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성폭행으로 형사처벌 받아도 의사면허 유지돼
강병원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특권…개정 필요"
[세종=뉴스핌] 김은빈 기자 = 살인이나 성폭행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았더라도 의사면허가 유지되는 현행법을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같은 법 개정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변호사나 세무사 등 다른 국가 자격증 소지자는 금고 이상 형을 받으면 면허가 취소되는데 의사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행 의료법에 따르면 보건당국이 의사면허 취소를 할 수 있는 경우는 ▲정신질환자·마약중독자·금치산자 ▲자격정지 기간 중 의료행위 ▲3회 이상 자격정지 처분 ▲면허 대여 ▲허위진단서 작성 및 진료비 부당 청구 등이다. 살인이라 성폭행, 업무상 과실치사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아도 면허를 취소할 근거가 없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보건복지위원회의실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2020.10.07 leehs@newspim.com |
강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동안 의사가 살인·강도·절도·폭력 4대 범죄를 저지른 경우는 2867명, 성범죄는 613명이었다. 2018년 진료 중이던 환자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산부인과 의사는 현재 2심 재판 중이지만 여전히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다고 강 의원은 꼬집었다.
강 의원은 "독일에서는 구속되면 의사면허가 정지되고 형이 확정되면 취소되지만, 우리나라는 의료법상 금고형 이상 확정 시에만 면허 취소가 된다"며 "국민 정서와 너무 동떨어진 의사의 특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의료인은 생명을 다루는 만큼 높은 도덕성과 직업윤리가 요구된다"며 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 의원은 이어 "소수 의사들의 잘못으로 대다수 의사들의 명예가 훼손당하고 있다"며 "이런 변화는 의사들에게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사면허 결격사유 강화와 관련된 법 개정에 대해 "국민들 뜻과 부합되게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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