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인터뷰] 이호섭 작곡가 "우리 민족의 위대함, 대중가요 노랫말에 담겨있죠"

기사입력 : 2020년05월16일 09:01

최종수정 : 2020년05월16일 10:38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우리 대중가요를 보면 민족의 아름다움과 위대함을 알 수 있습니다."

올해로 활동 40년을 맞은 이호섭(60) 작곡가는 우리 대중가요만의 매력과 힘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다. 이호섭 작곡가는 외국의 것을 번안해 쓴 우리 노랫말부터 시로 쓴 노랫말, 민족의 아픔과 극복을 담은 노랫말들이 시대상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으며, '한글'의 매력이 더해져 K(케이)팝 열풍을 이끄는 주역이 됐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국립한국박물관이 2020 기획특별전 '노랫말-선율에 삶을 싣다'에 참여한 이호섭 작곡가 2020.05.14 yooksa@newspim.com

'잠깐만' '짝사랑' '카스바의 여인' '찰랑찰랑' '사랑의 불시착' 등 히트곡과 가사를 만들며 한국가요사 100년의 절반을 함께한 이호섭 작곡가. 그는 자신의 경험을 빌려 한글박물관이 올해 첫 기획한 전시 '노랫말-선율에 삶을 싣다'에 많은 도움을 줬다. 전시 개막 전 14일 박물관에서 만난 그는 케이팝이 세계화된 시점에 노랫말의 중요성을 재차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가요는 세계적인 문화 현상으로 뿌리를 내렸어요.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해 아이돌 가수와 대중가요가 명실공히 세계화됐죠. 우리 가요가 세계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한글로 쓴 노랫말에서 찾을 수 있어요."

이번 전시는 한국 최초의 창작 가요 '낙화유수'(1929년)부터 진정성 있는 노랫말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BTS의 'IDOL'까지 총 190여곡의 대중가요 노랫말을 선보인다. 한국 가요에 담긴 노랫말의 발자취를 따라 우리말과 글의 묘미를 소개한다. 이 작곡가는 노랫말과 삶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삶의 노랫말, 노래말의 삶' 영상과 일상의 평범한 문장을 노랫말로 만들고 거기에 곡을 붙여 노래를 만드는 과정을 담은 '한 곡의 노래가 만들어지기까지'를 통해 노랫말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특히 이호섭 작곡가는 한글의 특화된 '감정' 전달력에 주목했다. 한글이 일어, 영어, 불어 등 다른 언어보다 감정을 표현하는데 특화돼있다는 게 그 나름의 분석이다. 

"일본사람들이 질문해요. 한국 노래를 부르면 왠지 모르게 힘이 느껴진다고. 강한 감정이 전달돼 좋다고 하죠. 초기 한국 가요의 가사는 작가들이 썼어요. 상업 가요라는 측면에서 가요를 바라보니 노랫말에 대한 조명이 부족했는데, 한국 가요가 세계화되는 이 시점에서 우리 가요의 본질적인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국립한국박물관이 2020 기획특별전 '노랫말-선율에 삶을 싣다'에 참여한 이호섭 작곡가 2020.05.14 yooksa@newspim.com

이 작곡가는 한글이 갖는 고유의 소리와 체계가 '감정'까지 전달하는 힘이 있다고 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슬픔과 기쁨 같은 감정 표현이 카타르시스를 준다고 했듯 한국 가요 100년사를 살펴보면 노랫말에 담긴 감정의 힘을 부쩍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감정이 왜 유독 한국 가요에서 강하게 느껴지느냐. 그건 우리 언어체계가 기억(ㄱ)과 같은 초성, 'ㅏ'와 같은 모음 자리인 중성, 받침 자리인 종성 이렇게 3성 체계가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ㄴ'과 'ㄹ'을 뺀 나머지가 막힌 폐쇄임이라 리듬 내기가 좋습니다. '같이'를 발음하면 '가치'가 되는데 이건 자동으로 스타카토로 표현할 수 있어요. 일본어는 받침이 없어서 무르고 영어와 불어는 유음현상 등으로 리듬 내기가 어렵습니다. 이렇듯 우리 노랫말 특유의 맛이 있기 때문에 BTS가 세계를 재패할 수 있는 발판이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죠."

