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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문대통령 "과거에 발목잡힐 수 없어...언제든 일본과 대화 나눌 준비 돼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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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협력은 양국과 동북아 안정, 한·미·일 협력에도 도움 될 것"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에 북한도 참여해 협력하고 교류하길 희망"

[서울=뉴스핌] 이영섭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일 3·1절을 맞아 일본을 향해 "우리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준비가 되어 있다"고 관계개선을 위한 대화의지를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3·1절 기념식 기념사를 통해 "3·1독립선언서는 일본에게, 용감하고 현명하게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고 참된 이해를 바탕으로 우호적인 새로운 관계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우리의 정신은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탑골공원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2021.03.01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한일관계의 기본방향과 관련, "우리는 과거의 역사를 직시하면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과거의 잘못에서 교훈을 얻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오히려 국제사회에서 존중받는 길"이라며 "그러나 과거에 발목 잡혀 있을 수는 없다.  과거의 문제는 과거의 문제대로 해결해 나가면서 미래지향적인 발전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고 과거사와 현안을 분리하는 기존의 투트랙 전략을 거듭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언제나 피해자 중심주의의 입장에서 지혜로운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다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한일 양국의 협력과 미래발전을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양국 협력은 두 나라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동북아의 안정과 공동번영에 도움이 되며, 한·미·일 3국 협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협력에 방점을 찍었다. 

이어 "더구나 지금은 코로나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함께 준비해 나가야 할 때"라며 "이웃나라 간의 협력이 지금처럼 중요한 때가 없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협력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역지사지의 자세로 머리를 맞대면 과거의 문제도 얼마든지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한일 양국은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바라보며 함께 걷고 있다. 올해 열리게 될 도쿄 올림픽은 한·일 간, 남·북 간, 북·일 간 그리고 북·미 간의 대화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한국은 도쿄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올림픽을 계기로 관계개선을 희망하기도 했다. 

나아가 "한일 양국이 코로나로 타격받은 경제를 회복하고, 더 굳건한 협력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질서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인한 다자주의의 중요성과 국제적 연대와 협력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극복은 물론, 기후변화 대응 같은 전 지구적 문제에 대해 다자주의에 입각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며 " 지난해 12월 우리는 미국, 중국, 러시아, 몽골과 함께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를 출범시켰다. 일본도 참여를 검토하고 있으며, 나아가 북한도 함께 참여하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국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12월 우리는 미국, 중국, 러시아, 몽골과 함께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를 출범시켰다"며 "일본도 참여를 검토하고 있으며, 나아가 북한도 함께 참여하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국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을 향해서는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서도 변함없이 노력할 것"이라며 "전쟁불용, 상호안전보장, 공동번영이란 3대 원칙에 입각해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 참여를 시작으로 북한이 역내 국가들과 협력하고 교류하게 되길 희망한다"고 북한에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접종이 시작된 것과 관련, "3·1독립운동은 민족지도자들이 시작했지만, 온갖 탄압을 이겨내며 전국적인 만세운동으로 확산시킨 것은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었다"며 "지금 이웃을 위해 매일 아침 마스크를 챙겨 쓰는 국민의 손길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국민들의 가슴 깊은 곳에도 국난 극복을 위해 함께한 3·1독립운동의 정신이 살아 숨쉬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국민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웃을 위해 인내하고 희생해온 국민들과, 지금 이 순간에도 격리병동에서 일하는 의료진들의 노력으로 코로나와의 기나긴 싸움도 이제 끝이 보이고 있다. 충분한 물량의 백신과 특수 주사기가 확보되었고, 계획대로 접종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정부는 끝까지 방역에 최선을 다하며, 국민 한 분 한 분이 모두 코로나로부터 안전할 수 있을 때까지 백신 접종에 만전을 기할 것이며, 다음 겨울에 접어드는 11월까지 집단 면역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문재인 대통령의 제102주년 3·1절 기념식 기념사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 동포 여러분,

 

3·1독립운동이 시작된 역사의 현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3·1독립운동 기념식이 열리게 되어, 참으로 뜻깊고 감회가 큽니다.

102년 전 오늘, 이곳 탑골공원에서 민족의 회복과 도약이 시작되었습니다. 천도교, 기독교, 불교가 종교의 벽을 넘어 한마음이 되었고, 학생들이 민족대연합의 선두에 섰습니다.

