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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거품 빠진 스팩주, 본질 들여다볼 때

기사입력 : 2021년10월15일 13:19

최종수정 : 2021년10월15일 15:20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올해는 밈(meme) 주식이 대유행이었다. 개인 투자자들이 집중 매수하는 유행 종목을 뜻한다. 지난 5월 특별한 이유 없이 올랐던 스팩(SPAC)주도 예외는 아니었다. 합병 관련 뉴스가 뜨기 전부터 우후죽순 오르니 한국거래소가 스팩주를 겨냥해 '이상급등 주의보'를 내리기도 했다.

너무 올라버린 스팩주는 정작 제기능을 하기 어렵다. 스팩은 비상장기업 인수합병(M&A)이 목적인 서류상 회사다. 3년 내로 인수 대상을 찾지 못하면 청산될 운명이다. 공모가는 2000원. 이보다 주가가 오를 경우 차액을 인수 기업에서 비용처리해야 하는 구조라, 인수 대상 물색 단계부터 난항이 예고된다.

김준희 자본시장부 기자

합병 결정 이후 주가가 오른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유안타3호스팩의 경우 지난해 9월 미용 의료기기업체 제이시스메디칼과 합병 소식을 알렸다. 제이시스메디칼은 올 상반기만 매출 383억 원, 영업익 108억 원을 달성한 강소기업이다. 인수 기업은 합병 상장 뉴스에 주가가 오르며 100억 원 넘는 합병 비용을 지불해야 했지만, 이는 회사와 기존 주주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당시 제이시스메디칼은 코로나19 팬데믹 과정에서 시장 대응에 집중하고자 직상장보단 품이 덜 드는 스팩 합병을 선택했다. 현재 주가가 공모가(2000원) 대비 3배 이상 뛰었으니 기존 투자자에겐 성공적인 투자처였다. 지난 5월 스팩주 밈 투자의 시작점이 된 XR(확장현실) 콘텐츠 기업 엔피 역시 상장 후 1만 원대까지 뛰어 대표적인 스팩 합병 성공 사례로 꼽힌다.

투자자 입장에서 스팩주는 '긁지 않은 복권'이다. 합병에 성공만 하면 안정적인 수익으로 이어진 사례가 훨씬 많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0년 간 합병에 성공한 85개 스팩(2020년 6월 기준) 가운데 67개사(78.8%)가 상장승인일 기준 3개월 후 공모가 대비 60% 가량 올랐다. 하락세를 보인 스팩주는 18개사(21.2%)이며 평균 하락률은 7.7%다.

합병에 실패한다고 해도 리스크는 적은 편이다. 스팩의 존속기간은 상장 후 36개월. 스팩주의 청산은 일반 종목의 상장폐지와는 결이 다르다. 공모 시 투자자금의 90% 이상을 증권금융사에 예치하도록 돼 있어, 해산 시점에 투자자들은 공모 원금에 1.5% 가량의 이자까지 돌려 받는다. 공모가보다 싸게 주식을 샀다면 추가 이익을 낼 수 있다. 반대로 공모가보다 비싸게 매입했다면 투자원금보다 손실을 볼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스팩주 투자법은 크게 2가지다. 공모주 투자와 마찬가지로 상장 즉시 매매해 단기 차익을 실현하거나, 비상장 우량기업과 합병을 기다리는 방법이다. 올해는 유동성 장세와 공모주 활황으로 스팩주까지 단기 매매가 성행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2.82대 1에 불과했던 스팩 공모청약 경쟁률도 올해(1~8월)는 169.1대 1까지 치솟았다.

최근 스팩주의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을 보면 공모주 거품은 많이 꺼진 상태다. 단기 투자처로서 매력은 사라진 대신 다시 본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다. 공모가 인근을 맴도는 스팩주는 글로벌 증시의 불안정성이 커진 상황에서 주가 하방 압력이 낮은 대안 투자처가 될 수도 있다. 터지면 대박, 밑져도 본전인 탓에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 주식으로 스팩주를 재평가할 시점이 됐다.

스팩주를 제대로 평가하는 방법은 이미 금감원에서 여러 차례 공지했다. 먼저 발기주주를 확인하고, 스팩 임원의 주요 경력 등을 확인해야 한다. 스팩주가 합병까지 이어지려면 합병 대상 법인을 발굴하는 임원의 역량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스팩주의 가치를 따질 때 투자자와 임원 경력 등이 가장 먼저 부각된다. 국내에서도 같은 역량이 필요하긴 매한가지다.

밈 투자에 빠진 단타 거래는 '모 아니면 도'로 떨어지는 투기에 가깝다. 스팩주가 비상장 우량주의 상장 통로, 때론 잭팟을 노릴 수 있는 당첨률 높은 복권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스팩 투자자들의 성숙한 투자 습관이 필요할 때다.

zuni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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