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르포] 올해 추석도 발길 끊긴 재래시장…재난지원금 특수도 없어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서울=뉴스핌] 박성준 인턴기자 = "추석 대목? 그런 거 없어. 봐봐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잖아."

민족 대명절인 추석 연휴를 앞둔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전통시장은 입구부터 한산함이 느껴졌다. 오가는 사람이 거의 없어 북적거리는 명절 대목은 느껴지지 않았다.

[서울=뉴스핌] 박성준 인턴기자 = 17일  오후 손님이 거의 없어 한산한 영등포전통시장. 이날 한 상인은 "명절이라고 손님이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며 한숨을 내뱉었다. 2021.09.17. parksj@newspim.com

시장 안으로 들어서자 텅 빈 생선가게에 눈에 띄었다. 오징어와 조기, 고등어 등 위로 파리를 쫓기 위한 기계만 뱅글뱅글 돌고 있었다. 생선가게 주인은 근심 가득한 표정이었다. 웃음기 없는 얼굴로 생선만 한참 응시할 뿐이었다.

시장 곳곳에는 문을 닫은 점포도 즐비했다. 일부는 오랫동안 문을 열지 않은 듯 현관 손잡이에 먼지가 쌓여 있었다. 안내문을 내걸고 아예 폐업한 곳도 보였다. 상가 5곳 중 1곳꼴로 '임대 문의' 등 문구를 내건 채 폐업한 상태였다.

공사 중인 점포도 있었다. 인근 한 상인은 "기존 옷가게 상인이 경영난으로 장사를 접었다"고 설명했다. 바로 옆 가게도 굳게 닫혀 있었다. 그는 "가게 주인이 한참 전부터 가게를 내놓지도 않고 장사도 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생선가게에서 5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김을 판매하는 임모(67) 씨는 "여기서만 41년 장사했는데 예전에는 시장을 지나가기 힘들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며 "지금은 재난지원금이고 명절이고 소용 없다. 주문도 없고 장사가 아예 안된다"고 토로했다.

[서울=뉴스핌] 박성준 인턴기자 = '임대문의'라는 문구를 내걸은 채 폐업한 영등포전통시장의 한 상가. 2021.09.17. parksj@newspim.com

상인들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손님이 뚝 끊기면서 재난지원금 특수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대부분 온라인으로 주문하기 때문에 직접 시장을 찾아 재난지원금을 사용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는 것이다.

각종 한과와 생선포 등 제수 음식을 판매하는 한모(51) 씨는 "요즘은 음식도 대부분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것 같다"며 "재난지원금 나와도 시장에서 쓰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했다. 이어 "명절에도 손님이 이렇게 없으면 우리 같은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한씨와 대화하는 약 20분 동안 가게 앞을 지나는 손님은 10명이 채 되지 않았다. 그나마도 대부분 가게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명절에 수요가 많은 청과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영등포전통시장에서 700m가량 떨어진 영등포청과시장도 이날 대체로 한산했다.

3개 점포에 손님 1명꼴로, 명절 대목은 옛말이 된 모습이었다. 예년 같으면 명절을 앞두고 시장 앞 도로에 차량으로 혼잡해야 하지만 이날은 도로에 주·정차된 차량을 찾기 어려웠다. 

사과와 배, 포도 등 명절을 맞아 손님을 기다리는 과일 상자 수십 개가 진열돼 있었지만 상인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했다.

[서울=뉴스핌] 박성준 인턴기자 = 17일 영등포청과시장의 한 상가가 '임대' 문구를 적어 놓고 폐업했다. 2021.09.17. parksj@newspim.com

청과시장 점포들도 셔터를 내린 채 영업을 중단한 곳이 많았다. 일부는 '임대' 안내문을 내걸은 채 폐업한 상태였다. 먼지가 쌓이고 찢어진 비닐은 을씨년스런 풍경을 연출했다. 

명절 특수, 재난지원금 특수가 없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상인 민모(75) 씨는 "코로나19 이후로 매출이 절반 이상 줄었다"며 "원래 명절 기간 평소보다 매출이 수십 배 이상 오르는데 아직 평소와 똑같다"고 말했다.

민씨는 "식당이나 주점에서도 과일을 많이 사 가는데 자영업자들이 무너지니까 우리도 어려워지고 있다"며 "명절 전후로는 거의 매출이 없어 생활하기가 어렵다"고 털어놨다.

맞은편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이모(74) 씨도 "주문이 한 건도 없을 정도로 장사가 안된다"고 했다. 이씨는 "온라인으로 배달하는 곳은 어떤지 모르겠다"며 "나 같은 노인네는 인터넷을 어떻게 하겠나"라고 푸념했다.

손님들도 적막한 시장 분위기에 당황한 반응이었다. 이창민(43) 씨는 "회사 사람들에게 선물할 물건을 직접 확인하고 주문하려고 왔는데 확실히 사람이 없는 것 같다"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씨는 "원래 명절 앞두고는 사람들이 많아 꽉 찼다"며 "지금은 아무리 평일이라고 해도 너무 허전한 느낌"이라고 했다.

[서울=뉴스핌] 박성준 인턴기자 = 한산한 서울 구로구 남구로시장 모습. 예년 같으면 명절을 앞두고 혼잡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로 방문객이 크게 줄었다. 2021.09.17. parksj@newspim.com

인근 서울 남구로시장은 영등포시장과 다르게 비교적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수많은 인파 중 장바구니를 들고 있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았다. 대부분 물건을 쳐다보지도 않고 바쁘게 이동하는 모습이었다.

