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피플 인터뷰

속보

더보기

'문자왕' 김문식 SMTNT 대표의 '다르게 생각하기'..."아직도 할 것 많아요"

기사입력 : 2021년06월20일 09:00

최종수정 : 2021년07월17일 07:50

문자메시지 탄생 초기 사업화 구상...'문자왕' 등극
"실패서도 배웠다...본인이 가장 잘하는 것 찾아라"

[서울=뉴스핌] 오승주 선임기자 =지금이야 과장 좀 보태 단편소설 분량의 문자메시지도 자유롭게 보내는 세상이지만, 20년 전만 해도 길어야 40자 안팎이 전부인 세상이었다. 무선호출기로 전화번호를 수신받으면 인근 공중전화를 찾아 줄을 선 뒤 통화를 하던 시대가 1990년대 풍경이었다.

문자메시지가 선보인 것은 PCS 서비스가 시작된 1997년부터다. 1998년부터 한글 입출력이 가능한 단말기가 출시됐다. 지금 같은 '문자'를 생각하면 안 된다. 회사마다 입력 방법이 다르고, 1999년 이전에는 다른 이동통신회사 가입자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없었다. 다시 말해 SK텔레콤 가입자는 SK텔레콤 가입자에게만 보낼 수 있었다. 통신사가 같다 해도, 제조사가 다른 단말기 사이에서는 입력 방법이 달라 문자가 깨지기도 했다.
이런 문제가 해결된 것이 2000년 이후다. 현재는 문자메시지도 카카오톡 등 SNS 메신저에 밀려나는 형국이다. 그래도 정부나 기업, 개인 등은 '대량 발송'이라는 장점이 있는 만큼 하루에도 수십 건의 문자메시지를 날리고 있다.

문자메시지 같은 새로운 플랫폼이 출현하면 문명의 이기를 누리며 '그냥 쓰는 사람'이 있고, '사업으로 연결'하는 사람이 있다. 속칭 화투판 용어로 '한 끗 차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문식 SMTNT 대표가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6.07 pangbin@newspim.com

김문식 SMTNT 대표는 이 '한 끗'을 놓치지 않았다. SMTNT는 문자메시지 대량 발송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기업형 대량 문자발송 서비스 '원샷'이 대표 서비스다.

'원샷'은 시간당 700만건 이상 동시전송이 가능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민간기업을 비롯해 공공기관에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문자서비스뿐 아니라 기업형 소프트웨어와 응용시스템 개발에 주력한다.
김 대표는 2002년 '원샷'을 설립했다. 당시만 해도 문자서비스 기술이 발전해 나가고는 있다 해도 '짧은 글(단문)'이 한계였다. 김 대표는 '문자를 사업화하는 방안'을 떠올려 현실화했다. 어떻게 사업을 구상하게 됐을까. 문자는 '신용카드와 PDA'로 연결된다.

"1990년대 후반 휴대전화 판매업을 하고 있었어요. 당시 휴대용 전자단말기(PDA)도 팔고 있었는데, 길을 지나다 신용카드를 길거리에서 모집하는 것을 봤어요. 신용카드 가입 모집인들이 길거리에서 고생하는 데 비해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두지 않더군요. 그래서 생각했죠. 신용카드와 PDA를 접목하면 서로 윈-윈이 될 수 있겠다 싶었죠."

지금은 신용카드 모집 등에 관한 여신전문금융법이 강화돼 길거리 카드 모집은 꿈도 꾸지 못한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소득이 없는 대학생들에게도 신용카드를 길거리에서 발급해 주던 시절이다. 카드사들도 고객을 모으기 위한 마케팅 비용을 아낌없이 쓰던 때였다.

김 대표는 카드사를 찾았다. "신용카드를 발급받으면 PDA를 주는 마케팅을 제안했어요. 카드사도 기왕 쓸 마케팅 비용으로 고객이 늘어나면 손해 볼 일은 없었고, 저는 PDA를 신용카드 가입자 수만큼 팔아치울 수 있으니 좋았죠. 카드사와 뜻이 맞아 '신용카드+PDA' 마케팅을 실시했는데 대박이 났죠. PDA는 당시 대당 30만원 정도로 고가였어요. 나중에는 PDA 받으려고 신용카드를 가입하는 경우가 더 많았어요."

