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중국 산업

속보

더보기

신흥부자에 밀리는 '중국 최고 부호 왕젠린', 中 산업 패러다임 변화

기사입력 : 2020년07월10일 17:08

최종수정 : 2020년07월10일 17:08

경제 '디지털화' 조류 속 인터넷기업에 밀려
영화관 산업 빚더미, 최악의 경영위기 맞아

[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 한국에서 '부호 1위'라고 하면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을 떠올리듯, 중국에서는 완다(萬達)그룹의 왕젠린(王健林) 회장이 '부자의 상징'이었다. 중국 최대 부동산 기업 완다를 키워낸 왕 회장은 중국을 대표하는 부동산 투자 거물로서, 과거 수년간 중국 '최고의 갑부'라는 타이틀 보유자였다. 

특유의 모험가적 기질을 발휘해 통큰 경영을 펼쳐온 왕 회장은 본업인 부동산 사업 외에 문화와 관광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 중국을 넘어 전세계적인 완다 제국을 건설하겠다는 꿈을 향해 달려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 재계에서는 이처럼 화려했던 왕젠린의 시대가 끝이 났다는 말이 나온다. 완다 그룹은 그간 영화관과 쇼핑몰 등 전통 오프라인 산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이에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가속화된 '디지털화'라는 중국 경제의 트랜드에 편승하지 못하고 도태된 것이 그 원인이 됐다는 평이다. 

[베이징 중신사 = 뉴스핌 특약] 완다(萬達)그룹 왕젠린(王健林) 회장.

◆ 경제의 디지털화가 불러온 '재계 서열' 지각변동

코로나19 사태는 중국 경제와 산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켰다. 코로나 사태 이후 전자상거래·온라인 게임·원격근무·원격진료·온라인 교육 등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소비가 급증했고, 이는 디지털 경제 시대의 본격화를 알렸다.

'디지털 경제'란 정보통신기술(ICT)에 기반한 신형 경제를 의미하는 것으로 경제사회의 디지털화, 인터넷화, 스마트화 등을 포함한다. '중국 디지털경제 발전 백서(2020)'에 따르면 중국의 디지털경제는 지난 2005년 2조6000억 위안에서 지난해 35조8000억 위안으로 급속 성장했다. 이와 함께 중국 디지털경제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14.2%에서 36.2%로 늘어났다. 이는 디지털경제가 중국 전체 경제에 미치는 기여도가 매년 확대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코로나19 사태는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와 함께, 재계 서열의 지각 변동을 불러왔다. 

'중국판 포브스'로 불리는 후룬(胡潤)연구원이 발표한 '코로나19 사태 후 4개월. 전세계 기업가 자산의 변화에 관한 특별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 가장 많은 자산을 보유한 3대 기업가는 텐센트홀딩스의 마화텅(馬化騰·포니 마) 회장, 알리바바의 마윈(馬雲·잭 마) 창업자, 핀둬둬(拼多多)의 황정(黃崢·콜린 황) 최고경영자(CEO)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눈에 띄는 점은 핀둬둬 황 CEO의 등장이다. 황 CEO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발생한 지난 1월 30일부터 5월 31일까지 자산이 94%나 증가해, 가장 많은 자산을 늘린 중국 부호로 꼽혔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핀둬둬는 코로나19 사태 속에 온라인 소비층이 대거 늘어나면서 몸값이 급등했다. 

반면, 수년간 부호 1위 자리를 차지해왔던 왕 회장은 같은 기간 자산이 12%나 줄며, 23위로 밀려났다. 이는 1954년생 왕젠린 회장과 1980년생 황정 CEO로 대표되는 신구 기업가의 세대 교체와 함께, 중국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2020.07.10 pxx17@newspim.com

◆ 코로나로 무너진 세계 최대 영화관 체인 기업인의 꿈 

16세에 군 입대. 32세에 다롄(大連)시 시강(西崗)구 공무원으로 전직. 35세에 다롄시 판자촌 재개발 프로젝트에 뛰어들며 부동산 기업 창업, 38세에 남순강화(南巡講話·덩샤오핑이 1992년 남방 경제특구를 순시하면서 개혁 개방을 촉구한 일련의 발언) 정책에 힘입어 현재의 다롄완다(大連萬達)부동산그룹 설립.

