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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브로드웨이 42번가' 송일국 "짜릿한 객석 반응, 그 맛에 무대 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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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배우 송일국이 4년 만에 뮤지컬 무대로 돌아왔다. 그의 데뷔작이었던 '브로드웨이 42번가'로 침체된 공연계에 다시 한 번 희망을 전한다.

'브로드웨이 42번가'가 샤롯데씨어터에서 절찬 공연 중인 가운데, 송일국과 만났다. 공연 3주차에 접어들며 여러 모로 안정된 표정이었다. 무사히 첫 공연을 올렸지만 연습 도중 안과 수술을 받으며 무려 한달 간의 공백도 있었다.

"어려운 시기에 공연이 오른다는 것 자체가 감동적이에요. 눈 수술을 하느라 공연 앞두고 한달이나 연습을 못했어요. 절대 안정을 취해야 했거든요. 제 입장에선 참 어렵고 소중한 무대예요. 객석이 잘 안보이긴 하지만 다행히 많은 분들이 와주세요. 정말 감사한 일이죠. 아무리 작품이 잘 나와도 관객이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는 거잖아요."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브로드웨이 42번가'에 출연 중인 배우 송일국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2020.07.14 jyyang@newspim.com

지난 2016년에 줄리안 마쉬 역으로 참여한 이후 4년 만에 같은 무대에 오르게 됐다. 그는 "사실 다시 불러주실 줄 몰랐다"면서 웃었다. 스스로는 지난 무대가 별로 만족스럽지 못했던 모양이다. 연기적으로는 물론이고 노래가 한층 나아졌다며 이제는 뿌듯해했다.

"다시는 기회가 안올 줄 알았어요. 하하. 성의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스스로 4년 전보다 훨씬 좋아졌다는 걸 느껴요. 특히 노래가 그렇죠. 연초부터 연습을 하긴 했는데 한달이나 공백이 있었잖아요. 그게 없었음 더 완성도가 높았을텐데요. 완전히 몰입하시는 데 방해가 안될 정도로 할 수 있었는데 약간 아쉽죠. 지난번엔 2막 넘버 앞두고 인터미션이 지옥같았어요. 이번엔 다행히 그정도는 아니에요."

송일국은 이번 공연을 위해 연초부터 음악감독과 주 3회씩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줄리안 마쉬 역을 분석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전보다 혼자 매달릴 시간이 많았던 만큼, 나름대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냈다. 모든 걸 무대에서 보여줄 순 없지만 균형과 무게감을 유지하는데 집중했다.

"음감(음악감독)님이 저와 잘 맞아요. 노래도 과학적으로 접근해서 가르쳐주셔서 좋아요. 최근에 제작에 살짝 발담근 작품도 있어서 줄리안 마쉬에 대한 이해도가 커졌어요. 치열하게 대본만 보면서 작품을 보는 시각이 좀 더 넓어진 것도 느꼈죠. 배우는 어쩔 수 없이 내 배역만 보게 될 때가 있는데 이제 전체를 보면서 해석을 다르게 할 수 있었죠. 지난번엔 너무 소리만 질렀지 않나 싶어요. 하하. 지금은 좀 더 유연하고 인간적인 면을 채웠죠. 그래도 한쪽에 치우치면 안되는 거라 연출님이랑 얘기를 하면서 선을 잘 잡아보려고요."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브로드웨이 42번가'에 출연 중인 배우 송일국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2020.07.14 jyyang@newspim.com

송일국은 초등학생이 된 세쌍둥이의 근황을 전하며 "곧 친구들이랑 보러올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는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 일에 몰입하기 어려운 환경임을 토로하면서도, 의외로 무대를 향해 끝없는 열정을 내비쳤다.

"아이들 태어나고 나선 작품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어요. 예전엔 작품 때문에 집에서 나와 있는단 얘기 듣고도 이해를 못했죠. 애들 생기니 알겠어요.(웃음) 집에선 아무것도 못해요. 공연은 할수록 욕심나요. 게다가 뮤지컬배우는 완전히 동경의 대상이었죠. 연기는 기본이고 노래도, 춤도 해야 하니까요. 노래와 춤은 평생 담을 쌓고 살았던 사람이라. 하하. 줄리안 마쉬도 딱 한번 춤 아닌 춤이 나오는데 매번 공연 전에 페기 역 배우랑 연습을 해봐요. 아니면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어요."

극중 중요한 비중을 담당하는 역이긴 해도, 줄리안 마쉬가 처음부터 끝까지 주목받지는 않는다. 그 부분이 아쉽진 않은지 묻자 송일국은 손사래를 쳤다. 그는 매번 공연 내내 함께하는 앙상블 배우들과 젊은 후배들의 열정에 혀를 내두른다고 고백했다.