'대박'은 오래가지 않았다. 무분별한 발급에 따른 '카드 대란'이 터졌다. 카드비를 갚지 못하는 신용불량자가 속출했다. 카드사들이 미수금 누적으로 휘청거렸다. 일부 카드사는 문을 닫았다. 정부는 길거리 카드 모집 중단을 비롯한 카드 발급 규제를 강화했다. '신용카드+PDA' 마케팅은 한순간 물거품이 됐다.

"PDA 재고가 엄청나게 쌓였죠. 판로도 막혔고 순식간에 망했어요. 솟아날 구멍을 찾기 위해 고민을 거듭했죠. 그러다가 생각이 미쳤던 게 PDA로 문자를 보낼 수 있는 기능이었어요. 지금처럼 단말기에서 바로 보내는 것도 아니고, 데스크톱 컴퓨터에 연결하면 통신망을 타고 문자가 전송되는 식이었죠. 재고가 쌓인 PDA를 '문자전송기'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대리운전'에 생각이 다다랐어요."

대리운전 업계가 성장해 가던 시절이었다. 대리운전 회사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 문자를 보내 대리업체와 고객 사이의 연결을 원활하게 하는 구상이었다. 전국 대리운전 업체를 돌아다녔다. 대구의 한 업체가 관심을 보였다. 문자 전송을 위한 시스템을 만들고 다시 시작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다른 대리운전 업체뿐 아니라 공공기관, 기업체로 영역을 확장했다. 이른바 '전국 문자왕'으로 등극했다. 매출도 쑥쑥 자랐다. 올해 매출은 8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물론 순탄한 길만 펼쳐지진 않았다. 시련은 늘 다가오는 법. 경쟁자는 갈수록 늘어만 갔고, 지인들 배신도 여러 차례 당했다. '폭삭' 주저앉으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것만도 몇 번이나 된다고 했다. 사업은 시류를 잘 타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류에 따라 흔들리기도 한다.

"그래도 실패해 봐야 알아요. 실패에서 배운다는 말이 있는데, 진짜 그래요. 실패했다고 좌절에만 빠지지 말고 뭐가 그렇게 이끌었는지를 살펴야 하더라고요."

사업을 잘하는 방법이 뭔지 물었다. "생각을 늘 다르게 해야 해요. 예컨대 국내서 몇 대 없는 외제 고급 스포츠카에서 젊은 친구가 내린다고 칩시다. 일반적으로는 '부모 잘 만나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서 저렇게 사는구나'라는 시선이 대부분일 겁니다. 하지만 저는 본능적으로 '저렇게 젊은 친구가 무슨 사업을 어떻게 해서 저 나이에 저런 차를 타지?'라고 반문합니다. 직접 물어볼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저런 친구가 하는 사업은 무엇일까라는 고민에 빠져요. 시기와 질투보다는 성공의 배경을 알고 싶은 거죠."
되든 안 되든 직접 몸으로 부딪치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성공한 사람들의 말에서 영감을 얻는 것은 한계가 있다. 무언가를 배워 창업하기보다 '실전의 창고'인 사회와 맞서 몸으로 체득한 경험치가 최고라는 점도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문식 SMTNT 대표가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6.07 pangbin@newspim.com

"남이 잘하는 것을 찾으려 하지 말고 자신이 잘하는 점이 무엇인가를 깨닫고 집중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걸 찾기는 쉽지 않은데, 그래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해요. 그리고 '돈'이 어디 있는지도 찾아야 해요. 이 두 가지 포인트가 잘 섞여야 되는 것 같아요."

우문에 대해 답은 여러 개로 돌아왔다.

김 대표는 요즘 안심번호 주차번호 '모바'를 비롯해 게임과 웹드라마 등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주주참여체계를 기반으로 한 직영 프랜차이즈 음식사업도 준비한다. "어렵다 어렵다 하는데 생각만 바꾸면 '할 것' 많습니다. 발상의 전환은 어려운 게 아닙니다. 결심하면 뭐든 일단 부딪혀 보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fair77@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