남구로시장 인근에는 지하철 남구로역과 대림역이 있다. 대형 병원도 근방이라 유동인구 중 대다수가 지나가는 행인이라는 게 상인들 설명이다.

남구로시장에서 전집을 운영하는 김모(64) 씨는 "이곳이 다른 시장보다 사람이 많은 이유는 사람들이 지나가는 통로로 시장을 이용하기 때문"이라며 "실제 손님은 없어 현재 임대료와 인건비를 모아둔 돈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이 시기에는 주문이 10개 정도 들어와야 정상인데 지금 딱 한 건 있다"며 "상황이 나아질 거란 희망으로 버티고 있는데 계속 장사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한 부부는 진열된 고기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가 기자가 지나가자 벌떡 일어났다. "찾는 거 있냐"는 질문에 기자라고 밝히자 한숨을 내뱉으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parksj@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정부, 故 윤석화 문화훈장 추서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은 19일 오후 5시 30분에 고(故) 윤석화(향년 69세) 빈소를 방문해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며 조문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고(故) 윤석화의 빈소가 19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고인은 2022년 뇌종양 수술을 받고 투병을 이어 왔다. 발인은 21일 오전 9시. 2025.12.19 photo@newspim.com 아울러 정부는 한국을 대표하는 연극배우로서 오랜 기간 한국 공연예술계 발전에 기여한 배우 윤석화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문화훈장 추서를 추진한다. 고 윤석화는 1975년에 연극 '꿀맛'으로 데뷔한 이후 연극 뿐 아니라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 다방면으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 왔다. 연극 '신의 아그네스' '마스터클래스', 뮤지컬 '명성황후'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폭 넓은 연기 영역을 보여주었고, 다수의 연극상·백상예술대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 공연예술계를 대표하는 배우로 평가받아 왔다. 배우 활동과 더불어 연출가, 설치극장 '정미소' 대표로서도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을 역임하여 연극계 발전에 다방면으로 기여했다. jyyang@newspim.com 2025-12-19 22:20
사진
관가 '이재명 사무관' 경계령 [세종=뉴스핌] 나병주 기자 = 정부 업무보고에서 보여준 이재명 대통령의 '예리하고 꼼꼼한' 질문이 관가를 잔뜩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담당사무관이 아니라면 알기가 쉽지 않은 내용까지 놓치지 않는 예리함에 관가에서는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예상 못한 '정원' 질문에 기후부 '멘붕'…장관·국장 모두 답변 못해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왜 기후부는 정원이 2930명인데 현원이 2973명으로 초과됐느냐"는 '깜짝' 질문으로 모두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김성환 장관은 물론 기후부 간부들 모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20초가량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담당국장이 누구냐며 재차 묻자 그제야 정책기획관(국장)이 "자세히 확인은 못 했지만 긴급하게 필요한 것에 대해 추가 고용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엉뚱한 대답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라는 특별한 상황이 있었지만, 기후부는 그런 상황이 없었는데 정원 초과된 게 이상하다. 원래 환경부 시절부터 추가가 됐는지, 아니면 기후부로 전환되면서 추가된 건지 답해달라"며 재차 물었습니다. 이에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환경부에서 추가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모호하게 답하자, 이 대통령은 "추정으로 답하지 말라"며 확답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없었습니다. <뉴스핌>이 확인한 결과, 이유는 엉뚱한 곳에 있었습니다. 인원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육아휴직자 51명을 현원에 포함하는 실수를 저질러 벌어진 해프닝이었습니다. 결국 현재 기후부 현원은 2922명으로 정원보다 8명이 적어 오히려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다행히 상황파악 후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 이 대통령에게 보고해 오해는 풀었다고 하네요. ◆ 李대통령 예리한 질문에 관가 긴장…'이재명 사무관' 별명 생겨 이번 해프닝에 대해 기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탈탄소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예상치 못한 질문에 '한방' 얻어맞은 셈이죠. 사실 인원현황은 기후부 업무보고 1페이지에 제일 처음 나와 있는 내용이에요. 대부분의 사람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이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놓치지 않고 꼼꼼히 살펴본 거죠. 기후부 관계자는 "사실 이번 건은 실무를 담당하는 과장도 놓칠 수 있는 내용이다"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깜짝 놀랐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어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7일 오후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도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핌TV 갈무리] 2025.12.17 dream@newspim.com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확인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실무자인 사무관 같은 대통령의 꼼꼼함에 관가는 앞으로 있을 보고에 대해 부담감이 커졌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꼼꼼한 모습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A 씨는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지적하기엔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민이 지켜보는 만큼 현안에 더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최근 고(故) 김용균 씨 때와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한 서부발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적 없이 넘어갔습니다. 이 대통령이 서부발전 사장에게 질문한 시간은 답변을 합쳐도 약 10초에 불과했습니다. 앞으로 관가에는 '이재명 사무관'의 꼼꼼함을 경계하라는 '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작은 숫자 하나도 놓치지 않는 그의 꼼꼼함이 국정 운영의 새로운 기준이 될지, 아니면 과도한 긴장으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lahbj11@newspim.com 2025-12-19 11:4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