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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블링컨 美 차기 국무장관 북핵 해법은 '빅딜·노딜' 아닌 '스몰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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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이란핵합의' 북핵문제 해법으로 제시
'전략적 인내' 입안…바이든 시대는 변화 전망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토니 블링컨(풀네임: Antony John Blinken)이 23일(현지시각) 미국 조 바이든 차기 대통령의 초대 국무장관으로 내정됐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이란 핵 합의(JCPOA)'를 주도했던 블링컨의 국무장관 지명은 바이든 차기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시사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인수위원회는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을 국무부 장관에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최측근이던 제이크 설리번 전 부통령 안보보좌관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됐다.

앤서니 존 블링컨 국무장관 내정자 [사진= 로이터 뉴스핌]

블링컨은 오바마 행정부의 대표적 대북정책으로 알려진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를 입안한 당사자지만 바이든 행정부 출범시 이를 그대로 답습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북한의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보유 등으로 한반도 정세가 오바마 행정부가 '전략적 인내' 정책을 추진하던 2008년과 크게 달라졌고 이미 실패한 것으로 평가받는 정책을 바이든 행정부가 답습할 리 없다는 분석이다.

바이든 당선자는 또 블링컨 국무장관 내정자의 주도하에 파리기후협약 재가입, 이란 핵합의 복귀, 한국과 일본, 유럽 등과의 동맹관계 개선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블링컨은 바이든 당선인이 상원 외교위원장으로 일할 때 외교 정책 수석보좌관을 맡으며 오랜 인연을 이어왔다. 바이든 당선인이 200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통령으로 당선되자 부통령 전담 국가안보보좌관을 거쳐 국무부 부장관을 지냈다. 뉴욕타임스는 "블링컨은 20년 가까이 바이든 당선인의 최측근 외교 자문으로 활동하며 이라크, 리비아, 시리아 등 중동 지역과 미국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많은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선을 앞두고 미국 언론의 외교담당 기자 등과 만난 자리에서 바이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핵심 이슈를 동맹들과 함께 풀어나갈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한 '이란 핵 합의'에도 다시 복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5년 체결된 '이란핵합의'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미·중·러·영·프)과 독일, 그리고 이란이 참여했다. 블링컨의 발언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시사한 것이는 점에서 한반도에 중요하다.

◆ "북한도 이란핵합의처럼 똑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기회 있다"

그는 미국 대선을 40일 가량 앞둔 지난 9월 CBS방송 대담 프로그램에서도 오바마 행정부의 이란 핵합의 도출을 거론한 뒤 "나는 북한과도 똑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블링컨은 2018년 6월 제1차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 전날 '북핵 해결을 위한 최상의 모델은 이란핵협정(The Best Model for a Nuclear Deal With North Korea? Iran)'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뉴욕타임스(NYT)에 실었다. 이 기고는 블링컨이 국무장관이 될 경우 향후 미국의 대북정책과 북핵문제 접근방법이 어떤 방향으로 추진될지 짐작케 한다.

그는 기고에서 '이란 핵 합의'를 통해 이란이 무기용으로 사용 가능한 우라늄 98%를 제거하고, 원심분리기의 3분의 2 해체와 봉인 등이 합의됐다면서 이는 결국 이란의 핵무기 능력을 없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과의 협상도 우선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전면 감시와 이란 방식의 제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란과 달리 북한은 북한은 이미 핵무기와 미국까지 위협할 수 있는 ICBM을 개발했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순순히 핵무기를 모두 넘겨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환상'이라고 표현했다.

블링컨은 현실적 대안으로 ▲모든 (핵)프로그램의 공개 ▲국제사찰단 감시하의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 인프라 동결 ▲(핵)탄두·미사일의 일부 폐기와 경제 제재의 제한적 해제 맞교환 등을 북미 간에 고려해볼만한 잠정적 합의 요소로 꼽았다. 그는 일단 이 정도 수준의 합의를 먼저 이룬 뒤 포괄적인 북핵 협상을 위한 시간을 벌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우라늄) 광산, (정련) 공장, 원심분리기, 농축·재처리 시설 등의 핵 공급망 전체를 아우르는 모니터링 시스템"도 이란핵합의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 블링컨,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북핵문제 해법 제시

블링컨이 언급한 북핵 해결방안의 핵심은 현실에 기반한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라는 점이다. 아울러 미국과 북한 간 1대1 협상이 아니라 6자회담 등을 통한 다자주의 협상이다. 북핵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국제사회와 함께 모색하고 이를 추인한다는 것이다.

그가 북핵협상의 첫 단계로 제시한 방안 중 골자는 '모든 핵미사일'과 '모든 제재'가 아니라, '일부' 핵미사일과 '일부(제한적)' 제재의 교환이다.

