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오승주의 이슈돋보기] 윤석열 물리친 '중대범죄수사청'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현실화되면 검찰 '기소기관' 전락
국회 구조상 더불어민주당 의지따라 '충분'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임기 4개월을 남겨두고 사퇴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직을 놓고 소송까지 불사하며 직을 수행했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중대범죄수사청' 추진에 직을 내던졌다.

추미애 전 장관과의 '일전불사'에도 밀리지 않았던 윤 전 총장을 물러나게 한 '중대범죄수사청'은 도대체 뭘까.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2021.03.04 pangbin@newspim.com

◆'제2검찰청' 추진 다름없어

국회에 제출(2021년 2월8일·의안번호 2108015)된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은 제안취지에 대해 '형사사법체계의 재편'을 강조한다.

황운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법률안의 제안이유서에는 '검찰이 가지고 있는 기소권과 수사권을 분리하여 검사는 공소제기와 유지 및 헌법이 정한 영장청구 권한을 보유하도록 하고, 검찰이 담당하는 6개 중대범죄에 대한 수사를 전담하는 별도의 기관인 중대범죄수사청 설립을 통해 중대범죄수사청 공무원인 수사관이 이를 수행하도록 권한을 배분하여 기소와 수사가 전문적이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형사사법체계를 재편하여, 형사사법시스템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려는 것임'이라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검찰이 갖고 있는 '수사권'을 없애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형사사법시스템이 어떻길래 뭘 어떻게 바꾼다는 것일까. 대한민국 형사사법체계는 큰 틀에서 보면 '검찰이 수사의 주체로 나서면서 법원에 독점적으로 기소해 사법판단을 받아내는 것'으로 요약된다.

2020년 개정되고 2021년부터 시행된 검경수사권 조정안을 통한 형사사법시스템은 경찰이 일반적인 사안은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등 관련 법령 개정전에는 수사 이전 '내사단계'부터 검찰에 보고하고 수사 전반을 검사 지휘를 받아야만 했다.

개정 관련법 이후 경찰은 '수사 개시'와 '수사종결권' 등 권한이 확대되긴 했지만, 여전히 검찰 지휘 아래 놓여져 있다.

범죄인에 대한 수사와 법원에 유무죄를 요구하는 절차를 적시한 대표적인 법률이 '형사소송법'이다. 형사소송법에서 검찰과 경찰의 역할이 상당부분 나눠졌다 해도, 여전히 검찰은 경찰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196조에는 '검사는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는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를 수사한다'고 검사의 수사권에 대해 명확히 나타낸다.

수사권조정에 따라 개정된 제197조 1항에서는 '경무관, 총경, 경정, 경감, 경위는 사법경찰관으로서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는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를 수사한다'고 적시해 '검사의 지휘' 없이도 경찰도 수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하지만 경찰이 독자 수사를 한다고 해도 검찰이 경찰수사를 견제할 장치는 있다. 제197조의 2항(보완수사요구)에서는 ▲송치사건의 공소제기 여부 결정 또는 공소의 유지에 관하여 필요한 경우 ▲사법경찰관이 신청한 영장의 청구 여부 결정에 관하여 필요한 경우 검사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경찰은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시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지체없이 이를 이행하고, 그 결과를 검사에게 통보해야 하고, ▲검찰총장 또는 각급 검찰청 검사장은 사법경찰관이 정당한 이유 없이 제1항의 요구에 따르지 아니하는 때에는 권한있는 사람에게 해당 사법경찰관의 직무배제 또는 징계를 요구할 수 있다.