1919년 3월 1일 오후 2시, 한 청년이 팔각정에 올라 독립선언서를 낭독했습니다. 낭독이 끝나자 만세 소리가 하늘을 뒤덮었습니다. 세계 최대의 비폭력운동, 3·1독립운동이 시작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탑골공원에서 시작된 자유와 독립의 외침은 평범한 백성들을 민주공화국의 국민으로 태어나게 했고, 정의와 평화, 인도주의를 향한 외침은 식민지 백성을 하나로 묶는 통합의 함성이 되었습니다.

3·1독립운동은 식민지배의 수탈로부터 민족의 삶을 회복하기 위해 온 국민이 함께 한 운동이었습니다. 3·1독립운동으로 우리는 식민지 극복의 동력을 찾았고, 민족의 도약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역경을 헤쳐 나가며 대한민국 역사의 반전을 이룬 자랑스러운 선조들께 깊은 존경을 바칩니다.

 

국민 여러분,

100년의 긴 세월이 흘렀지만, 국난에 함께 맞서는 우리 국민들의 헌신과 저력은 한결같습니다. 한 해를 넘긴 코로나의 위협에 우리는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1년, 국민들은 방역의 주체가 되어 대한민국을 지켜주셨습니다. 방역 요원과 의료진은 직업적 책임감을 뛰어넘는 놀라운 헌신과 희생을 보여주었습니다.

3·1독립운동 전 해, 일제의 무단통치와 수탈에 신음하던 1918년에도 '스페인 독감'이라는 신종 감염병이 우리 겨레에 닥쳤습니다. 당시 인구의 40%가 넘는 755만 명의 환자가 발생해 14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콜레라' 역시 '죽음'을 의미했습니다. 치명률이 65%에 이르렀고, 1920년에만 만3천500여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일제는 식민지 백성을 전염병으로부터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방역과 위생을 구실로 강제 호구조사와 무조건 격리를 일삼았고, 1920년 당시 의사 1인당 담당 인구수가 무려 만7천 명에 달했습니다.

그와 같은 척박한 의료 현실 속에서 의학도들은 3·1독립운동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경성의전과 세브란스의전 학생들이 탑골공원의 만세시위를 주도했고, 세브란스병원 간호사들과 세브란스의전 간호부 학생들 역시 붕대를 가지고 거리로 뛰쳐나와 동참했습니다. 체포된 학생들 가운데 경성의전 학생들이 가장 많았습니다.

가족과 이웃, 공동체의 생명을 지킨 것은 3·1독립운동으로 각성한 우리 국민 스스로였습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자 의료인들은, 독립운동으로 탄압받는 민족의 구호를 위해 상해에서 대한적십자회를 설립했고, 1920년에는 '적십자 간호원 양성소'를 세워 독립군을 치료할 간호사들을 길러냈습니다.

콜레라가 유행하자 전국 곳곳의 청년·학생들은 청년 방역단을 조직하여 무료 예방접종과 소독 등의 방역 활동을 벌였고,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서울에서는 열세 개 동, 3천여 가구가 연합 자위단을 조직해 콜레라에 맞섰습니다. 효자동을 비롯한 여덟 개 동 주민들은 전염병 병원 설립을 위한 조합을 결성했고, 1920년 9월 4일, 마침내 최초의 사립 전염병 격리병원 '효자동 피병원'이 설립되었습니다. 조선인이 지은 병원에서 조선인 의사와 간호사, 한의사가 전력을 다해 환자를 치료했습니다. 

오늘의 코로나 상황 속에서 보면, 우리 스스로 우리 환자를 돌보려 했고, 우리 스스로 의료체계를 갖추려 했던 선대들의 노력이 참으로 가슴 깊게 다가옵니다.

오늘 우리가 코로나를 이겨내고 있는 힘이 100년 전 우리 의료인들의 헌신과 희생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국민 여러분,

100년이 흐른 지금, 우리 보건의료 체계는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소득층은 언제든 연간 80만 원 이하의 자부담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치료를 받을 수 있고, 중증환자 보장률도 80%까지 올랐습니다.

우리 의료는 대장암과 위암을 비롯한 각종 암과 뇌졸중 치료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고, 기대수명과 영아 사망률, 암 질환 생존율 등 주요 지표에서 OECD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놀라울 정도로 발전한 보건의료 체계와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이 K-방역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100년이 흘렀지만 한결같은 것이 또 있습니다. 서로를 돌보고 의지하는 '포용'과 '상생'의 마음입니다. 
이야말로 어떤 위기도 이겨낼 수 있게 하는 우리 국민의 힘입니다. 우리는 국민의 힘으로 많은 위기와 역경을 이겨왔고, 지금도 코로나 위기를 이겨내고 있습니다.

