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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의 시시콜콜] 일본 소마공사 '마스터베이션' 망언의 속내

기사입력 : 2021년07월23일 09:14

최종수정 : 2021년07월23일 09:17

마스터베이션은 과연 누가 하고 있는가
패전을 망각한 전후 70년 일본의 비극

[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플래툰> <닉슨> <JFK> 등 굵직굵직한 영화를 만든 올리버 스톤 감독은 2013년 히로시마를 방문한 강연회 자리에서 "일본은 미국의 위성국이자 종속국"이라고 단언했다. 일본은 미국의 정책을 따르는 것 말고는 국제사회를 향해 발신하는 뭔가의 구상도 없는 나라이며, 일본 정치가는 그 어떤 대의명분을 대표한 적도 없다고도 신랄하게 비판했다.

대놓고 엄청난 모욕을 준 것이다. 그런데 그 어떤 일본 언론도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그들은 올리버 스톤 감독의 발언을 마치 못들은 양 감추고 은폐했다. 만약 올리버 스톤이 우리나라에 와서 그런 발언을 했다면, 당연히 모욕으로 받아들여서 모른체하며 감추기는 커녕, 이를 반박하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을 것이다.

그런데 일본 언론은 그냥 침묵했다. 이런 기묘한 점이 바로 일본의 특성이다. 사회 전체가 집단 최면에 빠져 있다. 그건 마치 전국시대의 다이묘가 "떠들지 말고 침묵해"라고 한 마디 하면, 영지에 거주하는 모든 양민이 눈을 감고, 귀를 가리며, 입을 닫는 것과 같다. 

일본 정치인들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 때마다 일본 정계와 언론은 미국의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그들에게 한국과 중국의 반응은 사실 별 고려 대상이 아니다. 2013년 12월 당시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를 찾아가자 미국 정부는 "실망했다(disappointed)"라는 논평을 냈다. 이 한 줄에 일본의 우익들은 엄청 당황했다. 미국의 논평은 일본인 모두에게 영향력을 갖는 힘이기 때문에 이에 노심초사하는 것이다.

우치다 다쓰루(內田樹)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이자 사회평론가는 "세계가 일본은 미국의 속국이라고 생각하는데 일본만이 자신은 주권국가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기묘한 상황에 이른 이유는 모두 70년 전의 패전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데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한다.

시라이 사토시(白井聰) 교토세이카대학 교수이자 『영속패전론(永続敗戦論)』의 저자도 "영속패전 체제가 드러내는 단면은 미국에 종속하는 비굴한 모습이지만, 다른 한편은 아시아를 향해 오만한 태도를 보여준다. 이처럼 비굴한 종속과 오만한 태도가 뿌리깊게 자리잡은 까닭은 메이지 이래 제국주의 정책이 성공했고, 또 1945년 전쟁에서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데 있다"고 진단한다. 

이 두 교수의 진단처럼, 일본 사회는 매우 이중적이다. 그 이중성은 미국에 굴종하고, 아시아에서는 군림하려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결정적 이유는 자신들이 패전국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분명 중국과 러시아는 모두 2차 세계대전의 승전국이고 일본은 패전국이었는데, 일본인들은 도무지 패한 것 같다는 느낌을 갖기 힘들었다. 왜? 자신들이 압도적으로 잘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의 이런 이중성은 전쟁에서 패한 히로히토 일왕이 항복하지 않은 사실에서 태생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히로히토는 결코 항복 선언을 하지 않았다. 우리가 역사 교과서에서 배운 것과 달리, 히로히토는 항복하지 않았고, 패전 선언도 하지 않았으며, 다만 종전 선언을 했을 따름이었다. 8월 15일 방송에 나간 그의 선언문의 앞 문장은 이렇다.

"짐은 깊이 세계의 대세와 제국의 현상에 감하여 비상조치로써 시국을 수습코자 여기 충량(忠良)한 그대들 신민(臣民)에게 고하노라. 짐은 제국정부로 하여금 미·영·소·중 4국에 대하여 그 공동선언을 수락할 뜻을 통고케 하였다..."

히로히토는 단지  미·영·소·중 4국에게 공동선언을 수락할 뜻을 통고했을 따름이다. 그뿐이었다. 그의 선언문은 문장이 하도 꼬여서 실제 방송이 끝났을 때 일본이 실질적인 항복 선언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 일본 국민은 거의 없었다. 이런 일본 왕실의 태도는 패전 70년이 넘은 지금도 그대로 이어진다. 

