 만들 수 있는 공통분모가 있다. 체감하는 가치가 분명히 변했다. 586이 공감하는 민주화 가치가 있는 만큼 80·90년생들이 공유하는 가치도 있다. 우리는 다원주의와 초연결을 경험하며 세계화된 사회를 살아가는 감각이 있다. 지금의 2030이 디지털 성범죄, 성 착취에 느끼는 감각과 그것을 미루어 짐작하는, 자기 일상이 아닌 사람들의 감각은 확실히 다르다.

- 정의당 청년들이 모여 'n번방 사건'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
▲ 25일 밤에 국회의원 290여명 전원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원포인트 국회 촉구에 동의하라는 내용이다. 우리는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을 하자는 입장이다. 문 밖에 있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봐야 한다. 피해자 관점에서는 이 사건에 대해 매일 경악을 금치 못한다. 법안 처리도 하려고 하면 왜 못하나. 총선이 3주나 남았다. 뭔가를 처리하고도 남는 시간이다.

- 앞으로 청년을 대표해 끌고 가야 할 가장 큰 이슈는 무엇이라고 보나.
▲ 주거 문제가 심각하다. 밤이 오면 들어가서 몸 누일 곳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땅은 한정되고, 땅값은 올라간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않은 청년, 부모와 사이가 좋지 않은 청년들은 갈 곳이 없다. 문제는 주거문제가 주거만을 갖고 풀 수 없다는 것이다. 청년들에게 주거는 생존의 문제이지만 기득권에게 주거는 자산의 문제이다. 주거 정책은 부동산 투기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와 맞물린다.
그래서 정의당은 만 20세 청년에게 3000만원을 지급하는 청년기초자산제 방식 등을 고민한다. 청년들이 주거·학업을 위해 쓰거나 목돈이 필요한 부분에 사용할 수 있게 해주자는 여러 고민이 녹아 있다. 재원은 보유세 신설이나 상속세 강화 등을 통해 마련해야 한다. 이 두 가지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 장애인 동생과 찍은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이 되면'으로 관심을 받았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 변화와 함께 입법 과제도 있을 것 같다.
▲ 장애라는 것은 하루에 8시간만 있다가 사라지지 않는다. 발달장애를 비롯해 다양한 유형의 장애인들은 이 사회에서 24시간 동안 소통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필요한 만큼 필요한 서비스를 해야 한다. 완전한 탈시설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
이런 것들을 마련할 수 있는 토대는 만들어졌다. 활동지원 제도의 핵심은 국가가 가족들에게 떠밀어온 돌봄을 사회가 책임지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활동지원사 급여의 대부분을 지원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관점이다. 어떤 가정에서 태어나든 우리 사회에서 떠밀려지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다.
예산과 정책지원 문제가 남았다. 존재하는 제도가 실재할 수 있도록 예산과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면 그 부분을 명확하게 해나가겠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장혜영 정의당 미래정치특별위원회 위원장. 2020.03.26 leehs@newspim.com

- 우리사회 첨예한 갈등 중 하나가 남녀갈등이다. 이 갈등의 시작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
▲ 갈등의 본질은 명확하다. 우리 사회는 많은 이들이 성별에 관계없이 누군가를 나와 같은 인격체로 동등하게 존중하는 법을 배우는데 실패했다. 시민들이 그런 것들을 기본 소양으로 갖추는 데 실패한 것이다. 아주 오래 전부터 고정된 뿌리 깊은 여성 착취와 차별이 가장 큰 문제다. 해결해야 한다. 이 문제가 드러나는 과정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다. 모든 순간에 저는 아주 평범한 페미니스트 정치인으로서 제 역할을 하겠다.

- 본인이 '메갈리아 논란' 당사자가 되기도 했다.
▲ 질문 형태를 가장한 수많은 함정들, 공격들을 마주한다. 본질을 흐리는 방식이다. 저는 그 어떤 낙인찍기에도 낙인을 찍기 원하는 사람들의 방식으로는 반응하지 않겠다.