"사실 이번 공연의 진짜 주인공은 앙상블 친구들이죠. 뒤에서 보면 정말 너무 부러워요. 시간을 돌릴 수 있으면 저도 춤 배우고 노래하고 오디션만 보러 다닐 것 같아요. 20대 때는 이런 길을 걷지 않았어서 소데에서 춤추는 거 보면 정말 부러워요. 환골탈태는 못해도 도전 아닌 도전을 해보려고 해요. 얼마 전에도 오디션 봤는데 떨어졌죠. 하하. 여기선 완전히 신인이에요. 대선배님들도 다 오디션 보러 다니시는데 제가 어디 명함을 내밀겠어요."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브로드웨이 42번가'에 출연 중인 배우 송일국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2020.07.14 jyyang@newspim.com

'브로드웨이 42번가'에는 송일국 외에도 최정원, 배해선, 홍지민, 전수경 등 익숙한 중견 배우들이 다수 출연한다. 관록의 연기 내공만큼이나 관객들과 직접 소통에도 능숙한 배우들이다. 실제로 객석은 시종일관 이들의 대사와 제스처 하나하나에 웃음을 터뜨린다. 이 반응이 송일국에겐 과연 어떻게 다가올까.

"관객의 웃음이 정말 마약같아요. 거기 빠지면 욕심내게 될까봐 겁나죠. 마침 또 전작 '대학살의 신'에선 너무 객석과 가까이서 호흡을 이미 해봤거든요. 솔직히 웃기려고 하면 별 거 다 할 수 있어요. 그래도 줄리안 마쉬는 그러면 안되니까, 연출이랑 제작부에서 잡아주셨죠. 드레스리허설 때 준모씨랑 종혁씨 하는 걸 보면서 중심을 잡기도 했고요. 다른 분들이 워낙 웃겨주시니까 오히려 진중하게 가야겠더라고요. 오히려 진지하게 할수록 더 많이 웃으시기도 해요. 하하. 객석이 호응해주시면 사실 너무 행복해요. 그 맛에 무대 서는 거죠."

인터뷰 말미, 송일국은 재차 "다시는 기회가 안올 줄 알았다"면서 감사했다. 대중에게 익숙한 TV 드라마 속 주인공이었던 송일국은 이제 세쌍둥이 아버지를 거쳐, 공연계의 묵직한 존재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 모든 게 그의 의지였던 만큼 앞으로도 더 다양한 무대에서 그와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정말 아쉬웠던 게, 이제 막 노래에 대해 좀 알 것 같은데 끝났어요. 하하. 공연의 매력은 말로 다 할 수 없어요. 진정한 배우 예술이란 느낌이죠. 무대가 주는 희열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거예요. 딱 10년 전에 연극을 처음 했는데 그때 그 느낌을 잊을 수가 없죠. 제일 먼저 극장에 간 날도 많아요. 그 공간에 있는 게 너무나 행복했죠. 청소해놓고 꽂꽂이도 해놓고요. 오디션도 계속 보려고요. 써주시면 뭐든 하고싶어요. 저흰 선택하는 직업이 아니라 받는 직업이에요. 노래도 지금처럼 노력하면 더 어려운 것도 해낼 수 있지 않을까요. 하하. 춤은 조금 얘기가 다르지만, 예전에 그래도 탭을 해봤으니 노력하면 어느정도는 되겠죠."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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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Y·코인베이스가 2025년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관의 59%가 "AUM의 5% 이상을 디지털 자산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답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여전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 원자재: AI·에너지 전환·안보가 만든 '전략자산'의 귀환 2026년 원자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AI·에너지 전환·안보 이슈가 맞물린 '전략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리포트는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자재·에너지·전환 메탈에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BNY멜론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전환과 함께 각국의 방위·인프라 지출이 향후 수년간 원자재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본다. JP모간은 천연가스와 전력을 "AI 혁명의 병목(bottleneck)"으로 규정하며 가스 발전, LNG 프로젝트, 송전망 등에 장기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UBS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비중 확대를, 냇웨스트는 희토류·전략자원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피델리티는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물자산·절대수익 전략이 전통 60:40 포트폴리오의 필수 보완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설문에서도 기관투자가의 65%가 전통 60:40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가 2026년에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답해, 원자재·실물자산을 '필수 축'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확인된다.​ 블룸버그NEF와 IEA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수요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2~3%포인트 추가 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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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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