검사가 경찰이 진행한 사건처리가 수사권 남용 여지가 있다고 여기는 등 의심이 들 경우 언제든지 사건기록을 요구할 수 있다. 경찰은 검찰 요구시 사건기록을 반드시 송치해야 하고, 수사과정에서 경찰의 법령위반, 인권침해 또는 현저한 수사권 남용이 있었던 때는 검사가 해당 경찰관의 징계를 요구할 수 있다.(제197조3항)

검사가 경찰이 수사하는 사건을 '가져와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한도 있다. 개정 형사소송법 제197조의4에서는 검사는 경찰관과 동일한 범죄사실을 수사하게 된 때에는 경찰관에게 사건을 송치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 아울러 요구를 받은 경찰관은 지체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해야 한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3일 대구고검 청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더불어민주당의 중수청 설치 입법에 대해 "소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의 완전 박탈)이라고 하는 것은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사진은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2021.03.04 pangbin@newspim.com

◆이론상 조국도 수사청장 가능

이처럼 검찰은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에도 '수사의 주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경찰이 상당부분 수사 권한을 갖게 됐다 하더라도 대한민국에서 '수사=검찰'이라는 공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특히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에도 검찰은 6대 중대범죄에 대해서는 직접 수사권한을 유지하고 있다. 6대 중대범죄는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다. 정치권과 부패 기업인 등에 대한 수사는 '검찰의 칼날'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국회에서 발의된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은 '수사=검찰'이라는 공식을 무너뜨리겠다는 것이다. '중대범죄수사청'을 설립해 검찰이 쥐고 있는 6대 중대범죄 수사권을 확보해 '또다른 검찰'이 되겠다는 의미다.

법령 의안은 현재 위원회 심사 단계다. 심사를 거쳐 본회의 의결을 거친 뒤 정부로 넘어가 공포되면 법률적 효력을 갖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왼쪽 세번째)가 23일 오전 수사-기소 완전 분리를 위한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입법 공청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이룸홀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2.23 leehs@newspim.com

의안의 주요 핵심 내용은 현재 검찰을 배제하고, 새로운 검찰조직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기존 검찰은 '기소권'만 갖게 하겠다는 것이다.

기소는 검사가 법원에 대해 특정한 형사사건 심판을 청구하는 소송행위를 일컫는다. 한국은 국가기관만이 형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국가소추주의를 채택한다. 국가기관은 '검사'다. 공소제기권을 독점시키는 검사기소주의와 기소독점주의를 취하고 있다.

즉, 형사상으로 아무리 나쁜 죄를 지은 범죄자라도 검사가 기소하지 않으면 재판이 이뤄질 수 없다. '나쁜 인간'을 벌주려 해도 법원에 기소, 공소제기가 이뤄지지 않으면 죄를 벌할수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자'항에 따르면 수사관은 '검찰 또는 경찰 공무원으로서 조사, 수사업무에 종사하였던 사람'도 둘 수 있다. 법령 해석에 따라서는 검사도 '검찰공무원으로 조사, 수사업무에 종사하였던 사람'으로 분류될 수 있다. 중대범죄수사청에 '검사'를 채용하면 기소까지 가능하게 된다.

중대범죄수사청 설치에는 기존 형사소송법 개정도 필연적이다. 수사에 관한 검사의 직무를 규정한 검찰청법도 바꿔야 한다.

중대범죄수사청을 설치하면서 '세트'로 형사소송과 검찰청법 등에 규정된 수사에 대한 조항을 이전시키면 시쳇말로 검찰은 '핫바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사법체계에서 기소는 검찰청이 하는 것이 아니라, '검사'가 한다. 중대범죄수사청에 검사를 두면 기존 검찰청은 사실상 무력화되는 셈이다.

'다'항도 발의안 가운데 흥미로운 부분이다. 중대범죄수사청장 임명에 관한 규정(제5조)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법률학 조교수 이상으로 재직하였던 사람 중에서 임명함'이라는 문구다. 청장은 중대범죄수사청장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2명 중 대통령이 1명을 지명한 후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는데, 15년 이상 판사, 검사, 변호사로 재직한 인물이 임명 가능하다.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 법률에 따른 공공기관이나 법인에서 수사에 관한 사무에 종사한 사람도 후보군에 들 수 있지만, 법률학 조교수 이상으로 재직했던 사람도 청장에 임명될 수 있다.