이렇게 패전을 망각해간 일본인들의 집단 최면은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이라는 책에서 정점을 이루었다. 도쿄도지사를 지낸 우익 정치가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와 소니의 모리다 아기오(盛田昭天) 회장이 공동 집필한 이 책은 1989년 일본서 20판이나 인쇄된 베스트셀러였다. 일본인들은 이 책을 읽으며 "그래, 이제 우리는 누구에게나 No라고 얘기할 수 있지"라고 뻐겼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NO'라고 말할 수 일본>이라는 책이 나온 1989년은 일본 버블경제의 전성기였고, 그 이후 '잃어버린 30년'이 찾아왔다. 2021.07.21 digibobos@newspim.com  

버블경제가 절정으로 치닫던 시절이었다. 일본인들은 미국의 부동산과 영화사를 사들이고, 유럽 여행을 가서 최고급 와인과 명품 백들을 싹쓸이했다. 1980년대 말 뉴욕 최고의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숙박비는 도쿄의 3평 짜리 비즈니스호텔 숙박비, 세계 최고의 파리 리츠 호텔 스위트룸 숙박비가 도쿄의 4성급 호텔 숙박비와 비슷했다. 미국 51개 주 정부 모두 일본에 관광 유치 사무실을 냈다. 유럽과 미국 어느 레스토랑에도 일본어 메뉴가 준비돼 있었다. 어디를 가도 최고의 환영을 받는 최고의 손님이 바로 일본인이었다.

그런데 버블이 꺼지고 '잃어버린 30년'을 맞은 지금은 과연, 여전히 "노"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런 자부심의 주역, 소니 자체가 거의 망할 판이다.

주한일본대사관의 소마 히로히사 총괄공사가 16일 JTBC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마스터베이션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망언에 앞서, 천지 분간도 못하는 하룻밤 강아지의 자해 행위다. 사실 마스터베이션은 일본이, 일본 국민이 하고 있다. 

소마 공사는 이 자리에서 "일본 정부는 한국이 생각하는 것만큼 두나라 관계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다"고도 말했다고 한다. 오히려 이 점을 주목해야 한다. 마스터베이션 운운한 것이 그의 다테마에(建前, 사회적인 규범에 의거한 보호막으로서의 겉마음)라면, 이 말이야말로 그의 혼네(本音, 솔직한 속마음)라 할 수 있다.

확실히 지금 일본은 여유가 없다. 지난 4월16일 미일정상회담은 일본이 더이상 미국 아시아 전략의 중심이 아니라는 사실을 노골적으로 확인시켜주었다. 그 중심은 한국으로 이동했다. 5월 21일 한미정상회담은 미국이 앞으로 중국과 전방위적으로 대립할 때 필요한 것들을 한국이 너무나 많이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이런 점은 6월 G7 정상회의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따라서 소마 공사의 치기어린 망언은 이런 일본의 위상의 흔들림에 따른 초조함이 뒤틀려 나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기저 역시 따지고 보면 '패전 70년' 동안의 마스터베이션에 여전히 마비돼 있는 상황 때문이다.

소마 공사도 패전의식을 거의 갖지 않고, 한국은 늘 일본의 뒷전에서 채이는 존재로만 받아들이며 자랐던 세대다. 그런데 너무나 달라졌다. 게다가 2년 전 아베의 회심의 카드, 한국 배제 공격도 무위로 돌아가며 오히려 자충수가 돼버렸다. 올림픽은 망하기 직전이고, 이를 유치한 아베마저 불참 선언을 하는 해괴한 꼴이다. 혼네 깊은 곳에서 신음이 터져나올만하다. 일본과 일본인들은 집단 최면, 그 허상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이상 결코 자신들을 겸허하게 돌아보지 못할 것이다.

