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글로벌 특파원

속보

더보기

[최헌규특파원의 금일중국] 영화같은 대학입시 수능부정, 가오카오 전야 여론 들썩

기사입력 : 2020년07월02일 10:58

최종수정 : 2020년07월02일 11:00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나는 산동성 농촌에서 태어났다. 1997년과 1998년 두해 연거퍼 수능에서 낙방했다. 성적은 중상급이었고 나보다 성적이 아래인 친구들도 많이 붙어 이상하기도 했지만 나는 힘이 없었고 그저 내 실력이 부족하다고 여겼다. 학교는 나를 전혀 연고가 없는 후베이(湖北)성 황강이라는 아주 먼 곳의 아무나 갈 수 있는 전문 학교에 보냈다. 그런데.....' .

중국은 코로나19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7월 7일 부터 나흘간 가오카오(高考, 대학 수능)를 치른다. 수험생만 등록 기준으로 1071만명이다. 시험을 주관하는 교사들은 1일 부터 일제히 핵산 검사에 들어갔고 교실 당 수험생 수도 통상 30명에서 올해는 20명으로 줄인다는 소식이다.

중국 수능에서는 해마다 논술 문제가 가장 큰 화제가 되는데 코로나19 사태라는 특수한 시기를 맞아 치러지는 올해 수능에서는 또 어떤 문제가 제시될지 수험생들과 학부형 등 수능 가정 일원 모두가 숨죽이고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코로나19와 폭염속에 치러지는 중국 대학입시에 온 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서는 영화 내용보다 더 신기하고 드라마틱한 20여 년 전 전의 '이름 바꿔치기 수능 비리' 사건이 폭로되면서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나' 거우징(苟晶)은 대입 수능에 실패한 뒤 후베이성의 전문학교로 보내져 학교를 다니게 됐고 졸업 후에는 결혼을 해 저장(浙江)성 항저우에서 살게 됐다. 거우징은 작은 회사에라도 취직하려고 있지만 학력 때문에 번번히 문전박대를 당했다. 지금은 타오바오에 물건을 올려놓고 파는 전자상거래 소상공인으로 근근히 생계를 잇고 있다.

2003년 뜻밖에 고3 반 담임 선생님이 사람을 시켜 거우징에게 참회의 서신 전달했다. 자신의 딸이 거우징 대신 베이징의 대학에 들어갔다는 고백이었다. 담임이 이런 비리를 저질렀다는게 충격이었다. 하지만 당시 거우징은 힘없고 뒷 배경도 없는 처지에 이제와서 뭘 어쩌겠나 하는 생각에 그냥 체념하고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그 뒤 2005년 거우는 교사가 된 친구한테 이런 얘기를 들었다. 이 교사 친구는 어느날 '거우'라는 이름의 교사가 새로 전근을 온다고 해서 동창 거우라고 여기고 반가운 마음에 만나 보니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는 것이었다. 이때부터 동창들 SNS에는 담임이 매년 수능때 마다 이름 바꿔치기를 일삼았다는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거우는 사는 게 바빠 이런 소문에 귀를 닫고 지냈다. 2015년 거우는 한 동창 친구의 초청으로 SNS 방에 들어갔다. 거우는 2016년 SNS방에서 우연히 담임과 딸이 함께 찍은 유복한 모습의 사진을 보게됐다. 담임 딸의 사진은 안경 키 각진 얼굴 등 여러모로 자신과 너무 흡사한 모습이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사진=바이두]. 2020.07.02 chk@newspim.com

단순한 욕심에 의한 우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수 해에 걸쳐 치밀하게 기획 조작된 일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배신감이 들었다. 담임이 2003년 전해온 참회의 진정성에도 점점 더 의심이 들었다. 거우는 이로부터 몇해를 고민했다. 결국 거우는 이 사건을 만천하에 폭로하고 시시비비를 가리기로 결심했다.

2020년 수능생들이 막바지 시험 준비에 진땀을 빼고 있던 6월 22일 거우징은 산동(山東)성 교육청에 1997년과 1998년 대입 시험에서 두해 연속 이름을 사칭 당했다고 신고했다. 그중 일단 1997년 사칭 도용자는 자신의 고3 담임의 딸이라고 진술하면서 공정히 조사해줄 것을 요구했다.

