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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국감] 조폐공사, 150억짜리 '여권 제조기' 입찰비리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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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일리스사, 보증서·납품기한 미달에도 선정
블라인드 방식도 안지켜…김주영 "비리 밝혀야"

[세종=뉴스핌] 최온정 기자 = 한국조폐공사가 150억 규모의 여권제조기 사업을 추진하면서 결격사유가 있는 기술업체를 최종 낙찰자로 선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2월 조폐공사가 추진한 '차세대 전자여권 제조기' 입찰에는 독일의 일리스사와 뮬바우어, 일본의 우노사가 참여했다.

이 입찰은 블라인드 기술평가 80%와 적격업체를 대상으로 가격을 공개해 가격점수 20%를 더해 최종 낙찰자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입찰 결과 독일의 일리스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총행복정책포럼 창립총회 및 세미나에 자리 하고 있다. 2020.07.07 leehs@newspim.com

문제는 낙찰된 일리스사에 몇 가지 결격사유가 있었다는 것이다. 우선 입찰자들은 입찰유의서의 명시된 가격개찰일을 기준으로 3개월(90일)의 보증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낙찰자로 선정된 일리스는 이를 충족하지 않는 기간 미달의 보증서를 제출했다. 나머지 두 입찰사는 모두 기준을 충족한 보증서를 제출했지만, 기술입찰에서 모두 부적격업체로 탈락했다.

일시스사가 제시한 납품기한에도 문제가 있었다. 이 입찰은 1차 납품기한을 2019년 12월 31일로 정해 놓은 상태였다. 그런데 기한 안에 완료하겠다는 타 업체와는 다르게 낙찰자로 선정된 일리스는 기술평가 당시에 구두로 기한 안에 납품이 어렵다는 답변을 내놨다. 조폐공사는 이에 대해 부적격 사유가 아니라는 이유로 기술평가를 했고 결과적으로 3개 업체 중 1등으로 선정했다.

기술평가 방식도 문제다. 기술평가는 5개 분야에 11개 항목, 34개 평가요소에 대해 평가하게 되어 있는데, 이중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항목은 단 2개 요소밖에 없다. 즉 조폐공사는 전체 총점의 84%를 정성평가에 의존하여 평가위원들의 재량에 기술평가를 맡긴 것이다. 일례로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정성평가 항목인 '제안내용 이해도'에서 일리스는 5.6점을 받았지만 뮬바우어사는 4.96점, 우노사는 5.75점을 받아 차이가 확 벌어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기술입찰을 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하겠다던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조폐공사는 기술규격과 관련해 일리스를 포함한 입찰 참가자들과 사전에 기술규격을 협의한 바 있다. 이 협의를 해왔던 팀 직원이 평가위원으로 참여했기 때문에 어떤 업체들이 기술 제안 설명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평가위원회도 외부위원이 단 1명에 불과해 내부 직원의 입김이 크게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공사 내부 평가위원 7명 중 3명은 지난 2018년 10월에 일리스사의 협력사인 독일 쿠글러사에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쿠글러사는 2019년 2월에 공사 입찰에 참가한 일리사를 통해 자신들의 제품을 공급하는 제조사다. 평가위원들이 쿠글러사의 기술과 제품을 보고 오면서 입찰의 익명성과 공정성이 훼손됐을 가능성이 있다.

김 의원은 "조폐공사의 전자여권제조기 외자 입찰에 자격위반, 불공정, 편법 등의 의혹이 너무 많아 입찰비리 의혹이 짙다"며 "감사원 감사 및 검찰 조사를 통해 입찰비리 여부를 명명백백하게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onjunge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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