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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난 방역] ③대중교통·대형마트 불안한데…인원 제한은 '요원'

기사입력 : 2021년08월19일 11:25

최종수정 : 2021년08월19일 11:25

마스크 착용 의무화 10개월…'NO마스크' 여전
출입자명부 작성에도 대형매장서 집단감염 발생
"출입명부 관리와 더불어 인원 제한 규제 적용 필요"

[편집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1000명대 확진자가 한 달 넘게 이어지고, 하루 확진자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설상가상 델타 변이 전파에 백신 접종도 공급 부족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확산세가 아직 정점을 찍지 않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시민들 피로도가 심해지고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은 방역전선의 현실을 짚어보고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진단해 본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최민수(37) 씨는 최근 들어 열차 끝 칸이나 사람이 없는 한적한 칸을 찾아 이동하느라 바쁘다. 혹시나 마스크를 쓰지 않은 시민과 마주쳐 괜히 시비가 붙을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최씨는 "출·퇴근 시 사람들이 많아 항상 초밀착 상태인데, 아직까지 지하철 내에서 코로나 감염이 없다는 게 신기하면서도 한편으론 불안하다"며 "간혹 답답하다고 마스크를 내리거나 아예 벗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대중교통 이용을 못하게 제재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은 휴가지나 클럽, 유흥주점 뿐만 아니라 마트와 백화점 등에서도 속출하고 있다.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서는 마스크 미착용으로 인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등 일상생활 속 시민들의 불안감은 증폭되는 상황이다. 일상생활과 직결된 곳곳이 방역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보다 철저한 사회적 거리두기 및 인원 제한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500명을 넘어선 26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역에서 열차 방역을 마친 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2020.11.26 yooksa@newspim.com

◆ 대중교통 'NO마스크' 시비 잇따라…시민 불안 증폭

19일 안전신문고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3일부터 지난 18일까지 출입자 관리위반, 마스크 미착용 등으로 신고된 건수는 총 7만1250건에 달한다.

마스크 착용은 지난해 11월부터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 개정에 따라 다중이용시설 등에서 의무화됐다. 계도기간까지 10개월 이상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됐지만, 여전히 대중교통 등에서 마스크 미착용이나 이에 따른 시비, 폭행 등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전북 전주시에서 한 버스기사가 계속 마스크를 내리는 승객에게 "마스크를 제대로 써달라"고 요구했다가 욕설과 막말을 듣고 위협을 느껴 경찰에 신고했다. 지난 4월에는 경기 오산시의 한 택시 승강장에서 한 남성이 마스크 없이 택시를 타려다 거부당하자 택시기사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이 남성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까지 폭행했다.

아직까지 대중교통 내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마스크 미착용 관련 사건·사고가 빈발하면서 시민들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직장인 정모(30) 씨는 "일부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한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면서 "막상 같은 버스나 지하철에 마스크를 끼지 않은 사람이 탑승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주부 정모(34) 씨는 "주로 집에만 있어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진 않지만 간혹 마을버스를 탈 때 마스크를 턱에 걸치고 타거나, 수시로 벗었다 썼다 하는 사람들을 마주칠 때가 많다"면서 "마을버스도 잘 안 지켜지는데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지하철이나 시내버스는 어떨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손사래를 쳤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한 대형마트 입구에서 직원들이 안심콜 번호로 전화를 걸어달라고 안내하고 있다.(왼쪽) 대형마트 내부에서 거리 유지가 지켜지지 않고 있는 모습. [사진=최현민 기자] 2021.08.18 min72@newspim.com

◆ 대형마트 거리두기 실종…QR코드로는 역부족

일상생활 속 시민들의 불안감은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에서도 나타난다.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는 지난달 4일 지하 1층 식품관 직원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150여명의 누적 감염자가 발생했다. 여의도 더현대서울, 압구정 갤러리아백화점 등에서도 확진자가 잇따랐고, 지난달 28일 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도 총 1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에 방역당국은 지난달 30일부터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에서 출입자명부 작성을 의무화 했다. 당초 대형마트는 출입자명부 작성이 의무가 아니었다. 마스크 착용과 체온 측정만 하면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했으나 백화점에서 무더기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뒤늦게 조치를 취했다.

출입자명부 작성 이후 대형마트에서도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구로구 이마트에선 직원 한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확진자가 추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11일까지 관련 확진자는 16명으로 늘었다. 지난 2일 경남 창원시의 한 대형마트에서도 집단감염이 발생한 이후 17일까지 확진자가 68명으로 늘었다.

그럼에도 대형마트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는 여전히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대형마트 대신 온라인을 통해 장을 보는 이들도 늘고 있다.

주말마다 인근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던 전모(34) 씨는 최근 들어 온라인으로 식자재를 주문하고 배송을 받고 있다. 전씨는 "아무래도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보고 사야 마음이 놓여서 그동안 일회용 장갑을 끼고라도 장을 보러 갔었는데 이젠 그냥 인터넷으로 시킨다"면서 "(인터넷 주문이) 내키진 않지만 괜히 나갔다 많은 인파에 휩쓸려 다니다 코로나에 걸리는 것보단 낫다"고 했다.

한모(56) 씨는 "오히려 거리두기 단계가 높아질수록 대형마트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느낌"이라며 "주말만 되면 주차장에 들어가려고 대기하는 차들 수십대가 줄을 지어 서있고, 매장 안에도 다닥다닥 사람들이 몰려있어 가깝지만 잘 이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만큼 출입자명부 관리와 더불어 인원 제한을 두거나 직원들이 적정거리 유지를 지킬 수 있도록 통제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현재 유통산업발전법상 3000㎡(약 909평) 이상인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대규모 점포는 QR코드 체크인, 안심콜, 수기명부 등 출입자명부 관리 체계만 갖췄을 뿐 인원 제한 규제는 받지 않는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QR코드 등 출입자명부 작성뿐만 아니라 개별적인 접촉사례를 줄일 수 있도록 인원 제한을 둬야 한다"며 "사람들이 많이 몰릴 경우 매장 내 거리 유지를 위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min7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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