예컨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1999 울산대 법학과 조교수에 임용된 뒤 서울대 법과대학 조교수(2001년), 서울대 법과대학 부교수(2004년)를 거쳐 2009년 서울대 법과대학 교수로 정식 임용됐다.

인사위원회 추천과 대통령 낙점에 따라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중대범죄수사청장에 임명될 수 있는 법적인 문제는 없는 것이다.

물론 현행 검찰청법에서도 '대학의 법률학 조교수 이상으로 재직하였던 사람'이 검찰총장으로 임명될 수 있다. 단, 앞선 중대범죄수사청 발의안과는 큰 차이가 있다.

검찰청법 제27조에서는 검찰총장 후보 요건을 나열하고 있다. 검찰총장 후보는 15년 이상 법조계 재직을 기본으로 하면서 ▲판사, 검사 또는 변호사(15년 이상 재직) ▲변호사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서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국공영기업체,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공공기관 또는 그 밖의 법인에서 법률에 관한 사무에 종사한 사람 ▲변호사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서 대학의 법률학 조교수 이상으로 재직하였던 사람이다.

검찰청법에서는 대학 법률학 조교수 이상으로 재직했다 해도 반드시 '변호사 자격'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국회에 발의된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는 대학 법률학 조교수 이상으로 재직했다 해도 '변호사 자격'을 갖출 필요가 없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5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2021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21.03.05 kilroy023@newspim.com

◆국회 구조상 여당 마음대로 '현실화' 충분

중대범죄수사청은 아직 법률심사 단계다. 하지만 국회 구조상 언제든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마음만 먹으면 현실화시킬 수 있다.

국회는 헌법 또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가부동수인 때에는 부결된 것으로 본다.(헌법 제49조)

전체 의석수는 300석이다. 이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석은 174석, 제1야당 국민의힘이 102석, 정의당(6석) 등이 뒤를 잇는다. 더불어민주당 의석은 과반(300석 중 151석)이 훌쩍 넘는다. 

여당 단독으로 언제든지 법률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킬수 있다.

 

fair77@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출구조사 "유권자 65% '인플레 트럼프 탓'"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출구조사에서 유권자의 절대다수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고물가와 경제 난국의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BC, CNN, CBS 등 미국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윌리엄 C. 가우디 기술 아카데미의 중간선거 투표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의 44%는 "2년 전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보다 가계 재정 상태가 악화됐다"고 답한 반면, 좋아졌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이번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8%에 그쳐, 1기 임기 당시 치러진 2018년 중간선거 지지율(45%)보다 7%포인트(P) 하락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답했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4대 핵심 경합주(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권자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선거 이슈는 경제(39%)였으며, 민주주의 수호(32%)가 뒤를 이었다. 체감 물가 상승률과 관련해서는 ▲유가 및 경유 가격(87%) ▲식료품 가격(88%) ▲공공요금(86%) ▲의료비(85%) 등 삶의 질과 직결된 전 분야에서 80%가 넘는 유권자가 불안감과 생활고를 호소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층 비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로써 민주당의 라티노 우위 격차는 2024년 10%P에서 이번에 16%P로 크게 확대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흥미롭게도, 유권자들은 양당 모두에 대해 높은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4%(호감 46%), 공화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9%(호감 41%)로 양당 모두 과거 두 차례 중간선거 대비 비호감도가 크게 상승했다. '양당 모두 비호감'이라고 답한 유권자 비율도 2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슈별 정당 신뢰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경제, 외교 정책, 의료, 공직 부패 등 다수 분야에서 공화당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공화당은 이민 문제에서만 유일하게 우위를 점했으며, 인공지능(AI) 정책과 세금 이슈에서는 양당이 팽팽히 맞섰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08:04
사진
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