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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정부 상대 위안부 손배 승소…"주권면제 벽 넘어선 국내 첫 판결"

기사입력 : 2021년01월08일 15:20

최종수정 : 2021년01월08일 15:20

법원 "일본제국 불법행위에 주권면제 적용 안돼"
"일본 정부 배상책임 인정한 국내 법원 첫 판단"
13일 다른 위안부 피해자 선고도 남아…결과 주목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일본 정부를 대상으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손을 들어준 법원의 판결은 과거 일본의 불법행위에 대해 '주권면제'를 적용할 수 없다는 판결이어서 의미가 깊다.

국내 법원이 외국국가를 대상으로 한 소송에서 재판권을 갖지 않는다는 국제관습법상 '국가면제(주권면제)' 이론을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적용할 수 없다는 우리나라 법원의 첫 판단으로 향후 관련 사건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김정곤 부장판사)는 8일 고(故) 배춘희 할머니 등 12명의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1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전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행위는 일본제국에 의해 계획적·조직적으로 광범위하게 자행된 반인도적 범죄행위로서 국제 강행규범을 위반한 것이며 당시 불법점령 중이었던 한반도 내에서 우리 국민인 원고들에 대해 자행된 것으로 국가면제를 적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외적으로 대한민국 법원에 피고에 대한 재판권이 있고 국제재판관할권도 가진다"고 판단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6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29주년을 맞이 제1473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소녀상 뒤로 29년 동안의 사진들이 보이고 있다. 2021.01.06 yooksa@newspim.com

대한변협 일제피해자 인권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봉태 변호사는 이번 판결에 대해 "상식의 승리라고 본다"며 "그리스, 이탈리아 등 법원에서 주권면제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판결한 적이 있고 승소 판결을 안하면 우리나라 사법부가 죽었다고 할 만큼 너무나 당연한 판결"이라고 평했다.

지난 2004년 이탈리아 대법원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의해 강제노역을 당한 루이지 페리니(Luigi Ferini)가 독일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주권면제를 인정하지 않고 독일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이날 판결은 위안부 피해자들이 한국 정부가 아닌 일본 정부를 상대로 배상 책임을 받아낸 첫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그동안 위안부 피해자들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거나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전범기업인 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적은 있었으나 직접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이 사건의 원고 중 한 명인 강일출 할머니 등은 2015년 12월 28일 박근혜 정부가 일본과 맺은 '한·일 위안부 합의'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

이후 항소심에서 '국가는 향후 위안부 피해자들의 존엄과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피해자들은 소를 취하한다'는 내용의 조정이 성립됐다.

최 변호사는 일본 정부를 상대로 승소한 것에 대해 "그동안 일본이 주장하던 주권면제의 벽이 넘어진 것"이라며 "앞으로 다른 피해자들도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부장판사 김정곤)가 고(故) 배춘희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김강원 변호사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01.08 pangbin@newspim.com

그러나 일본 정부는 피해자들이 지난 2013년 8월 조정 신청을 낸 때부터 2016년 1월 정식 재판으로 넘어오고 이날 선고기일이 열릴 때까지 줄곧 소송 절차에 응하지 않았다. 다만 주권면제 이론이 적용돼야 한다며 소 제기가 부적법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일본 정부 측이 항소하지 않아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더라도 법원이 인정한 위자료를 어떻게 받아내느냐의 문제도 남았다.

피해자들을 대리한 김강원 변호사는 이날 "일본국에 강제집행 가능한 재산이 있는지 별도로 검토해야 할 사항"이라며 "평소 할머니들을 보살펴온 나눔의 집 측과 상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선고 결과가 오는 13일 열리는 또 다른 위안부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같은 법원 민사합의15부(민성철 부장판사)는 이용수 할머니와 고 곽예남·김복동 할머니 등이 일본국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1심 선고를 열 예정이다.

이 재판에서도 마찬가지로 주권면제 이론이 쟁점이 됐다. 지난해 9월에는 국제법 전문가가 증인으로 출석해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주권면제 예외를 적용해 자국 법원에서 재판받을 권리가 인정돼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shl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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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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