이번 전시는 한국 대중가요의 노랫말에서 살펴보는 우리의 역사를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1929년 최초의 창작 대중가요 '낙화유수'부터 일제강점기 통제로부터 표현이 자유롭지 못했던 시절 노래를 보여주는 '목포의 눈물'(1935), 미8군 쇼 등을 통해 들어온 이국적 지명과 리듬을 섞은 '늴리리 맘보'(1957)의 뒷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아울러 1960~1970년대에 도시의 화려한 성장을 보여주는 '임과함께'(1972), 1990년대 이후 한층 표현이 자유로워진 케이팝의 노랫말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국립한국박물관이 2020 기획특별전 '노랫말-선율에 삶을 싣다'에 참여한 이호섭 작곡가 2020.05.14 yooksa@newspim.com

이호섭 작곡가는 한글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예로 1935년 발매된 '목포의 눈물'을 꼽았다. 당시 일제의 규제와 감시에서 벗어나기 위해 민족의식이나 독립정신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매력적인 노랫말이 담겼다. '목포의 눈물'은 1935년 초 오케레코드사가 개최한 전국 '향토 찬가' 모집에서 당선된 작품이다. 겉보기에는 임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에 관한 노랫말로 들리지만 2절을 살펴보면 한글의 진가가 드러난다.

"2절 가사 '삼백연(三栢淵) 원안풍은(願安風)'은 본래 '삼백년 원한 품은'입니다. 이 노래가 만들어진 1935년부터 300년 전 겪은 임진왜란을 암시하고 있죠. '삼백연 원안풍'을 읽으면 자음 동화법칙으로 '삼뱅년 워난 푸믄'이 됩니다. 하지만 당시 일제의 검열로 '삼백년 원한 품은'으로 쓸 수가 없으니 국한문 혼합으로 가사를 쓴거죠. 한자로 표현된 '삼백연 원안풍'은 '잣 나무 세그루가 서있는 곳이 천지가 편안하길'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당시 조선총독부의 학무국 문화 검열에서 제외될 수 있었어요. 덕분에 이 노래는 대중에 널리 사랑받고 불리는 노래로 남을 수 있었습니다. 음반 발매 당시 5만 장 이상이 판매될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죠."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국립한국박물관이 2020 기획특별전 '노랫말-선율에 삶을 싣다'에 참여한 이호섭 작곡가 2020.05.14 yooksa@newspim.com

이 작곡가는 이번 전시가 코로나로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줄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한국 역사를 살펴보면 힘든 일이 닥쳐도 매번 이겨냈듯, 한국 대중가요 노랫말에 담긴 '우리의 혼'을 느끼며 코로나로 인한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내보자는 응원의 말도 전했다. 

"우리나라는 여러 국난을 겪었습니다. 전쟁 속에서도 국가를 회복시켰고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세계 강국의 탄생을 알렸죠. 지금은 케이팝으로 한국이 문화 강국으로 다시 태어났죠. 우리 민족의 저력은 대중가요에서도 나타납니다. 민족의 혼이 담겨 있어요. 아무리 밟아도 쓰러지지 않고 일어나는 보리와 같은 민족성을 가진 대한민국과 자긍심을 노랫말에서 찾아보면 어떨까요."