이후 두 번째 단계에서 포괄협정을 체결한다고 했다. 블링컨은 포괄협정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민주당 정부가 클린턴 행정부 시절 추진했던 '페리프로세스' 등을 참고할 때 완전한 핵폐기와 북미관계 정상화 및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을 포함하는 내용일 것으로 예상된다.

블링컨이 NYT 기고에서 언급한 모델이 바로 이란핵합의와 유사하다.

◆ 핵시설 감축과 제재해제로 구성된 이란핵합의 모델 핵심 내용은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알리 아크바 살레히 이란 부통령이 2015년 7월 14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이란핵합의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IAEA 홈페이지 캡처]

P5+1(미·중·러·영·프·독)과 이란이 2015년 7월 14일 최종 합의한 '이란 핵문제 해결을 위한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 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은 같은 해 4월 2일 합의된 핵심요소를 바탕으로 양측의 주요 공약을 담은 본문과 기술적 내용을 담은 5개 부속서(annex) 등 약 100페이지 분량의 문서다. 부속서는 ▲핵 관련 조치 ▲제재 해제 관련 공약 ▲민간 원자력 협력 ▲공동위원회(Joint Commission) ▲합의 이행 계획 등을 포괄한다.

JCPOA의 첫 단계에서 이란은 ▲10년간 원심분리기 1만9000개를 5060개로 감소 ▲15년간 우라늄 농축을 3.67% 이하 제한 ▲15년간 저농축우라늄 재고 감축(약 1만kg→300kg) ▲15년간 플루토늄 추출 위험이 큰 중수로 건설 및 중수 축적 금지 등의 내용에 합의했다. 이에 대한 보상으로 미국은 이란에 대한 석유금수와 1000억달러 해외자산 동결을 해제하기로 했다.

양측은 이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계획으로 ▶수일내 JCPOA 승인 위한 유엔 안보리 신규결의 채택 ▶90일 이후 JCPOA 발효 ▶이란 초기의무 이행을 IAEA(국제원자력기구)가 확인한 즉시 EU 및 미국 제재해제(약 6~9개월 예상) ▶발효 8년후 EU, 미국 핵 이외 제재 해제 및 이란 추가의정서(AP) 비준 추진 ▶발효 10년후 JCPOA 종료라는 단계별 로드맵을 짰다.

아울러 2025년까지로 예정된 합의 이행 계획 기간 중 IAEA가 이란 핵프로그램이 평화적 성격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포괄적 결론을 도출할 경우 10년이란 경과기간도 단축 가능하다고 명시했다. 물론 이란이 합의를 불이행할 경우 협정문 발효 65일째부터 제재를 복원(Snap back)한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P5+1(미·중·러·영·프·독)과 이란은 이 과정에서 ▲신형 경수로 건설 ▲Arak 중수로 설계변경 ▲과학·기술 R&D ▲핵안보 및 원자력 안전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핵폐기물 관리 및 시설 해체 등 관련 협력 확대 추진 등 민간 원자력 분야의 협력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 바이든 "트럼프가 파기한 이란핵합의에 복귀할 것"

오바마 행정부의 최대 업적으로까지 부각되던 이란핵합의는 2016년 1월부터 이행되다 2018년 5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파기하며 존속 위기에 처했다. 이후 이란 역시 지난해 5월부터 단계적으로 핵합의 이행 범위를 축소하면서 중동에서 다시 핵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 9월 언론 기고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이란이 핵무기를 손에 넣지 못하도록 확고한 약속을 끌어낼 것"이라며 이란이 핵합의를 성실히 이행하는 것을 조건으로 미국도 이란핵합의에 복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란 정부도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것이 목표"라며 합의 복원을 위해 바이든 차기 행정부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내년 6월에 치러질 이란 대선 전에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JCPOA에서 약속한 수준으로 다시 해제된다면 이란핵합의를 되살릴 가능성은 남아 있는 셈이다.

관건은 이란핵합의 모델의 북핵문제 적용이다. 새로운 북미관계 구축을 목표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를 실현한다는 2018년 북미 간 싱가포르 합의는 2019년 제2차 베트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선(先)비핵화 후(後)체제보장'이란 '리비아 모델'과 '안보와 경제 교환'에 대한 이견으로 '노딜'로 끝났다.

다자주의와 현실에 기반한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해법을 모색한 이란핵합의는 핵신고와 핵폐기에 이은 완전한 비핵화를 경제제재 해제 및 북미관계 정상화(수교)와 맞교환하자는 북한의 '단계적 동시적 해법'과도 다소 거리가 있다.

과연 블링컨이 제안한, '빅딜'과 '노딜'보다 좀 더 정교하고 체계적인 '스몰딜(이란식모델)'이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북미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바람직한 해법이 될 수 있을까.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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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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