3·1독립운동은 민족지도자들이 시작했지만, 온갖 탄압을 이겨내며 전국적인 만세운동으로 확산시킨 것은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었습니다. 지금 이웃을 위해 매일 아침 마스크를 챙겨 쓰는 국민의 손길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국민들의 가슴 깊은 곳에도 국난 극복을 위해 함께한 3·1독립운동의 정신이 살아 숨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웃을 위해 인내하고 희생해온 국민들과, 지금 이 순간에도 격리병동에서 일하는 의료진들의 노력으로 코로나와의 기나긴 싸움도 이제 끝이 보이고 있습니다. 충분한 물량의 백신과 특수 주사기가 확보되었고, 계획대로 접종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끝까지 방역에 최선을 다하며, 국민 한 분 한 분이 모두 코로나로부터 안전할 수 있을 때까지 백신 접종에 만전을 기할 것이며, 다음 겨울에 접어드는 11월까지 집단 면역을 이룰 것입니다.

코로나 방역에 있어서 정부가 시종일관 지켜온 제1의 원칙이 투명성입니다. 정부는 방역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항상 투명하게 공개해왔습니다. 백신 접종도 마찬가지입니다. 백신 접종의 전략과 물량 확보, 접종 계획과 접종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고, 언제나 국제기준을 따르고 있습니다. 

국민들께서, 백신 불신을 조장하는 가짜뉴스를 경계해주시고 백신 접종에 적극 협력하여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 동포 여러분,

1946년, 해방 후 처음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임시정부 국무위원 조소앙 선생은 "우리 동포를 자유민이 되게 하고, 정치적 권리를 갖게 하고, 의식주 걱정 없는, 진정한 광복을 이루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건국이념으로, 우리 스스로 힘이 있을 때 개인과 개인, 민족과 민족, 국가와 국가 간 평등한 발전이 가능하다는 '삼균주의'를 공표했습니다.

소박하지만 원대한 꿈이었고, 우리는 이 꿈 위에서 놀라운 성취를 이뤘습니다.

세계 최빈국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로 성장했고, 세계 7대 수출 강국이 되었으며 1인당 국민소득 3만 불 시대를 열었습니다.

반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 우리의 첨단 IT 제품이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세계 최초의 5G 상용화에 이어,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 미래차에서도 앞서가고 있습니다.

소재·부품·장비 산업에서 자립을 이뤄가고, 시스템반도체와 바이오산업의 성장 속도도 자랑할 만합니다.

우리 청년들의 고등교육 이수율도 OECD 국가 중 가장 높습니다. 끊임없이 배우고 지식을 쌓은 우리 국민의 저력이 경제성장의 원동력이었습니다.

우리는 성숙한 민주주의의 힘으로, 코로나 위기 속에서 방역과 경제의 모범을 만들어왔고, 'K-방역'의 성과와 경험을 세계와 공유하고 있습니다.

개도국과 보건 취약 국가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100년 전, '파리평화회의'의 문턱에서 가로막혔던 우리가, 이제는 G7정상회의에 초청받을 만큼 당당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올해 G7 정상회의 참여로 우리가 이룬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성취 위에서 '선도국가, 대한민국호'가 출발하는 확실한 이정표를 만들겠습니다.

​우리는 국제사회와의 협력 속에서 성장해왔고, 앞으로도 세계와 함께 회복하고 도약할 것입니다.

100년 전, 우리 선조들은 이곳에서 인류 평등의 대의와 함께, 독립선언의 목적이 일본을 미워하고 배척하려는 것이 아니라 나라 간의 관계를 바로잡아 동양평화와 세계평화를 이루고자 함에 있다는 것을 선포하고, 비폭력 평화 운동을 선언하였습니다.

우리는 100년 전의 선조들로부터 나라 간의 호혜 평등과 평화를 지향하는 정신을 물려받았습니다. 100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코로나에 맞서 연대와 협력, 다자주의와 포용의 정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 한번 절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힘이 지배하는 일방적인 세계 질서 속에서, 식민주의와 전쟁으로 인류 모두가 불행해지는 시대를 넘어섰습니다.

