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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칼럼] '레버리지'에 취한 투자자들...위기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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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양섭 기자 = 돈 값이 너무 싸지고 있다. 부동산, 주식, 가상화폐...모든 자산가격이 올랐다. "현금 갖고 있으면 바보"라는 말이 와닿는다. 

코로나19로 바닥을 확실하게 찍어줬던 주식은 1년 만에 2배 이상 올랐다. 지수가 2배 이상 올랐으니, 바닥 대비 3~4배 오른 종목들은 허다하다. 주식 자산가들은 더 부자가 됐다. 여기에 레버리지(leverage)를 일으킨 투자자라면 수익은 훨씬 더 컸을 것이다. 10억 자산가가 30억으로, 50억 자산가가 100억으로 됐다는 얘기들이 주변에서 들린다. 

상승랠리에서 나 혼자만 소외될지 모른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 탓에 많은 초보 투자자들이 뛰어들었다. '주린이(주식+어린이)'들이다. 조금 늦었으니, 더 많은 수익을 챙기고 싶어 마이너스통장, 신용융자 등을 활용해 주식투자에 나섰다. '빚투'의 대표적인 지표인 신용잔고는 꺾이지 않고 있다. 시장은 이미 레버리지 투자에 흠뻑 취해 있다. 

부동산에선 '벼락거지'를 양산했다. 가만 있었더니 어느새 '거지'가 됐다는 조롱과 한탄이 섞인 말이다. FOMO가 부동산 시장에선 패닉바잉으로 나타났다. 더 오를까 무서워 나타난 추격매수다. 30대들이 패닉바잉에 대거 합류했다. '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영끌'로 부동산을 사들였다. 부동산 담보대출에, 신용대출, 퇴직금까지 더해 부동산을 샀다. 대부분 본인이 거주할 집을 샀지만 다주택 투자에 나선 이들도 적지 않다.

부동산 시장에서 1주택은 보통 '중립' 포지션으로 해석된다. 2주택 이상을 롱(long, 매수) 포지션, 무주택이면 숏(short, 매도) 포지션으로 본다. 최근 몇년 사이 숏 포지션을 유지했다면 말 그대로 '벼락거지'가 된 상황이다. 

부동산에서 대표적인 레버리지 투자는 전세를 끼고 사는 '갭투자'다. 보통 투자 목적으로 하지만 최근엔 거주할 집을 미리 사두는 개념으로도 많이 거래됐다.

이런 레버리지 투자는 주식에 비해선 안정적이라는 특징도 있다. 주식의 경우 가격이 담보유지비율을 밑도는 경우 하루아침에 반대매매가 나올 수 있는 반면 부동산은 그런 경우가 거의 없다. 담보대출을 갚지 못하거나 이자를 못내는 경우 채권자가 경매 신청을 할 수 있지만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 전세보증금을 내주지 못하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역전세난(전세 가격 하락 구간)이 심하게 발생하는 시기가 아니면 잘 나타나지 않는다. 레버리지에 취해 있긴 하지만 주식시장 비해 투자자들이 더 평온한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금융위기와 같은 큰 위기가 온다면 부동산도 하락을 피할 순 없다. 하락 시기에 순자산(자산-부채) 손실률은 레버리지 크기만큼 커진다.

가상화폐는 신흥 부유층을 탄생시킨 뒤 시세가 꺾였다. 어떤 '잡코인(알트코인, 비트코인 이외의 코인)'에는 하루 상승률이 1만% 이상 찍히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몇십억, 몇백억을 벌어 회사를 그만뒀다는 얘기들이 회자됐다. 파이어족(자발적 조기 은퇴자) 얘기다. 4월에 8000만원을 넘었던 비트코인이 최근 4천만원대로 떨어졌다. '시즌2 종료'에 대한 토론이 한창이다.

가상화폐에도 레버리지 투자가 있다. 업비트, 빗썸 등 국내 대표적인 거래소들은 레버리지 투자방법을 열어놓지 않았지만, 바이낸스 같은 해외 거래소는 125배짜리 레버리지도 가능하다. 1% 오르면 125% 수익이다. 물론 125배 레버리지라면 '바람만 불어도' 청산 가격에 도달한다. 

기자 출신의 유튜버가 지난 17일 패닉셀이 발생할 당시 레버리지 포지션을 청산 당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약 39억원의 규모라고 한다. 자산은 고점대비 1/8로 줄었다.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으냐고 묻는다면,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면서 "급락을 했는데, 이유를 알 수가 없으니, 대응도 어렵다"고 했다. 관련 기사에 달린 예리한 댓글이 눈에 띈다. 한 네티즌이 이 코멘트에 대해 "급등해서 돈 벌때는 이유를 알고 매매를 하셨다고 착각하신거네요...!!! 코인시장에서 이유를 알고 매매하는 사람은 세력들이고 일반 투기자들은 손익에 따라 그때그때 틀린(다르다가 아닌) 착각일 뿐"이라고 적었다. 예고없이 찾아온 위기에 레버리지 포지션이 속수무책으로 당한 사례다. 

대체로 '가치투자'를 추구하는 이들은 가상화폐에 투자하지 않는다. 가상화폐는 내재가치가 없고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불가능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가상화폐에 투자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유동성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패닉셀을 보고 그는 "유동성 파티를 끝낼 준비를 해야 한다는 신호로 해석했다"고 했다. 투자에 대한 조언 요청에 그는 "적어도 빚 포지션은 줄여나가라. 버블은 항상 마지막에 최고조에 달한다. 지금보다 더 버블이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그것까지 먹으려는건 탐욕의 영역"이라고 했다.

물론 아직까지 신용잔고, 가계부채 등이 줄어드는 신호도 없고, 주식과 부동산 모두 평온하다. 하지만 '위기는 언제나 예고 없이 찾아왔다'는 점을 투자고수들은 얘기하고 있다. 

 ssup82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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