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경주시체육회 대상 특별근로감독
노동관계법 위반 20건 적발…9건 형사입건
전국 30개 지방체육회에도 근로감독 실시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고(故) 최숙현 선수가 몸담았던 경주시체육회가 정부의 특별근로감독 결과 폭행과 임금체불 등 총 20건의 노동관계법 위반행위가 적발됐다.
고용노동부는 고 최숙현 선수 인권침해 사건이 발생한 경주시 체육회를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총 20건의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을 적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중 9건은 형사입건했고, 11건에 대해서는 과태료 부과를 처분할 계획이다.
이번 특별감독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대구지방고용노동청과 포항지청이 합동으로 '특별근로감독반'을 편성해 지난 7월 19일부터 8월 21일까지 6주간 실시했다.
[경주=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경찰청이 28일 '고 최숙현' 폭행 관련 경주시청을 압수수색했다. 2020.07.28 nulcheon@newspim.com |
우선 고 최숙현 선수 외에도 추가로 폭행 피해를 입은 선수들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전·현직 선수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경기) 감독 김모(42)씨가 다른 선수들에 대해서도 폭행을 행사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설문조사(전 직원 61명 중 29명 참여)에서는 응답자의 34.5%가 최근 6개월 동안 한차례 이상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가해자는 대부분 선임직원이었고, 피해를 당한 후 대부분 혼자 참거나 주변인에게 알린 것으로 나타났다. 혼자 참는 이유는 '대응해봤자 해결이 안 되기 때문'이거나 '가해자의 영향력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모든 선수들이 1년 단위 근로계약을 맺고 있는 가운데, 연장·휴일근로수당 등 법정수당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주시 체육회는 최근 3년간 전·현직 근로자 78명에게 연장·휴일수당, 연차수당, 퇴직금 등 4억4000여만원을 지급하지 않았고, 근로조건 서면명시 위반 등 기초노동질서도 대체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부는 폭행, 임금체불 등 형사 처벌대상에 대해서는 보강 수사를 거쳐 사건 일체를 검찰로 송치할 예정이다. 또 과태료 부과 처분도 신속히 진행하고, 불합리한 조직문화를 개선토록 권고할 계획이다.
아울러 전국 지방체육회 중 30개소(광역 17개소, 기초 13개소)를 대상으로 9월 7~29일까지 약 3주간에 걸쳐 추가로 근로감독을 실시한다. 광역자치단체는 17개소 전체, 기초자치단체는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3개소, 선수단 규모가 큰 10개를 선정했다.
김덕호 고용부 근로감독정책단장은 "이번 경주시 체육회에 대한 감독결과 노동관계법의 사각지대에서 많은 문제점이 노출됐다"면서 "유사한 상황에 처해 있을 것으로 보이는 다른 지방체육회에 대해서도 면밀히 점검해 부당하고 불합리한 조직문화가 있다면 개선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