우리는 글로벌 공급망을 유지하기 위해 국제적 연대와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으며, 백신의 조기개발을 위해 세계 각국이 협력해야 하고, 세계적인 집단 면역을 위해 개도국과 백신을 공평하게 나누어야 한다는 것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세계는 공존과 새로운 번영을 위해 연대와 협력, 다자주의 정신을 되살려야 합니다.

코로나 극복은 물론, 기후변화 대응 같은 전 지구적 문제에 대해 다자주의에 입각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합니다.

이제 우리에게는 다자주의에 입각한 연대와 협력을 선도할 수 있는 역량도 생겼습니다. 

지난해 12월 우리는 미국, 중국, 러시아, 몽골과 함께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를 출범시켰습니다. 일본도 참여를 검토하고 있으며, 나아가 북한도 함께 참여하기를 기대합니다. 우리는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국들과 협력할 것입니다.

코로나와 같은 신종 감염병과 가축 전염병의 초국경적인 확산은 한 나라의 차원을 넘어 다자주의적 협력에 의해서만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서도 변함없이 노력할 것입니다.

전쟁불용, 상호안전보장, 공동번영이란 3대 원칙에 입각해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 참여를 시작으로 북한이 역내 국가들과 협력하고 교류하게 되길 희망합니다.

한반도와 동아시아에 상생과 평화의 물꼬를 트는 힘이 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일본과 우리 사이에는 과거 불행했던 역사가 있었습니다. 오늘은 그 불행했던 역사 속에서 가장 극적이었던 순간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우리는 그 역사를 잊지 못합니다. 가해자는 잊을 수 있어도, 피해자는 잊지 못하는 법입니다. 

그러나 100년이 지난 지금, 한일 양국은 경제, 문화, 인적교류 등 모든 분야에서 서로에게 매우 중요한 이웃이 되었습니다. 지난 수십 년간 한일 양국은 일종의 분업구조를 토대로 함께 경쟁력을 높여왔고, 한국의 성장은 일본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 일본의 성장은 한국의 발전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우리가 넘어야 할 유일한 장애물은, 때때로 과거의 문제를 미래의 문제와 분리하지 못하고 뒤섞음으로써, 미래의 발전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과거의 역사를 직시하면서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과거의 잘못에서 교훈을 얻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오히려 국제사회에서 존중받는 길입니다. 한국은 과거 식민지의 수치스러운 역사와 동족상잔의 전쟁을 치렀던 아픈 역사를 결코 잊지 않고 교훈을 얻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에 발목 잡혀 있을 수는 없습니다.  과거의 문제는 과거의 문제대로 해결해 나가면서 미래지향적인 발전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합니다. 

한국 정부는 언제나 피해자 중심주의의 입장에서 지혜로운 해결책을 모색할 것입니다.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러나 한일 양국의 협력과 미래발전을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양국 협력은 두 나라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동북아의 안정과 공동번영에 도움이 되며, 한·미·일 3국 협력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더구나 지금은 코로나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함께 준비해 나가야 할 때입니다. 이웃나라 간의 협력이 지금처럼 중요한 때가 없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3·1독립선언서는 일본에게, 용감하고 현명하게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고 참된 이해를 바탕으로 우호적인 새로운 관계를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우리의 정신은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우리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역지사지의 자세로 머리를 맞대면 과거의 문제도 얼마든지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한일 양국은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바라보며 함께 걷고 있습니다. 올해 열리게 될 도쿄 올림픽은 한·일 간, 남·북 간, 북·일 간 그리고 북·미 간의 대화의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한국은 도쿄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할 것입니다. 나아가 한일 양국이 코로나로 타격받은 경제를 회복하고, 더 굳건한 협력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질서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길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지금 우리 곁에 계신 생존 독립유공자는 스물네 분에 불과합니다. 모두 아흔을 훌쩍 넘기셨습니다. 독립유공자들은 온몸으로 민족의 운명을 끌어안아 오신 분들이며, 독립유공자들께 명예롭고 편안한 삶을 드리는 것은 국가의 무한한 책임입니다.

정부는 지난해 독립유공자를 위해 찾아가는 재가복지서비스 특별기동반을 운영했습니다. 독립유공자와 유족을 포함하여 모두 4만4천여 가구에 코로나 긴급구호 물품을 전해드렸고, 몸이 불편하신 분들을 병원에 모시고 다녔습니다.