- 정의당도 2016년 메갈리아에 우호적인 논평을 냈다가 많은 당원들을 떠나보냈다. 메갈리아의 미러링 방식이 남성혐오를 조장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런 과격한 방식의 페미니즘이라도 동의하느냐는 질문이다.
▲ 저는 그 질문이 이중삼중의 자의적인 관점을 포함했다고 본다. 그리고 그 관점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다. 저는 그 질문이 품고 있는 여러 가정에 대해 생각이 다르다. 모든 맥락이 삭제된 채 "너는 메갈이냐, 아니냐"를 묻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 지금은 2020년 3월이다. 지금 시점에 중요한 질문은 "너 메갈이니"가 아니라 "n번방 하니"여야 한다. 그런데 아직도 여성 청년 정치인에게 메갈에 대한 질문이 들어온다는 것이 대한민국 여성의 현실을 말하는 것 같다.

- 정치인이기에 말에 대한 책임도 크다. 후보 본인이 '메갈'이라는 단어를 썼기에 계속해서 질문하고 답을 요구받는다.
▲ 저는 모든 종류의 성별 정체성이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한다고 본다. 역사적으로 가장 억압받아온 성별이 여성이었기에, 여성 해방이 모든 성별의 해방에 기여한다고 믿는 성평등주의자이다. 그래서 저는 저를 평범한 페미니스트라고 하는 것이다.
어떤 방식의 묻기와 어떤 방식의 대답하기가 있는 것이고 지금 이것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저는 개인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그 어떤 종류의 폭력적인 행동이나 언사가 용납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 단순히 메갈리아 찬반 문제가 아니라 그 어느 누구도 남을 공격할 권리는 없다는 의미로 들린다.
▲ 그렇다. 저는 인격을 훼손하는 모든 종류의 폭력에 반대한다.

- 최근 정의당 청년들이 조국 사태와 관련해 반성문을 내놨다. 우연찮게도 정의당 지지도가 최저치를 찍은 다음이었다.
▲ 정의당은 총선을 앞두고 청년 전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비례대표 청년 할당제가 전국위 차원에서 의결됐다. 당내 청년 정치인들이 주축이 돼서 청년 선거대책본부도 꾸렸다. 지도부가 있고 그 밑에 청년 선대본이 있는 것이 아니라 수평적으로 존재한다. 청년들이 독자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자각 하에 무엇을 할 것인지를 논의했다.
우리는 우리가 누구인가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봤다. 결국 정의당을 다시 정의당답게 만드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조국 사태를 보며 정의당을 지지한 분들이 실망감을 느꼈다. 우리 자신도 돌이켜보면, 우리가 가장 불평등한 위치에 선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에 공감해서 단호하게 얘기했어야 하지 않겠나.

- 지도부와도 공감대가 형성됐던 얘기인가.
▲ 예를 들어 보자. 심상정 대표님은 모든 얘기를 저희와 하지 않는다. 정확히 그런 형태다. 그 정도 신뢰는 있다. 정의당을 사랑하고 정의당에 자긍심을 가진 정치인으로서 정치인 밑에 청년 정치인이 있는 것이 아니다. 청년 정치인은 청년이기 전에 정치인이다. 그렇기에 충분한 토론 후 저희가 메시지를 낸 것이다.

- 당 내에선 피드백이 있던가.
▲ 당직자나 지역에 계신 분들 사이에선 선거를 앞두고 "왜 다시 그 얘기를 끄집어냈느냐"는 비판도 있던 것 같다. 안 그래도 힘든 분들께 더 어려움을 안겨 송구한 마음도 있다. 하지만 저희는 당을 사랑하기에 그 얘기를 해야 했다. 이런 부분을 알아주실 수 있도록 다음 행보는 더 잘해야겠다.

- 최근 정의당 지지도가 많이 떨어졌다.
▲ 지지율 경쟁은 상대가 있는 게임이다. 정의당은 절대평가를 받고 있지 않다. 이보다는 정치판 자체가 거대양당의 비례위성정당 행렬로 짜여졌다. 심지어 민주당은 두 개나 된다. 요동치는 구도 안에 존재하는 것이 1차적인 원인이고, 두 번째는 정의당이 왜 정의당이어야 하는가에 대해 차별성 있는 대답을 국민들께 못 들려드린 것 같다.