거우는 이런 내용을 SNS에도 올렸다. 몇시간 후 중국 웨이보가 발칵 뒤짚혔다. 순식간에 수천개의 댓글이 달리고 난리가 났다. 6월 22일 밤 11시 누구에게 선가 거우애게 전화가 걸려왔다. 저쪽에서 들려오는 다급한 목소리는 23년 전의 담임 츄(邱) 선생님이었다. 거우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다음날인 6월 23일 저녁 담임은 거우징의 고향집을 찾았다. 손에는 몇근의 복숭아와 1만 위안(170만 원)이 든 봉투가 들려 있었다. 담임이 이 물건을 내밀자 거우의 모친은 완강히 거절했다. 그러자 담임은 알 듯 모를 듯 "이 집에 고입시험 치르는 손녀가 있지요?"라는 말을 남기고 돌아갔다.

모친에게 전해들은 담임 선생의 이 말은 거우에게 무언의 협박으로 받아들여 졌다. 거우는 나이든 선생님에 대해 여전히 동정심이 있었다. 하지만 이건 나이의 문제가 아니었다. 옳고 그름의 문제고 선과 부정 양심에 관한 문제였다. 거우는 명백히 진상을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2020년 6월 24일 교육부는 수능 이름 도용사건에 대해 엄정 조사에 착수했다.

