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2020년 플로이드 시위, 1968년·1992년과 다르다

기사입력 : 2020년06월05일 04:28

최종수정 : 2020년06월05일 04:28

"조직화·구체화·다양화된 시위"
플로이드 추도식 속 평화 되찾는 분위기
일부 전문가, '재선 집착' 트럼프 리더십 우려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전역에서 펼쳐지고 있는 조지 플로이드 시위는 흔히 1968년과 1992년 폭동과 비교된다. 전문가들은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이번 시위가 1968년이나 1992년에 일어난 것들보다 조직적이며 폭넓은 연대를 구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에서 진행 중인 플로이드 시위가 1992년 폭동 때에 비해 더욱 조직적이며 평화롭고 도시의 부촌에 집중됐다고 보도했다. 플로이드 시위 규모는 1992년 이후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지만 신문은 대체로 평화로운 군중 중심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LA에서는 이번 시위로 인해 단 한 명의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폭력적 행위가 제한되면서 며칠간 이어졌던 통행 금지 조치도 해제됐다.

전국적으로 봐도 폭동과 약탈로 번졌던 과격 시위는 대체로 점차 평화로운 분위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지난 1일 300명에 가까운 시위대를 체포한 워싱턴D.C 경찰은 이날 밤사이 한 명도 체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제니 더컨 시애틀 시장도 시위대가 평화로운 시위를 이어갈 수 있다며 예정보다 일찍 통금 조치를 해제했다. 다만 전날 밤 뉴욕에서는 2명의 경찰관이 총격을 당했으며 한 명의 경찰관은 흉기에 찔리기도 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진행된 지난 3일 시위.[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06.05 mj72284@newspim.com

1992년 흑인 로드니 킹을 과잉 진압한 4명의 백인 경찰에게 무죄 선고가 내려지면서 LA 심장부에서는 소위 'LA 흑인 폭동'이 발생했다. 시위대의 분노는 흑인들이 밀집한 LA 중남부 지역은 물론 LA 전역으로 퍼졌다. 당시 폭동에서는 10명의 경찰 및 주(州) 방위군을 비롯해 60명 이상의 사람들이 사망했다. 수천 개의 건물이 파괴됐으며 LA 경찰은 폭동의 중심지가 된 중남부 지역에서 철수해버렸다.

이번 시위는 1968년의 대규모 시위에도 비교된다. 당시 미국에서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암살과 베트남전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전역에서 진행됐다. 이후 11월 대선에서 '법과 질서'를 강조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백악관에 입성에 성공했다.

전날 플로이드 사건 이후 첫 공개 발언에 나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팬데믹(pandemic·대유행)과 이러한 시위를 겪으며 1960년대를 떠올리며 혼돈과 불화, 불신이 전국에 퍼졌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본다"면서 "(당시) 나는 매우 어렸지만, 그때와 지금이 무언가 다르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 역사에 대해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시위대를 보면 자신이 목격한 사례가 부당하다고 보고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느낀 미국 전역을 훨씬 더 대표하는 사람들"이라면서 "이처럼 폭넓은 연대는 1960년대에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LA 시위에 참여한 브랜던 앨런(30)은 "그들이 무슨 인종이든 모두가 함께한다는 사실이 기쁘다"면서 수백 년간 이어진 흑인에 대한 억압에 항의하기 위해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위대의 요구가 이전보다 구체적이라는 점도 커다란 차이점으로 꼽힌다. 전날 LA의 시위대는 당국에 경찰 예산을 줄일 것을 요구했다. 이에 에릭 가세티 LA 시장은 LA경찰 예상 중 1억5000만 달러를 삭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서 행진하는 시위대.[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06.05 mj72284@newspim.com

보스턴 글로브의 칼럼니스트 마이클 코언은 "전국적인 사건의 불쏘시개가 인종차별이었다는 점은 같지만 1968년과 달리 오늘날의 시위는 대부분 시위"라면서 "대체로 평화롭고 다채롭고 흑인 만큼 많은 백인 참가자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코언은 또 1968년과 달리 현재 미국에 많은 흑인 시장이 있으며 50년 전과 달리 미니애폴리스와 애틀랜타, 댈러스에 흑인 혹은 여성 경찰국장이 존재한다고도 언급했다.

1992년이나 1968년에 비해 리더십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대와 화합을 강조하기 보다 재선을 의식해 '성경 이벤트'로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한편 닉슨 전 대통령을 당선시킨 '법과 질서' 플랫폼을 따라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시위대를 향해 군을 동원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노선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물론 공화당 온건파로부터 커다란 반대에 부딪혔다.

퓰리처 수상자인 역사학자 헤더 앤 톰슨은 복스(VOX)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헌법 1조와 언론, 반대 의견 진정, 이 상황을 악화시키는 게 아닌 개선하기 위해 구체적인 일을 하는 것에 관심이 없는 대통령이 있다"면서 "과거에는 무엇을 해야 평화를 가져올지 고민하는 차분한 정치인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mj72284@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