- 비례대표로 당선되려면 유권자들이 '정의당'을 찍어야 한다. 정의당 지지를 호소하며, '정의당은 OO이다'를 완성해 달라.
▲ 정의당은 원칙과 가치를 지키는 정당이다. 18세 유권자 등 이번에 처음 투표장에 가는 사람들이 있다. 투표용지에서 반칙으로 얼룩진 위성정당들의 이름을 잔뜩 볼 것이다. 성실하게 노력하며 살라는 가르침을 받았던 분들께 정치인으로서 면목이 없다.
적어도 원칙과 가치를 지킨 정당이 하나는 있고, 그게 우리당이라는 자부심이 있다. 21대 국회에서 그 누구보다, 지금까지 그랬듯, 보이지도 않게 된 사람들의 인권을 소리 높여 얘기할 것이다. 예를 들어 1호 법안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될 것이다. 믿고 지지해 주신다면 필요한 일들을 지금부터 해 나갈 것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장혜영 정의당 미래정치특별위원회 위원장. 2020.03.26 leehs@newspim.com

◇ 장혜영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약력
2006년 한국애니메이션고등학교 영상연출과
2011년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중퇴
2018년 영화 '어른이 되면' 감독·주연
2019년 한국장애인인권상 인권실천부문 수상
2019년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박남옥상 수상
2019년 한국여성지도자상 젊은지도자상 수상
2019년 정의당 미래정치특별위원회 위원장(現)
2020년 정의당 청년 선거대책본부장(現)

※ 뉴스핌은 4·15총선을 앞두고 전국 각지에 출마한 후보자들을 현장에서 생생하게 인터뷰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에 응한 후보자 외에도 다른 정당 또는 무소속 후보의 인터뷰 일정이 잡히는대로 추가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문의 뉴스핌 총선특별취재팀(02-761-4409)