해외 독립유공자와 후손들께도 마스크 등 방역물품을 지원했습니다.

정부는 이달부터 독립유공자들의 자택으로 직접 찾아뵙는 '한방 주치의 제도'를 시행할 예정입니다.

12월부터는 독립유공자를 비롯한 국가유공자들께 '자율주행 스마트 휠체어'를 지급하고, '인공 망막', '스마트 보청기' 개발도 본격적으로 착수할 예정입니다.

정부는 그동안 독립유공자 심사기준을 개선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독립유공자를 발굴 포상해왔습니다. 독립운동 사료 수집을 강화하고 공적심사 기준을 더욱 개선해 포상 대상을 확대해나가겠습니다.

3·1독립운동의 주역이었던 학생들은 1926년 6·10만세운동, 1929년 광주학생독립운동으로 3·1독립운동의 정신을 면면히 이어갔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6·10만세운동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했고, 올해부터 기념식을 정부 주관 행사로 거행하게 됩니다. 3·1독립운동, 광주학생독립운동과 함께 '3대 독립운동' 모두가 국가기념일이 되어 매우 뜻깊습니다.

임시정부 요인 환국일인 올해 11월 23일,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이 드디어 개관합니다. 목숨을 건 무장투쟁과 의열활동, 필사적인 외교전, 마침내 이뤄낸 광복군의 좌우합작과 국내진공작전의 준비까지 대한민국임시정부 27년의 위대한 대장정을 생생하게 되살릴 것입니다.

우리 독립운동의 역사가 미래 세대에게 커다란 긍지와 자부심이 되길 희망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 동포 여러분,

3·1독립운동 이후 우리의 100년은 식민지배, 분단과 전쟁, 가난과 독재를 극복해온 100년입니다.

인류 보편의 가치인 자유와 평화, 정의와 인도주의를 향해 전진해온 100년입니다.

우리는 지금 3·1독립운동의 정신과 민주주의, 포용과 혁신의 힘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으며, 세계는 우리의 발걸음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연대와 협력으로 소중한 일상을 회복할 것입니다. 인도주의와 다자주의, 상생과 포용의 정신으로 국제질서를 선도하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이곳 탑골공원에는 위기와 역경 속에서 역사의 반전을 이룬 선열들의 정신이 살아있고, 우리는 선열들을 기억하며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함께할 때 우리는 더욱 강합니다.