이 사건 폭로 후 2000년 이전만해도 중국에는 수능 이름 도용 비리가 적지 않았음이 드러나고 있다. 당시만해도 PC가 일반화 되기 전이어서 학생이 자신의 성적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아 이런 범죄가 가능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한 가정내 부부와 딸(부친의 원래 성) 3명의 성이 모두 제각각인 이름 바꿔치가 수능 관련자의 사례가 SNS에 소개되기도 했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李대통령 재판 중단 '헌법 조항 충돌'?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 중단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고등법원이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 재판을 연기하면서 현직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을 규정한 '헌법 제84조'를 근거로 든 데 대해 야당이 '판결로 대통령이 자격을 상실하면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는 헌법 제68조로 재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등 여야 대표들과 함께 오찬을 하기 전 환담하고 있다. 2025.06.04 photo@newspim.com 헌법의 애매한 조항에 대한 해석의 차이를 넘어 헌법 조항의 충돌 문제로 번진 것이다. 논란의 불을 붙인 것은 서울고법의 결정이다. 법원은 "재판부에서 기일 변경 및 추후 지정(추정)을 하기로 했다"며 "헌법 제84조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추정은 사실상 임기 내 재판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이에 따라 위증 교사와 대장동, 법인카드 유용, 대북송금 사건 등 대통령이 받고 있는 다른 네 개의 재판도 연기 가능성이 높다. 이에 야당이 반발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9일 '헌법 제68조'를 들어 서울고법의 결정을 반박했다. 헌법 제68조 2항은 "대통령이 궐위된 때 또는 대통령 당선자가 사망하거나 판결 기타의 사유로 그 자격을 상실한 때에는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고 규정한다.   검사 출신인 한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헌법 68조를 예시하며 "헌법상 이재명 대통령 재판은 중단되지 않는다"며 "헌법적으로도 그렇고, 다수 국민 상식 면에서도 그렇다"고 '헌법 제68조'를 거론하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대한민국 헌법 제68조는 '대통령도 판결로 자격을 상실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민주당과 서울고법 형사7부 주장대로 대통령이 돼서 진행 중인 재판이 중단되는 것이라면 헌법 68조의 '판결로 대통령 자격을 상실한 때'라는 문구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이 중단된다면 재판이 열리지 않는 만큼 대통령이 판결로 자격을 상실할 일은 없다. 그렇다면 굳이 헌법에 이 조항을 넣을 이유가 없다. 결국 재판이 열린다는 전제로 헌법에 이 조항을 넣은 걸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는 논지다. 관건은 헌법 제84조의 해석이다. '소추(訴追)'의 의미를 검사의 공소 제기(기소) 외에 기존의 재판까지 적용해야 하는지를 두고 법조계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여당은 모든 재판이 중단되는 것으로 해석하고, 야당은 진행 중인 재판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맞선다.  이런 주장까지 포함하면 헌법 84조와 68조가 충돌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물론 판결은 법원의 판결 외에 헌법재판소의 판결도 포함할 수 있다. 대통령의 중대 행위에 대한 탄핵이 이뤄질 경우 헌재의 결정 여하에 따라 자격을 상실할 수 있다. 헌재의 판결을 의미한다면 충돌로 볼 수 없다. 민주당은 논란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재판 중단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를 추진하고 있다. 이 대통령 측근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판사에 따라 다른 입장이 나올 수 있는 만큼 형사소송법을 처리해 더 이상의 논란을 없애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법안을 12일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일단 13일 선출되는 차기 원내대표에게 넘기기로 했다. 서울고법이 재판을 중단하고 나머지 재판도 중단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굳이 방탄 논란을 자초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leejc@newspim.com 2025-06-10 13:43
사진
기재부 1차관 이형일·2차관 임기근 [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기획재정부 1차관에 이형일 통계청장, 2차관에 임기근 조달청장을 임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외교부 1차관에 박윤주 주아세안대표부 공사, 2차관에 김진아 한국외대 교수를 각각 발탁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 [사진=뉴스핌DB]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에는 문신학 산자부 대변인이 임명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관세 협상을 주도할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는 문재인 정부 시절 한 차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여한구 미국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이 발탁됐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이재명 정부는 경제 회복과 불황 극복에 인적 자원을 집중하기 위해 차관 인사를 단행했다"며 "이번 인사는 경제 산업 분야의 전문가를 임명해서 경제 위기를 조속히 해결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기재부 1차관에 임명된 이형일 통계청장에 대해 "주요 정책 라인 경험이 풍부한 거시경제 전문가로 1998년 IMF 외환위기 직후 금융정책국을 경험하는 등 위기에 강한 인물"이라며 "미국 IBRD(국제부흥개발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로 국제적인 감각을 갖췄고, 기재부 직원들이 꼽은 담고 싶은 상사에 세 차례나 선정될 정도로 내부 신망이 두텁다"고 소개했다. 이어 "복합적인 위기에 처한 한국 경제의 현실을 진단하고 해법을 찾을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이형일 기재부 1차관(왼쪽), 임기근 기재부 2차관 기재부 2차관으로 임명된 임기근 조달청장에 대해선 "임 차관은 기획재정부의 핵심 보직을 두루 자타공인 예산 전문가"라며 "정책 조정과 성장 전략 분야의 전문성을 겸비했고, 국회 예결위 파견 경험을 바탕으로 국회와의 협력도 능숙하게 해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적극 재정으로 위기 극복의 마중물이 되고 성장 전략의 토대를 닦을 예산 정책 전문가로서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외교부 1차관으로 임명된 박윤주 주아세안대표부 공사에 대해선 "외교부 북미국 심의관 등 오랜 워싱턴 경역을 바탕으로 북미 지역 현안 해결에 탁월한 전문성을 보였다"며 "박 차관은 미국 트럼프 2기 최우선 과제인 관세 협상 등에서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를 지켜낼 적임자로 손꼽힌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외교부 2차관에 임명된 김진아 한국외대 교수에 대해선 "김 차관은 한미 연합사 정책 자문위원을 역임하는 등 다양하고 입체적 경험이 돋보이는 분"이라며 "한국인으로서는 세 번째로 유엔 사무총장 직속 군축 자문위원을 지낸 유망한 학자 출신"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다음 주에 열리는 G7(주요7개국) 정상회의를 포함해 다자 외교에서 대한민국의 국익을 지켜낼 인물로 큰 기대가 된다"고 부연했다. 강 대변인은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에는 문신학 산자부 대변인이 발탁됐다"며 "(문 차관은) 석유와 가스, 원자력을 두루 거친 에너지통으로 산자부 장관 직속의 에너지 전환 국민소통 TF 단장을 맡아서 에너지 전환 정책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RE100 규제 등 에너지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큰 상황에서 국내 에너지 산업을 총괄하며 미래 전환을 이끌어낼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통상교섭본부장에 임명된 여한구 미국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에 대해선 "여 본부장은 미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통상정책국장으로 통상 정책을 총괄했고, 국제통상과 경제 협력 전반을 조망하는 정책 수립과 협상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미중 갈등과 관세 협상 등 세계적으로 거세진 통상 무역 갈등 속에서 경제 외교의 중심을 잡을 핵심 인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 대변인은 "이재명 정부는 다음 주로 다가온 G7 국제 외교 무대에서 대한민국의 국익을 지킬 외교 전문가들로 신속하고 새롭게 진용을 꾸렸다"며 "내란으로 인해 망가진 행정부를 신속하게 원상 복구해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를 타개하는 효능감 있는 정부를 만들어 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다짐했다. medialyt@newspim.com 2025-06-10 17:3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