zuni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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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성과급 400%+1270만원' 잠정합의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현대자동차 노사가 장기간 이어진 교섭과 파업 끝에 올해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노사는 피지컬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도입에 공동 대응하고, 2028년까지 기술직 500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 노사 관계자들이 지난 6월 18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2025년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 상견례를 했다. [사진=현대차] 현대차 노사는 25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열린 16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최영일 현대차 대표이사와 이종철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장 등 노사 교섭대표가 참석했다. 상견례 이후 111일 만이다. 올해 교섭은 7월 이후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장기간 진통을 겪었다. 파업에 따른 차량 생산 차질과 직원 임금 손실이 발생했고, 부품 협력사의 경영 부담도 커졌다. 노사는 추가 피해를 막고 하반기 생산과 신차 출시 일정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해 잠정합의에 이르렀다. 파업 여파를 조속히 수습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데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번 합의에는 임금과 근로조건뿐 아니라 미래 산업 전환에 관한 내용도 포함됐다. 노사는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도입이 기업 경쟁력 확보에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신사업과 신기술 추진 경과를 노조와 투명하게 공유하고, 노사는 미래 산업 전환 과정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변화 대응력과 생산성, 제조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도 논의한다. 기술직 신규 채용도 진행한다. 노사는 2027년 하반기 핵심 직무를 중심으로 기술직 200명을 채용하고, 2028년에는 300명을 추가로 뽑기로 했다. 현대차는 국내 공장 재편에 따라 기존 1공장과 42라인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른 대규모 인력 배치 전환이 예정돼 있지만, 노사는 고용 창출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 신규 채용에 합의했다. 임금과 성과급은 기본급 10만원 인상과 경영성과금 400%+1270만원, 현대차 주식 15주, 해시포인트 50만원 지급 등으로 구성됐다. 기본급 인상분에는 호봉승급분이 포함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장기간의 교섭 진통과 파업으로 주주와 고객, 부품 협력사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하반기 생산과 신차 출시에 총력을 다해 고객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chanw@newspim.com 2026-08-25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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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희소성 쇼크 몰려온다 *자금 풍요의 시대가 저물고 자금쟁탈의 시대가 도래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던 주체들의 돈줄기는 저마다의 사정으로 가늘어지고 있다. 그 반대편에선 천문학적 부채를 안고 있는 주요국 정부들의 재정 차입 수요와 인공지능(AI) 기술혁명의 물결에 올라타려는 기업들의 투자 붐으로, 민·관의 자금조달이 봇물을 이룬다. 인플레이션 유령을 떨치지 못한 중앙은행들은 참전을 꺼리고 있다. 다음 ①~⑤편에서는 '과잉저축 시대'의 종언과 '대(大)차입 시대로 전환'을 불러온 동인과 이것이 자산시장에 갖는 함의를 짚어본다. ⑥~⑨편은 미래 매출과 수익을 담보로 자금조달 각축전을 벌이는 AI업계의 최근 동향과 이들의 부채 폭식이 초래할 금융 측면의 위험, 그 위험 너머의 기회를 살피기로 한다.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저축 과잉(Saving Glut)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자본 희소성(Capital Scarcity)의 시대가 본격화됐다. 골드만 삭스를 포함한 월가의 공룡 투자은행(IB)은 기업부터 정부까지 자금 수요가 폭증하는 반면 돈줄이 말라 들어가면서 기간 프리미엄의 구조적 상승과 채권 자경단의 빈번한 출몰이 뉴 노멀로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낸다. 중국의 과잉 저축과 IT 대기업의 자금력, 여기에 일본의 초저금리가 미국 정부의 국채 발행 물량을 흡수하면서 금리를 누르고 자산시장의 버블을 부추겼던 패턴이 깨졌다는 얘기다. 무위험 자산으로 통했던 미국 국채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상승하면서 자본 효율성이 낮은 기업이나 부채 규모가 큰 정부가 시장의 냉정한 심판에 직면하게 됐고, 저금리를 지렛대 삼은 자산 버블을 뒤로 하고 높은 레벨의 자본 비용을 전제로 한 새로운 투자 방정식이 자리잡고 있다는 데 월가 구루는 공감대를 형성한다. 골드만 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공지능(AI) 레버리지 청산과 미 국채 금리 급등, 호르무즈 해협 분쟁 등 2026년 여름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든 세 가지 변수가 일회성 악재로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지난 20여년간 지속된 과잉 저축 시대가 끝나고 자본 희소성의 시대가 열렸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경고음이라는 얘기다. AI 레버리지 투자로 고수익률을 올렸던 헤지펀드가 7월 반도체 지수 폭락으로 160억달러 규모의 포지션을 시타델(Citadel)에 전량 매각한 사실이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6차례 금리 인하에도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5.27%까지 뛴 점, 그리고 미국-이란 갈등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미국 전략석유비축(SPR) 규모가 40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20년간 저금리를 떠받쳤던 대전제가 무너진 데 따른 결과라는 얘기다. 