더 높이 도약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nevermin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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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청와대'…李대통령, 오늘 첫 출근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9일부터 청와대로 공식 출근한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옮긴 지 약 3년 7개월 만으로, 대통령실의 공식 명칭도 '청와대'로 다시 돌아간다. 이 대통령이 출근하기에 앞서 이날 오전 0시부터 용산 대통령실에 걸려 있던 봉황기가 내려가고 동시에 청와대에 게양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옛 국방부 청사인 용산 대통령실로 마지막 출근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오는 29일부터는 청와대에서 집무한다. [사진=대통령실] 봉황기는 대통령 재임 중 상시 게양되는 국가수반의 상징이다. 우리나라의 국화(國花)인 무궁화를 가운데 두고, 상상 속의 새 봉황 두 마리가 마주 보는 문양이다. 봉황기는 윤석열정부 시절 한 번 하기된 바 있다. 올해 4월 4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선고하면서다.  이 대통령이 청와대로 출근함에 따라, 업무표장(로고) 역시 과거 청와대 것으로 돌아간다. 용산 시대가 저물고 청와대 시대가 다시 시작되는 셈이다. 이 대통령의 청와대 연내 복귀는 많은 해석을 낳는다. 새해부터 국민주권정부의 새 출발을 시작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과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등의 사건이 벌어진 지난 정부와의 단절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해석 등이다.  청와대가 다시 문을 열면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대통령 집무실이 여민관에 마련된 점이다. 청와대는 크게 ▲대통령이 집무를 보는 '본관' ▲비서관실과 수석실이 분산 배치된 '여민관 1~3동' ▲외빈 맞이와 행사를 갖는 '영빈관' ▲'대통령 관저' ▲기자실이 있는 '춘추관' 등으로 구성된다. 박근혜 정부까지는 대통령 집무실이 본관에 위치했다. 참모들이 근무하는 여민관과 500m 떨어져 있었다.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 집무실을 참모진이 있는 여민관에 마련해 거리를 좁힌 바 있는데, 이 대통령도 여민관에 집무실을 마련했다. 이 대통령은 본관 집무실과 여민관 집무실을 함께 쓴다는 방침이다. 주로 쓰는 집무실은 여민관이다. 여민관에서 일하는 '3실장'(비서실장·정책실장·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참모진들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는 취지다.  국가상징구역 종합계획도 [자료=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대통령 집무실이 '구중궁궐'이라는 비판을 듣는 청와대로 이전을 한 만큼 국민과의 소통이 제한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통령실도 이를 의식 중이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지난 7일 "청와대 이전 후에는 대통령 일정과 업무에 대한 온라인 생중계 등을 더 확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청와대 시대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대통령 세종집무실을 꾸준히 언급한 바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2일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의 입지가 확정되기도 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의 대통령 세종집무실 목표 준공 연도는 2030년 상반기다. 아직 목표만 세운 단계라 더 늘어질 수도, 더 당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지난 12일 행복청 업무보고 자리에서 "조금 더 서둘러야 할 것 같다"며 공정 단축을 주문한 바 있어 준공 시기가 조금 더 앞당겨 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pcjay@newspim.com 2025-12-2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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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예산처 장관에 이혜훈 지명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장·차관급 등 7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보수' 인사로 분류되는 이혜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을 내정했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대통령은 오늘 장관급 3명, 차관 2명, 특별보좌관 2명을 각각 인사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규연 홍보소통수석이 2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장·차관급 인사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KTV] 2025.12.28 pcjay@newspim.com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로 지명된 이혜훈 전 의원은 '보수 인사'로 분류된다. 2004년 한나라당으로 정계에 입문, 그해부터 17·18·20 국회의원을 지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KDI 연구위원 등을 역임했다. 이 수석은 이 후보자를 두고 "경제 민주화 철학에 기반해 최저임금법, 이자제한법 개정안 등을 대표 발의하고 불공정 거래 근절과 민생 활성화 정책을 추진한 바 있다"며 "다년간 의정 활동을 바탕으로 이번에 출범하는 기획예산처가 국가 중장기 전략을 세심하게 수립해 미래 성장 동력을 회복시킬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국민경제자문회의와 국가기술자문회의 부의장에 김성식 전 바른미래당(현 국민의힘) 의원과 이경수 현 ㈜인애이블퓨전 의장을 각각 기용했다. 김 전 의원 역시 보수 인사로 분류되는데, 이 수석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 4차 산업혁명 특별위원회 위원장 등 탁월한 정책 역량을 인정받아온 분"이라며 "구조적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AI(인공지능) 전환 등 다양한 혁신 과제를 이끌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혜훈 전 의원. 2020.12.16 leehs@newspim.com 이경수 의장에 대해선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핵융합 연구에 40년 가까이 매진해 온 선구자"라며 "우리나라가 세계 3대 AI 강국과 5대 과학기술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에는 김종구 현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이 발탁됐다. 김 차관은 정통 농정 관료로서 농식품 산업에 대한 풍부한 현장 경험과 지식을 겸비한 정책 전문가로 꼽힌다.  국토교통부 제2차관에는 홍지선 현 경기도 남양주 부시장이 발탁됐다. 이 수석은 "경기도에서 약 28년간 철도, 도로 건설 분야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며 "정책 설계부터 집행에 이르기까지 일선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정통 관료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교통 인프라 확충, 전 국민 교통복지 실현 등 교통 소외 지역 해소 등 국정 과제를 역동적으로 구현할 적임자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은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위촉했다. 6선인 조 의원은 현역 최다선으로 국회 국토교통위원장과 민주당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등 주요 직책을 두루 역임한 바 있다. 차기 국회의장에 이름이 거론되는 증 실무 역량과 조정 능력 모두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대통령 정책특별보좌관에는 이한주 전 민주연구원장이 위촉됐다. 이 특보는 이재명정부 출범 직후 대통령직속 국정기획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이 대통령이 변호사이던 시절부터 성남시에서 함께 시민운동을 했으며, 이 대통령의 '정책 멘토'로도 알려졌다.  이 수석은 이 특보를 두고 "이재명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을 설계한 전문가로서 정부의 5개년 국정계획 수립과 국정과제 실천 등 이재명 정부의 정책 방향성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라며 "이에 따라 주요 정책에 대한 자문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사진=대통령실]   pcjay@newspim.com 2025-12-2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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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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