89hk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강선우, 여가부 장관 후보직 사퇴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갑질 의혹'이 제기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성찰하며 살아가겠다"며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강 후보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동안 저로 인해 마음 아프셨을 국민께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이같이 썼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07.14 mironj19@newspim.com 그는 "저를 믿어주시고 기회를 주셨던 이재명 대통령께도 한없이 죄송한 마음 뿐"이라며 "함께 비를 맞아줬던 사랑하는 우리 민주당에게도 큰 부담을 지어드렸다"고 사과했다. 이어 "지금 이 순간까지도 진심 한 켠 내어 응원해 주시고 아껴주시는 모든 분들의 마음 마음, 귀하게 간직하겠다"며 "많이 부족하지만, 모든 것을 쏟아부어 잘 해 보고 싶었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던 것 같다"고 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8·2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찬대 후보는 이날 강 후보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어렵고 힘들지만 결정해야 한다"며 "스스로 결단을 내리시라"고 했다. 그는 "동료 의원이자 내란의 밤 사선을 함께 넘었던 동지로서 아프지만, 누군가는 말해야 하기에 나선다"며 "이제 우리는 민심을 담아 한 발자국 더 나아가야 한다. 깊이 헤아려 달라"고 했다. 강 후보는 보좌진에 대한 갑질 의혹과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직위를 이용해 보호자 면회를 하는 등 병원 갑질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자신의 지역구 민원을 해결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문재인 정부 시절 정영애 전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화를 내며 예산을 삭감했다는 갑질 의혹을 받는다. pcjay@newspim.com 2025-07-23 15:57
사진
블랙핑크, 美 빌보드글로벌200 1위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블랙핑크가 글로벌 톱 클래스임을 증명하면서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 정상을 꿰찼다고 YG엔터테인먼트가 22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블랙핑크.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2025.07.22 oks34@newspim.com 미국 빌보드가 SNS를 통해 먼저 공개한 최신 차트에 따르면 블랙핑크의 '뛰어(JUMP)'는 빌보드 글로벌 200과 빌보드 글로벌(Billboard Global Excl. U.S.) 차트에서 나란히 1위에 올랐다. 이로써 블랙핑크는 빌보드 글로벌 200에서 세 번째, 빌보드 글로벌에서 네 번째 1위를 차지하며 두 개 차트에서 동시에 K팝 걸그룹 최초·최다 기록을 쓰게 됐다. 또한 빌보드 글로벌 200에서는 스트리밍 1억 2300만 회로 올해 전 세계 여성 아티스트 발매곡 중 최고 수치를 달성했다. 특히 빌보드 핫 100에서는 28위에 안착해 주목된다. 앞서 'Ice Cream', 'Pink Venom', 'Shut Down', 'How You Like That', 'Kill This Love', 'DDU-DU DDU-DU', 'Lovesick Girls', 'Sour Candy', 'Kiss and Make Up'이 차트인에 성공했던 바. 이는 팀 발매곡만으로 세운 K팝 여성 아티스트 최다(10곡) 진입 신기록이다. 빌보드뿐 아니라 각종 글로벌 차트에서도 반향이 크다. 블랙핑크는 '뛰어(JUMP)'로 스포티파이 위클리 톱 송 글로벌 차트에서 K팝 그룹 최다 1위 곡 보유라는 신기록을 썼으며, 영국 오피셜 차트에는 자체 최고 순위인 18위로 첫 진입하는 등 주류 팝 시장에서 막강한 존재감을 과시 중이다. 유튜브에서도 독보적인 영향력을 떨치고 있다. '뛰어(JUMP)' 뮤직비디오는 지난 11일 공개 이후 8일 연속 글로벌 유튜브 일간 인기 뮤직비디오 최정상을 지킨 데 이어 주간 차트에서도 1위로 직행했으며, 조회수는 8800만 회를 훌쩍 넘어 1억 뷰 돌파를 눈앞에 뒀다. <빌보드 핫 100, 빌보드 글로벌 200 어떻게 다른가?> '빌보드 핫 100'은 미국 내 종합 싱글 차트로 가장 권위 있는 차트다. 글로벌 차트보다 권위 있는 이유는 미국 내 '라디오 방송 집계'가 포함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차트는 성격상 라디오 집계는 불가능해서 스트리밍과 판매가 핵심이지만 '빌보드 핫 100'은 인기도를 가늠하는 라디오 집계가 핵심이다. 빌보드가 집계하는 라디오 방송국의 수만 1,200여 개가 넘는다. 이에 비해 '빌보드 글로벌 200'은 스트리밍이 포함된 차트여서 팬덤의 움직임에 의해 순위가 요동치는 경우가 많다.  oks34@newspim.com 2025-07-22 12:26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