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가스 기준에 따라 노후 차량 교체 수요 확대
하반기 상용차 시장도 안정적 성장세 전망
[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 중국 상용차 시장이 '나홀로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당국의 차량 배출 가스 기준 강화에 따른 차량 교체 수요와 함께 인프라 건설 확대 추세에 힘입어 트럭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모양새다.
코로나 여파로 상반기 자동차 시장이 역 성장세를 보인 가운데, 상용차 판매는 플러스 성장세를 유지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中國汽車工業協會)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상용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다. 특히 6월 한달 간 판매량은 전년비 63.1% 늘어난 53만 6000대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中國汽車工業協會)는 대형 및 소형 트럭의 판매가 상용차 시장의 성장세를 견인한 가운데, 상용차 제조사들도 업황 호전에 따른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대형 트럭은 지난 4월부터 3개월 연속 60% 이상의 판매 성장세를 보였다.
실제로 중국 최대 트럭 제조사인 이치제팡(一汽解放·000800)의 상반기 수익성은 대폭 개선된 것으로 관측된다. 올 상반기 이치제팡의 순이익은 동기 대비 6%~23% 늘어난 19억 위안~23억 위안(약 3230억원~391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올 상반기 판매량은 33만 6000대에 달했고, 시장 점유율은 21.8%에 달한다.
그 밖에 다른 상용차 기업들도 두 자릿 수 이상의 판매 증가세를 나타냈다.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둥펑그룹(東風集團)의 6월 전체 판매량은 동기 대비 60% 이상 증가했고, 이중 소형 트럭의 판매 대수는 전년비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푸톈자동차(福田汽車)의 6월 대형 트럭 판매 대수는 동기 대비 137%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판매 증가세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인프라 건설 증가와 국가 3단계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 기준(궈3·國三)'을 적용한 디젤 차량 퇴출 계획에 따른 차량 교체 수요를 주요 요인으로 지목했다. 현재 중국 상용차는 궈5표준(國五標準)을 적용 받고 있고, 오는 2021년부터 신규 기준인 '궈6표준'이 실시될 예정이다.
국무원은 지난 2018년 친환경 정책인 '푸른 하늘 수호전(藍天保衛戰) 3년 행동계획'을 내놓았고, 노후 디젤 차량은 이 방안에 따라 2020년 연말부터 징진지(京津冀, 베이징·톈진·허베이) 및 장강삼각주(長江三角洲 상하이·장쑤성·저장성을 포함한 장강 하구 중심 지역)등 지역에서 운행이 중지된다.
이치제팡(一汽解放)의 트럭 [사진=셔터스톡] |
자동차 전문매체 제일상용차망(第壹商用車網)은 정부의 배기가스 배출기준 강화에 따른 노후 차량 운영 중단이 이번 상용차 판매 확대의 주요 동력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미 노후 상용차 56만대가 2019년 연말까지 운영을 중단했고, 나머지 44만대는 올해 연말까지 퇴출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실재 적재량을 초과해 운행하는 화물차에 대한 단속 작업도 상용차 판매 확대에 한몫 하고 있다. 그동안 불법적인 차량 개조를 통한 과도한 화물을 운반하는 상용차들은 도로 안전에 큰 위협이 됐다. 국무원은 오는 2022년까지 불법 개조를 통한 적재량 초과 운반 화물차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통해 도로 안전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하반기 상용차 시장도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화태(華泰)증권은 '노후 상용차 교체 수요와 적재량 위반 트럭에 대한 단속으로 트럭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신규 배출 가스 기준인 '궈6표준'(國六標準)을 충족시키는 상용차 판매 비중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대형 트럭 판매 실적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됐다. 화태 증권은 올해 대형 트럭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11% 늘어난 130만대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측했다.
■용어풀이
'궈5표준'(國五標準)은 중국의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 기준으로, 유럽의 제5단계 배출기준에 부합하는 차량 표준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국가 1단계 표준부터 기준이 1단계 높아질 때마다 배기가스 배출량을 30~50% 감축시킬 수 있는 차량을 제조해야 한다.
dongxu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