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판매사 법리적 설명·자료 요청에 적극 응할것"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금융감독원이 오는 8월 27일을 라임 펀드 100% 배상안 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마지막 답변 시한으로 잡으면서 일정에 맞추기 위한 판매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아직 라임 배상안 관련 이사회를 개최하지 못했으나 오는 8월 27일 전주에 이사회를 개최하기 위해 사내외 이사들의 일정을 조율 중에 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한차례 이사회를 거쳐 답변시한 연장을 요청했으나, 금감원의 한달 시한연장 방침에 8월 경 이사회를 한번 더 열어 라임 건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신한금융투자는 미래에셋대우와 마찬가지로 아직 라임 배상건을 논의할 이사회를 개최하지 못했고 향후 이사회 일정도 확정짓지 못했지만 8월 시한을 맞추기 위해 조율 중이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
앞서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 7일 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 무역금융펀드에 대해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사상 처음으로 인정하고 판매사들이 투자자들에게 투자금 100%를 배상하라고 권고했다. 수용여부 답변시한은 7월 27일까지였으나 판매사 모두가 답변시한 연장을 요청하면서 금감원이 한차례 연장을 수용해 8월 27일이 새로운 답변 시한이 됐다.
다만 금감원은 사태가 장기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 아래 단 한차례의 연장만을 수용할 것이라는 입장을 판매사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분조위의 권고안은 양측이 모두 수락했을때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있다. 한쪽이라도 수용하지 않았을 시에는 강제성을 가지지 않기 때문에 아무런 효력이 없다. 판매사들이 금감원의 권고를 불수락할 경우 투자자들이 소송에 나서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이 그럼에도 이전 답변 시한인 7월 27일에서 단 한달간의 연장만을 허용하기로 한 것은 시한 연장으로 사태가 장기화되는 것보다 바로 소송에 돌입하는 것이 투자자 권익 보호에 이롭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키코 사태의 경우 답변시한이 5차례 연장되면서 약 다섯달간 결정이 유예된 바 있다.
금감원은 이번 조정안이 법적으로 충분한 검토를 거친 판단이며 이사회 판단에 참고할 수 있는 자료도 적극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판매사에 오는 8월 27일까지 '수락' 혹은 '불수락' 여부만을 알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키코 사태와 같이 장기화 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서 이사회를 열어 8월 말까지 결정을 마무리지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판매사에 요청했다"면서 "법리적 설명이 필요하거나 쟁점이 있다면 금감원에서 적극 설명하고 자료를 제공하겠다는 입장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판매사들이 금감원 조정안에 반기를 들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판매사들 입장에서는 80%도 아닌 100% 배상안이 권고된 만큼 이미 더 물러설 곳이 없는 상황"이라며 "법정으로 가 다퉜을 때 판매사 쪽에 보다 더 유리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판단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