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이번 앨범이 대중들에게 위로도 되고 공감이 되는 앨범이길 원해요. 또 넬이 여전히 새로운 걸 추구하고 시도한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하고요."
2001년 데뷔한 밴드 넬(NELL)이 2019년 10월 정규 8집 이후 약 2년 만에 정규 9집 '모멘츠 인 비트윈(Moments in between)'을 발매한다. 앞서 싱글로 선보였던 3곡을 포함해 신곡까지 총 10곡을 가득 채웠다.
"곡 작업할 땐 몰랐는데 2년 만의 정규앨범이더라고요. 앨범을 발표할 땐 늘 비슷한 감정인 것 같아요. 싱글이나 EP와 달리 하나의 큰 작품을 내 놓는 감정이 들어요. 그래서 부담도 있고 설렘도 크죠. 발매가 다가올수록 걱정도 되고 설레는 것 같아요(웃음)."(이정훈)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밴드 넬 [사진=스페이스보헤미안] 2021.08.30 alice09@newspim.com |
이번 정규 9집은 각기 다른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각기 다른 이야기는 앨범 전체의 곡으로 합쳐진다. 1번부터 10번까지의 곡들이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하는 셈이다. 멤버 김종완은 이번 앨범은 '타이밍' 덕분에 완성됐다고 털어놨다.
"지금까지 저희가 했던 앨범과 다르게 이번 '모멘츠 인 비트윈'은 한 가지 주제, 일련의 사건이라고 까진 할 순 없지만 약간 영화처럼 하나의 스토리를 가진 앨범이에요. 관계나 가정들이 시작되는 부분부터 끝나는 과정까지 한 앨범에 담겼거든요."(이정훈)
"테마를 갖게 된 이유는 예전부터 막연하게 영화 같은 앨범, 스토리가 있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곡 순서도 감정의 흐름, 타임라인을 따라가는 앨범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하나의 이야기를 가진 앨범을 만들기 딱 좋은 타이밍이라고 느꼈어요. 타이밍이라는 게 의도해서 오는 것도 아니고, 기다리기 싫다고 해서 안 오는 것도 아니잖아요. 이번 앨범은 그냥 '이번이 아니면 못할 것 같다'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어요. 정규 9집을 만들 타이밍이었던 거죠. 하하."(김종완)
타이틀곡 '유희'는 프로그래밍 사운드와 리얼 악기 밸런스가 돋보이는 트랙이다. 또 팝과 록을 절묘하게 넘나드는 넬의 매력이 잘 살아있는 곡이기도 하다.
"'유희'를 작업할 때 중요하게 여겼던 건 프로그래밍 된 사운드와 밴드 사운드의 밸런스였어요. 오래 전부터 시도해온 사운드지만, 어느 때보다 완성도 있게 만들고 싶더라고요. 또 공연장에서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곡이길 바랐거든요. 1년 반 동안 공연을 많이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다보니 공연장에서 부를 생각을 하며 만들었어요. 저희 곡들이 그간 공연장에서 즐기는 것보다 듣기 좋은 노래들이 많았는데, 이번 기회에 공연장에서 즐길 수 있는 노래가 나오면 좋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유희'는 사운드 밸런스와 공연. 두 가지의 뚜렷한 목적과 지향점을 가지고 작업했어요."(김종완)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밴드 넬 [사진=스페이스보헤미안] 2021.08.30 alice09@newspim.com |
정규 8집을 기준으로 2년 만에 완성된 앨범이다. 앨범을 하나의 영화처럼 스토리를 담아냈기 때문에 한곡 한곡 정성을 쏟았다. 10곡 중 넬을 끝까지 괴롭힌 곡은 더블 타이틀 곡인 '돈트 세이 유 러브 미(Don't say you love me)'였다.
"'돈트 세이 유 러브 미'는 시작은 정말 수월했어요(웃음). 그런데 편곡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었죠. 이 곡이 완성되기까지 1년 4개월이 걸린 것 같아요. 최종 믹스마스터까지 해놓고 더 좋은 방향으로 곡이 나올 것 같아서 처음부터 시작하기도 했거든요. 엄청 많은 버전이 나온 곡인데, 앨범은 최종 완성본이 수록됐습니다. 하하."(정재원)
정규 9집은 '타이밍'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시작과 끝을 모두 담은 노래 속에서 관계, 감정 등 여러 가지의 타이밍으로 인해 느끼는 감정들이 녹아있다.
"이번 앨범 가사 작업을 하면서 제가 많이 생각한 설정이나 상황들이 있어요. 모든 상황을 이야기 드리면 곡을 듣는 분들의 상상력에 제한이 될까봐 모두 설명드릴 순 없지만 중요하게 생각한 건 관계나 감정, 세상에 많은 일들이 우리가 원하는 타이밍에 원하는 방식으로 오지 않다는 거였어요. 연인간의 관계라고 생각하면 아주 평범한 사랑의 시작과 끝이라고 보기엔 어려울 수 있는 가사들이 될 것 같아요. 하하."(김종완)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밴드 넬 [사진=스페이스보헤미안] 2021.08.30 alice09@newspim.com |
밴드 넬을 정의할 수 있는 단어는 없다. 이들은 음악에 있어서 중요한 요건 중 하나인 '대중성'보단 '음악성'을 택하며 22년간 묵묵히 자신들만의 길을 걷고 있다.
"대중성은 당연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짧지 않은 시간 음악을 하면서 느낀 건 대중성이라는 건 저희가 알 수가 없더라고요. 저희가 이 곡은 대중성이 있는 곡이라고 느꼈는데, 주변에선 어렵다고 말하는 걸 많이 경험했어요. 그래서 음악성에 무게를 두는 것 같아요. 그 음악성 안에는 저희 만족도 포함돼 있고요. 스스로 만족하는 음악을 발표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이재경)
앨범마다 새로운 시도를 추구해왔다. 그렇기에 대중들이 어떻게 이번 앨범을 들을지가 멤버들의 최대 관심사이기도 하다. 이들은 "위로와 공감을 모두 줄 수 있는 앨범이길 원한다"고 밝혔다.
"한곡 한곡의 피드백도 너무 좋지만, 한편으로는 앨범 전체의 스토리에 대한 이야기가 많으면 너무 기분 좋을 것 같아요. 또 위로도 되고 공감할 수 있는 앨범이길 바라고요. 대중들이 '넬이 아직도 새로운 걸 추구하고 시도하는 구나'라는 걸, 여전히 진행 중인 팀이라는 걸 알려드리고 싶어요."(이재경)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