저축 과잉 시대 종료와 자본 희소성 시대 개막 [AI 일러스트=황숙혜 기자] 해외 중앙은행의 미국 국채 보유 비중이 34% 선에서 24% 아래로 떨어진 것은 자금 공급의 축소를 의미하고, 연간 8000억달러 이상 AI 인프라 구축과 리쇼어링, 각국 방위비 증액, 여기에 국채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수요까지 자금 수요는 폭발적이다. 자금시장의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자본의 가격에 해당하는 실질 금리, 즉 기간 프리미엄이 구조적인 상승세로 고착화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골드만 삭스는 경고한다.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과 국채시장, 원유시장의 유동성이 동시에 막히는 이른바 '유동성 트리플 킬(Liquidity Triple-Kill)로 인해 변동성 상승이 일상화되는 '고변동성 사이클(High Volatility Cycle)에 진입했다고 보고서는 판단한다. 골드만 삭스가 제시한 '유동성 트리플 킬'은 주식과 채권, 원유를 포함한 실물 자산 시장의 유동성이 한 시점에 동시에 막히면서 서로 악순환을 일으키는 유동성 경색을 의미한다. 실제로 높은 레버리지를 일으켜 AI 테마에 베팅했던 헤지펀드가 지수 폭락으로 담보 부족에 시달리게 되자 무차별 매도를 강행, 주가 하락과 강제 청산, 추가 급락의 악순환을 일으켰다.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정부가 연간 1조달러를 웃도는 이자 비용과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매달 천문학적인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지만 해외 중앙은행과 연기금의 매수는 위축되는 실정이다. 미 재무부가 시장에서 막대한 현금을 흡수하면서 빅테크를 포함한 기업들 자금줄이 바닥을 드러냈고, 장기물을 중심으로 금리 역주행이 벌어졌다. 설상가상, 호르무즈 해협 차단으로 유가 폭등과 인플레이션을 막아주던 미국 전략비축유가 40년래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유가 변동성을 완충해 줄 실물 유동성 버퍼도 거의 소멸했다. 골드만 삭스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4% 아래로 복귀할 수 있을지 여부는 연준의 손을 벗어난 문제라고 주장한다. 원유시장만 보더라도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프리미엄이 일회성 충격에서 지속적인 할인 요인으로 전환했고, 원유 변동성지수(OVX)와 뉴욕증시의 공포지수(VIX) 간의 거대한 격차가 단기간에 줄어들기 어렵다는 얘기다. 2026년 여름을 기점으로 금융시장이 마침내 자본 희소성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프리미엄을 지불하기 시작했고, AI 레버리지 청산과 미 국채 금리 급등, 호르무즈 분쟁이라는 세 가지 힘은 거대한 서사의 세 가지 단면일 뿐 이면에 깔린 구조적 동인들은 이제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골드만 삭스는 강조한다.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 [자료=블룸버그] 저금리와 저물가, 풍부한 유동성이라는 과거의 공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장기 국채를 중심으로 고금리 고착화와 자본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인한 기업 양극화, 채권 자경단의 지배력 강화, 자산시장 변동성의 일상화가 새로운 메커니즘으로 등장했다는 것. 월가의 황제로 통하는 제이미 다이먼 JP 모간 최고경영자(CEO)의 경고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지난 5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월가가 과잉 저축의 시대를 뒤로 하고 자본 희소성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자료=블룸버그] 저축 부족과 대출 수요 폭발로 시장 금리가 예상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것. 그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정부의 브레이크 없는 국채 발행과 이자 부담, 공급망 재편과 친환경 전환에 들어가는 거대한 인프라 자금, AI 및 국방비 지출 급증 등 세 가지를 '자금 폭식'의 주요인으로 꼽았다.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5.27%까지 오르며 2007년 이후 19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2년물 수익률도 상승 흐름을 지속, 시장이 정부의 재정 적자와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적극 반영하는 가운데 다이먼은 기업 신용 시장에 닥칠 '이중 고통'을 경고했다. 국채시장 뿐 아니라 회사채와 신용시장도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인해 모든 회사채의 이자율 벤치마크가 올랐고, 기업 부도 위험 재평가로 스프레드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막대한 부채를 짊어진 기업들이 만기 연장에 나서면서 과거보다 높은 이자 비용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 신용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누적, 차환 대란이 터질 수도 있다고 그는 말한다. 이 밖에 월가의 여러 전문가들도 흡사한 의견을 제시했다. 씨티그룹의 매크로 전략가 짐 맥코믹은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면서 채권 트레이더들이 30년물 수익률의 핵심 목표치로 5.5%를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TS 롬바드의 스티븐 블리츠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미국 10년물 수익률이 6%까지 치솟을 수 있다"며 "국채 장기 약세장이 이제 시작"이라고 경고했다. 재정 적자와 인플레이션, 그리고 차환 압박이 누적되는 가운데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가 고착되면서 채권과 신용시장이 앞으로 보다 가혹한 시험대를 직면하게 될 가능성에 월가는 무게를 둔다. 시장 전문가들은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 종료되고 자본 희소성과 고금리가 정착되는 새로운 국면에서는 과거처럼 연준의 금리 인하만 바라보고 주가 밸류에이션이 상승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AI 레버리지 청산에서 보듯 악재가 터지거나 유동성 경색이 발생할 때 시장을 받쳐줄 '무제한 자금'이 실종됐고, 증시 전반의 변동성 상승과 재무 건전성에 따른 기업들의 극단적 양극화가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기대와 소문에 기대 오르는 주식보다 잉여현금흐름(FCF)과 실적이 우량한 종목으로 투자 영역을 좁히고, 인컴 및 현금성 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shhwang@newspim.com 2026-08-2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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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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