이는 왕 회장의 간단한 이력이다. 1990년대 본격화된 중국 개혁∙개방의 시대적 조류를 타고 창업의 성공신화를 쓴 왕 회장은 부동산 사업 외에 영화관 체인, 호텔, 쇼핑몰, 리조트, 테마파크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왔다. 

그 중에서도 영화관 체인은 왕 회장이 특별히 공을 들인 사업으로 꼽힌다. 2005년 중국에 완다시네마(萬達電影)를 설립하며 영화관 체인 기업의 꿈을 이룬 왕 회장은 이를 해외로까지 확대, 2012년 26억 달러(3조1300억원)를 들여 미국 2위의 영화관 체인 'AMC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기에 이른다. 그 이후에도 왕 회장은 미국과 유럽 지역의 비교적 규모가 큰 영화관 체인 기업을 추가로 인수하며 세계적인 영화관 체인 기업으로 거듭난다. 

"2020년이 되면, 완다 그룹의 수익 대부분은 비(非)부동산 사업에서 창출하게 될 것이다"

과거 왕 회장은 미래 영화관 체인 산업의 성장성을 자신하며 이같이 말했었다. 하지만, 8년이 지난 지금 영화관 체인 산업은 오히려 완다 그룹에 막대한 손실을 안겨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영화관 영업이 일제히 중단되면서 완다시네마는 1분기 최대 6억5000만 위안(약 112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완다 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국내외 1000개의 영화관이 문을 닫았고, 코로나 발생 후 3개월간 중국 전역의 2200여개에 이르는 영화관 관련 기업의 등기가 말소됐다.

특히 AMC와 관련한 부채가 49억 달러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파산 절차를 밟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완다 측은 이를 부인했으나, AMC가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3월 한 달간 나스닥에 상장돼 있는 AMC엔터테인먼트 홀딩스(AMC Entertainment Holdings Inc.)의 시가총액은 92%나 줄어들었다. 

영화관 체인 외에 중국 전역에 들어서 있는 종합 쇼핑몰인 완다 광장(萬達廣場)을 통한 손실 또한 막대하다. 춘절(중국의 설) 기간 완다 광장 쇼핑몰 입점 업체에게 한달 간의 임대료와 관리비를 삭감해주는 행보에 나선 완다는 이를 통해 30~40억 위안의 추가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2020.07.10 pxx17@newspim.com

◆ 빚더미에 눌려 흔들리는 완다 제국

"최고의 부자(首富)가 최고의 빚쟁이(首負)로 변하다"

최근 현지 매체에서 왕 회장을 언급할 때면 최고의 부자(首富)와 함께 중국어 발음이 '서우푸'로 동일한 최고의 빚쟁이(首負)라는 타이틀이 따라붙는다.

자수성가형 기업가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벌여온 무분별한 차입경영(자신의 자본이 아닌 과도한 부채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경영 활동)으로 왕 회장이 큰 빚을 지게 됐고, 올해 최악의 경영난에 직면하면서 그간 쌓여온 막대한 부채 리스크가 결국 터지게 될 것이라는 평과 함께다. 

이와 함께 "작은목표(小目標)에서 살아남기(活下去)로"라는 말도 자주 등장한다.  

왕 회장은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던 지난 2016년 언론 매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청년들이 큰 욕심을 갖기보다는 먼저 1억 위안 벌기와 같은 작은 목표(小目標)부터 세우는 게 좋다"고 말해 논란을 산 바 있다. 2015년 기준 중국 대졸자 평균 초임 연봉이 4만5000위안임을 감안하면 1억 위안은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아도 모으기 힘든 액수이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현지 매체는 "1억 위안을 작은 목표라고 여겼던 왕 회장에게, 지금은 살아 남는 것이 목표가 됐다"는 말로 현재 왕 회장이 직면한 심각한 경영 위기를 표현하고 있다. 

pxx17@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