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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업계 합의안 도출…택배노조 내일부터 현장 복귀한다

기사입력 : 2021년06월16일 17:58

최종수정 : 2021년06월16일 17:58

CJ·한진 등 민간택배사와 노조 합의…우본-노조는 추구 협의키로
내년부터 회사 분류·주 60시간 근무 등 합의…원가요인 170원 반영
노조, 현장 복귀하지만 물량 정상화 2~3일 소요…추가 투쟁도 예고
파업으로 '저상차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 지연…고용부 '주목'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민간 택배사들과 택배노조가 내년부터 분류작업에서 택배기사를 완전히 배제하는 방안에 합의하면서 택배노조의 파업도 마무리 국면에 들어가게 됐다. 노조는 내일부터 현장을 복귀하기로 했지만 우정사업본부와의 입장차가 남아 있어 대형 택배 거부 등 또 다른 방식으로 투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소속 우체국택배 노동자들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포스트타워 로비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택배노조는 이날 예정된 과로사 대책 사회적 합의기구 회의를 앞두고 '서울 상경투쟁'을 전개할 예정이다. 2021.06.15 mironj19@newspim.com

'우본' 제외, CJ·한진 등 민간택배사와 노조 간 합의…내년부터 회사가 분류, 택배비 170원 오를 듯

16일 정부 등에 따르면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는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내년부터 택배기사가 분류작업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다만 국토부가 제안한 해당 내용의 중재안은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우정사업본부를 제외한 민간 택배사와 택배노조의 합의안이다. 우본과 택배노조 간 추가 합의가 마무리돼야 최종 합의문 서명이 가능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주까지 우본과 노조가 결론을 내달라고 요청한 상태"라며 "이후 최종 합의문을 도출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잠정 합의안에는 택배기사의 과로 방지를 위해 노동시간이 주 60시간을 넘지 않도록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작업시간이 4주 동안 일주일 평균 64시간을 초과할 경우 영업점과 택배기사는 물량·구역을 감축하기로 했다.

분류인력 투입과 기사들의 고용보험, 산재보험 가입에 필요한 원가 상승 요인은 170원으로 반영됐다. 이에 따라 해당 금액에 대해 추가로 택배비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합의로 택배사들은 내년부터 분류작업을 완전히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다. 상품을 중분류하는 택배분류기(휠소터)가 대부분의 서브터미널에 설치돼 있는 CJ대한통운은 추가 비용 부담이 크지 않은 반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택배기사들이 일일이 본인 구역의 택배를 분류해야 했던 다른 택배사들은 대규모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만큼 택배비 인상 압박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본과 택배노조는 분류작업과 관련해 추가로 논의하기로 하면서 이날 최종 합의문이 도출되지는 못했다. 우체국 택배노조는 개별 노동자에게 전가하지 않기로 한 사회적 합의 기구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이에 대해 우본은 이날 자료를 내고 우체국 택배기사들의 일주일 평균 근무시간이 민간 택배기사에 비해 20시간 이상 적은 반면 임금은 60만원 더 받는다고 반박했다.

◆ 내일부터 현장 복귀하는 택배노조 "다른 방식 투쟁할 것"…파업으로 고덕동 갈등 논의 지연 등 '불씨'

민간 택배사들과 노조가 잠정 합의에 이르면서 택배노조는 내일부터 현장으로 복귀하기로 했다. 다만 지난 9일부터 노조 소속 택배기사가 담당하는 지역에 대해 중단됐던 택배 접수가 정상화하기까지 최소 2~3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완 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내일부터 노조원들은 현장으로 복귀하지만 물량이 정상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아직 우정사업본부와 협상이 남아 있어 파업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투쟁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송 거부 대신 대형 화물에 대한 배송 거부 등이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택배노조 파업이 마무리됐지만 아직 불씨는 남아 있다. 서울 고덕동에서 시작된 택배 지상출입 금지 관련 사안 역시 정부와 업계, 노조가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택배노조 파업으로 인해 지난주에 예정돼 있던 '택배 저상차량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 일정이 지연된 상태다. 이달 중에 결론을 내기로 했던 일정 역시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고용노동부가 유해요인을 조사하고 있는데, 측정 대상 택배기사가 파업에 참여하는 기사여서 진행을 못한 것으로 안다"며 "저상차량 배송이 신체에 얼마나 유해한지 측정한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논의를 진행할 수 있는데 갑자기 파업이 발생해 일정이 지연돼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유해 정도에 따라 개선 권고 등을 내릴 예정이다.

우본과 노조의 협의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체국 택배노조는 우본이 분류작업을 개별 노동자에게 전가하지 않기로 한 사회적 합의 기구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이에 대해 우본은 이날 자료를 내고 우체국 택배기사들의 일주일 평균 근무시간이 민간 택배기사에 비해 20시간 이상 적은 반면 임금은 60만원 더 받는다고 반박했다. 양측 협의가 지연되면 합의문 도출 역시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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