digibobo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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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는 주로 ATM(등가격) 부근 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바탕으로 산출되기 떄문에 이미 멀찍이 있던 외가격에서 경보음을 낸 스큐지수보다 한발 늦다. ATM 옵션은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 '거의 같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장 옵션시장의 주가 상승과 하락에 대한 '양방향 베팅' 상황을 보여준다. 스큐지수가 건물의 '화재감지기'라면 VIX는 화재가 난 뒤에 내부 온도를 보여주는 '온도계'와 같은 셈이다. '스큐지수의 하락→S&P500의 급락+VIX 급등'의 순서는 2018년 8월의 급락장에서도 동일하게 실현됐다. 최근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고 하락한 것은 주식시장이 이 패턴을 따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VIX는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24일 14를 기록했다가 현재 19.5로 올라선 상태다. 아직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예고한다는 '20'을 넘어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성 자체가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500도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에서 4% 떨어지는 등 상기의 연쇄 흐름에 동참한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스큐지수가 과거의 폭락장이나 거친 시세 흐름을 항상 예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시장금리의 급등, 위안화 약세,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 조만간 출범하게 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관세 염려 등 주가 하락을 시사하는 퍼즐들이 짜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시세 변동 위험이 현실화될 개연성을 높인다. 특히 위안화 약세의 파급력은 2015년 갑작스러운 평가절하나 2018년 중반 급격한 약세, 2019년 '7위안 돌파' 등의 사례를 통해서 목도한 바 있다. 옵션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재료들이다. 4. 실질금리의 중력장 1월 중순에 진입한 현재는 불안감이 들불처럼 번지기 쉬운 시기라는 점에서 스큐지수 경고에 담긴 의미를 배가시킨다. 과거 통계상 계절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의 초입이다. 페퍼스톤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VIX 추이를 월별로 평균해 연중 추이로 그려본 결과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연초에는 기관투자자가 새로운 투자 전략을 실행하거나 기존 포지션을 조정하고, 또 관련 기간에는 기업의 결산 보고가 맞물려 있어 시세가 각종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위험자산군의 시세를 주무르다시피하는 '실질금리'가 뜀박질을 재개한 점은 계절성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 물가연동국채 10년물 금리로 본 실질금리는 지난달 초순 1.89%에서 중순 2.25%로 급히 올라섰다가 이달 초 숨고르기를 거친 뒤 최근 7일여만에 2.32%로 '레벨업'했다. 지난달 초순부터보자면 한 달 만에 43bp가 오른 셈이다. 통상 장기국채의 명목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대게 인플레 전망을 반영해 상승한 결과여서 실질금리 상승폭은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실질금리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43bp라는 상승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의 표현을 빌려쓰자면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은 '터너(전환점)' 임박을 시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하트넷 전략가는 실질금리 2.5%를 주시해야 할 지점으로 꼽은 적이 있는데 2.5%에 도달하면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봤다. 2.5%는 2023년 10월 하순에 기록한 최근 10년 기준 전 고점에 해당한다. 당시 실질금리는 같은 해 7월 1.48%에서 2.5%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S&P500의 시세를 10% 떨어뜨린 배경이 됐다. 하트넷 전략가에 따르면 현재 실질금리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2%대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종전까지 주식시장의 시세가 어느 정도 방어가 됐던 것은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실질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종전의 고점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면 내성 역할을 해왔던 투자자들의 믿음에 균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큐지수의 급등과 급락이라는 전조가 보여준 경고는 실질금리 2.5% 돌파와 함께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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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샤오훙수 열풍에 고무된 중국매체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이른바 미국의 '틱톡(TikTok) 난민'들이 대거 샤오훙수(小紅書)에 가입하는 현상이 지속되자 중국 매체들이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틱톡이 오는 19일부터 미국 내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내 틱톡 유저들이 중국의 또 다른 SNS인 샤오훙수의 글로벌 버전 '레드노트(RedNote)' 앱을 다운로드해 신규회원으로 가입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데이터 조사기관인 센서타워의 조사에 따르면 1월 8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내 사오훙수 앱 다운로드 건수는 전주에 비해 2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17일 전했다. 전년 대비로는 30배 증가했다. 이달 들어 샤오훙수의 다운로드량 중 22%가 미국에서 이뤄졌다. 이 수치는 전년 동기에는 2%에 불과했다. 미국 내 틱톡 난민들이 샤오훙수로 대거 이동하면서 샤오훙수의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중국은행보험보는 이날 샤오훙수 앱은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이탈리아 등 87개 국가에서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39개 국가에서도 10위 이내의 수위권에 분포하고 있다. 특히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신규 가입자가 70만 명을 넘어섰다. 이같은 소식에 중국 증시에서는 샤오훙수 관련주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현재 샤오훙수는 글로벌 유저들을 위해 원클릭 번역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샤오훙수 열풍이 이어지자 중국 매체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매체들은 미국이 2018년 이후 반중 정책 수위를 지속 높이고 있지만, 민간에서는 활발한 소통과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며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17일 환구시보는 논평기사에서 "미국의 많은 유저가 자신들을 틱톡 난민이라고 자칭하며 샤오훙수로 몰려들고 있고, 이는 뜻하지 않게 미중 양국 국민의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미국 유저의 후기를 보면, 이들은 낯선 중국어 플랫폼에 접속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했지만, 중국인의 친절한 응대에 놀라워했고, 중국인의 개방적인 태도에 경계를 풀게 됐다"며 "양국 네티즌의 교류 열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졌고, 대화 주제는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미국의 정치인들은 지속적으로 중국을 비방해 오고 갖가지 부정적인 표현을 쏟아내고 있지만, 양국 국민 간에는 교류 협력을 심화하려는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이어 "샤오훙수 현상이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수립할 때 좋은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SNS인 샤오훙수 자료사진 [사진=바이두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1-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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