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마우스'는 저에게 터닝 포인트 같은 작품이에요. 제가 가진 열정과 노력을 많이 녹여내서 의미가 커요."
한 작품 속에서 선과 악의 이미지를 동시에 선보였다. 배우 권화운이 최근 종영한 tvN '마우스'를 통해 여기에 분노, 슬픔, 애증이라는 다양한 감정을 한 캐릭터에 녹여내며 필모그래미피에 인생 작품 하나를 남기는데 성공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권화운 [사진=935엔터테이먼트] 2021.05.21 alice09@newspim.com |
"이 작품을 8개월간 촬영했어요. 성요한이라는 인물을 맡았는데 초반에는 사이코 패스로, 후반에는 착한 인물로 나오는데 두 가지 면을 다 보여줄 수 있어서 즐거웠던 작품이에요. 하나의 캐릭터로 보여드릴 수 있는 부분이 많아서 너무 좋았어요."
드라마 '마우스'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작품이다. 사이코패스 중 상위 1%로 불리는 프레데터를 추격하는 인간 헌터 추적극을 그린 이 드라마에서 권화운이 맡은 성요한은 천재 의사이지만 연쇄살인마 한서준(안재욱)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사이코패스로 의심받는 인물이다.
"저도 처음 대본을 봤을 때 제가 범인인줄 알았어요(웃음). 7부까지만 봤을 땐 누가 봐도 제가 범인이었거든요. 나중에 감독님이 비하인드 스토리 촬영분을 이야기 해주시면서 범인이 바름(이승기)이라는 걸 얘기해주셨죠. 이승기 선배가 범인이라는 말을 듣고 굉장히 신선했어요. 그리고 대본을 보니까 모든 상황들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더라고요. 작가님이 정말 대단하다는 걸 다시 느끼기도 했고요."
상위 1%의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성요한은 프레데터가 아닌 천재의 유전자를 가졌지만 차가운 표정, 싸늘한 말투로 무장한 인물이다. 작품 속에서 감정을 드러내는 일이 거의 없었기에 꽤나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권화운 [사진=935엔터테이먼트] 2021.05.21 alice09@newspim.com |
"감정표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누군가를 만났을 때 화를 내서도, 슬퍼해도 안 되는 인물이었거든요. 감정을 최대한으로 절제해야 하기 때문에 눈 깜빡임 하나까지 고민을 할 정도였죠. 동작 하나도 감독님과 많이 상의를 하면서 찍어 나갔어요. 그래서 초반에 차가운 성요한이 제대로 표현됐던 것 같아요."
연쇄살인마의 아들이라는 꼬리표로 인생이 망가지는 인물을 연기해야만 했기에 준비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원래 밝은 성격을 가졌다는 권화운은 "스스로 고립되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8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최대한 밖을 잘 안 나가려고 했어요. 주변 사람들도 최소한으로 만났고요. 스스로 고립되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니까 외로움이나 고독함이 더욱 잘 느껴지더라고요. 원래 밝은 성격인데 요한이를 준비하면서 스스로 차분해지고 저도 모르게 웃음기가 사라지더라고요. 지금은 드라마 끝나서 웃음을 찾았어요. 하하."
성요한은 사이코패스로 오해를 받았지만 천재 유전자를 가졌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전에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다. 반전을 가진 인물이라 빨리 찾아온 죽음이 아쉬울 법도 했지만 죽은 뒤에도 성요한은 존재감을 드러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권화운 [사진=935엔터테이먼트] 2021.05.21 alice09@newspim.com |
"처음에는 굉장히 아쉬웠어요. 더 나오고 싶은 마음이 컸죠. 촬영을 할 때 비하인드 장면까지 동시에 찍었는데, 죽어도 방송에 나오는 장면이 많다는 걸 알아서 나중엔 크게 아쉽지 않더라고요(웃음). 오히려 죽고 나서 더 많이 나왔던 것 같네요. 하하."
사이코패스를 다룬 장르물에서 한 명의 캐릭터로 양면의 이미지와 더불어 절제되는 감정 속에서도 슬픔, 분노, 애증 등의 감정을 복합적으로 선보였다. 그렇기에 이번 작품은 권화운에게 남다른 의미로 남게 됐다.
"저에게 터닝 포인트인 작품이에요. 요한이를 연기하면서 제 삶에 대해 많이 들여다보는 계기가 됐어요. 이 정도의 아픔을 겪은 인물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걱정도 했고, 8개월 이라는 시간 동안 제가 가진 열정과 노력을 많이 녹여낸 작품이에요. 그래서 의미가 크죠.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저 자신에게 뿌듯해요(웃음). 그간 많이 고민했다고 칭찬해주고 싶어요."
2015년 SBS 드라마 '미녀의 탄생'으로 데뷔해 6년차 배우가 됐다. '육룡이 나르샤' 'SKY캐슬' '의사요한' '달이 드는 강'으로 천천히 계단식 성장을 이뤘다. 그리고 '마우스'를 통해 연기력을 입증받았다.
"데뷔 이후로 다양한 역할을 많이 했어요. 하나의 이미지로 쭉 갔을 수도 있는데,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죠. 저라는 사람을 떠올리면 늘 새롭고 궁금증이 가득한 배우로 기억되고 싶어요. 익숙하지 않은 배우가 되는 게 목표이기도 하고요. 아직 많이 부족한 연기자지만, 다음 작품에서 더 열심히 준비하고 보여드릴게요(웃음). 앞으로도 많이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세요."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