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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 방역 대책에 백신 미접종 임산부·직장인 '혼란'

기사입력 : 2021년12월17일 15:38

최종수정 : 2021년12월17일 15:58

18일 0시부터 미접종자는 혼밥·배달·포장만 가능
"방역 철저히 지키는데", "우리 탓인가" 볼멘소리 나와
48시간 음성확인서 제출하면 가능? "실효성 떨어져"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백신 미접종자들의 다중이용시설을 제한하는 정부의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대책을 놓고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는 직장인과 임산부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들은 방역패스에 소외됐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17일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주말인 오는 18일부터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사적모임 허용 인원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4명으로 줄어든다.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의 경우 혼자서 식사를 하거나 음식을 포장·배달 주문만 할 수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7000여 명 발생하고 위중증 환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꺼내든 특단의 대책이지만, 미접종자들 사이에선 차별과 낙인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임신 8개월 차인 장서우(31) 씨는 "임산부라 어쩔 수없이 백신을 못 맞는건데 갑자기 바깥 활동을 제한받게 돼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장 씨를 비롯해 방역당국이 집계한 국내 전체 임산부 수는 13만 6000여 명으로 이중 백신 접종을 완료한 임산부는1086명에 불과하다.

장 씨는 "정부 방역 대책 후 맘카페에는 혼밥하기 좋은 식당이나 카페를 추천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지만 기분이 썩 좋지 않다"며 "방역패스에 소외되는 임산부들이 많은데 이제는 무조건 혼밥 아니면 포장을 할 수 밖에 없다. 앞으로 남편이나 친정 어머니와의 외식은 불가능해졌다"고 토로했다.

둘째 출산을 한 달 앞둔 최모(33) 씨는 "어딜 가든 사람이 많고, 마스크 벗고 식사를 하는데 혼밥 한다고 코로나에 감염 안 되는 건 아니지 않냐"며 "백신 부작용 불안감은 정부가 오히려 조장해놓고 이제와서 임산부나 다른 미접종들을 제약하는 것은 정말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임산부 커뮤니티나 맘 카페에는 미접종자 방역 대책에 대한 찬반이 일었다. 한 이용자는 "모유 수유 때문에 백신을 안 맞았는데 오늘 카페에 가니 못 들어간다고 한다"고 했고, '안 그래도 백신패스 때문에 소외되는데 화나 난다', '임산부라 혼밥 얘기에 서럽다'는 반응들이 올라왔다. 반면 '뱃 속 아이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차라리 잘 됐다'는 글도 보였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인턴기자 = 코로나19의 일일 신규 확진자가 7435명이 발생한 1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2021.12.17 hwang@newspim.com

백신 부작용을 우려해 접종을 미뤄오던 직장인들도 곤혹스럽긴 마찬가지다.

직장인 윤혜나(29) 씨는 "1차 백신 부작용으로 2차 접종, 추가 접종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철저하게 마스크를 쓰고 외출을 삼가고 있는데, 이번 방역 대책은 좀 속상하다. 확진자가 많이 나오는 일이 미접종자 탓이냐"고 지적했다.

윤 씨는 지난 8월 화이자 1차 접종을 마쳤다. 두통이나 메스꺼움, 가슴 통증 같은 이상 반응은 없었지만 얼굴과 몸에 두드러기가 나는 부작용을 겪었다. 그는 "대다수 사람들이 접종을 마쳤지만 접종에 두려움을 갖고 있는 소수도 있다"면서 "그런 소수 국민들 손발을 이제 아예 묶어버리니 죄인이 되는 느낌"이라고 했다.

경기 부천에 사는 직장인 김모(39) 씨도 "이래저래 난감한 처지"라고 말했다. 김 씨는 "점심은 회사 동료들이나 거래처 사람들도 같이 먹는데 이제는 혼밥하는 신세가 됐다"면서 "미접종자라는 이유로 회사에서 불이익을 받거나 동료들에게 눈총을 받을까 우려스럽다. 솔직히 왕따나 다름없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48시간 이내에 검사받은 음성확인서를 제출할 경우 다중이용시설 이용이 가능하다는 지침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1차 접종만 마친 직장인 손모(36) 씨는 "식당에서 다같이 밥 한 번 먹으려면 매일 선별 검사소를 가라는 얘기"라며 "지금 같이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선 접종자, 미접종자 구분하지 말고 모두에게 공평한 방역 지침을 시행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내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는 7435명이다. 위증중 환자는 971명으로 집계돼 나흘째 연속 900명대를 기록했다. 1차 접종자는 9만5755명으로 총 4330만593명이 받았고, 이중 6만564명이 2차 접종을 완료해 4193만9065명이 2차 접종을 마쳤다. 3차 접종(추가접종)은 88만8243명으로 978만1164명이 3차 접종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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