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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의 체험기] 봉사활동 '542시간' 해봤다

기사입력 : 2021년12월20일 11:04

최종수정 : 2021년12월20일 11:29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약속을 지키기 위해 군것질 안하고 PC방에도 안가고 장난감도 사지 않았어요."

얼마 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초등학교 3학년 육지승 군의 이야기다.

경북 칠곡군에 거주하는 육지승(왜관초 3학년) 군은 지난 5월 게임기를 사기 위해 3년간 100원·500원·1000원씩 모아왔던 돈으로 어려운 이웃을 위해 평소 즐겨먹던 맥반석 달걀을 기부했다.

육지승 군은 군것질의 유혹, PC방의 재미도 애써 참아가며 자신이 좋아하는 맥반석 달걀 50판을 기부했다. 이 소식에 감동한 칠곡 공무원 이경국 주무관도 지승 군의 선행에 함께 동참했다.[사진=칠곡군] 2021.12.20 kh10890@newspim.com

칠곡군청 민원봉사과 이경국(33) 8급 주무관은 육지승 군의 선행에 감동받아 사비를 들여 게임기를 선물했다. 자신도 뇌병변을 앓고 있는 중증 장애인으로 넉넉하지 못한 형편이지만, 어린아이의 마음이 기특했다.

지승 군은 이 주무관을 찾아가 감사 인사를 전하며 "게임기 금액인 40만원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달걀을 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승 군은 지난 5월부터 6개월간 먹고 싶은 게 있어도 참고, 좋아하던 문방구 방문도 줄여가며 모든 유혹을 뿌리치며 돈을 모았다.

평소 푸딩, 치킨, 아이스크림 등 군것질을 좋아하던 지승 군은 본능적으로 편의점으로 향하던 시선을 애써 외면하며 발걸음을 끊었다.

추석 명절 할머니 댁은 물론 자주 방문하지 않던 친척 집까지 방문해 용돈을 받아 한 푼 두 푼 돈을 모아 나갔다.

군것질을 참다 참다 한계에 다다르면 지승 군은 '엄마 아빠 찬스'를 요청했지만, 엄마 아빠는 편의점 음식을 사주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 나갔다. 대신 용돈을 일주일 5000원에서 1만원으로 올려주고 편의점에서 즐겨먹던 음식을 집에서 만들어 주며 격려했다.

마침내 목표로 했던 40만원이 모이자 지승 군은 이 주무관에게 연락해 선물 받은 게임기 덕분에 기부를 다시 할 수 있게 됐다며 이 주무관 이름으로 맥반석 달걀 50판을 기부했다.

이 주무관은 "착한 일에 대한 격려 차원의 말에 초등학교 3학년에 불과한 지승이가 정말로 약속을 지킬 줄 몰랐다"며 "지승이를 통해 독거노인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 지원에 대한 관심이 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각박한 사회에 감동을 준 지승 군은 최근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100만원을 모으는 것이다. 게임기를 사려는 것도 아니고,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도 아니었다. 물 공급이 부족한 에티오피아에 물을 기부하기 위해서라고 밝히면서 또 한 번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 초등학교 3학년에게 배운 선한 영향력

아이에게도 배울 점은 있다는 말처럼 초등학교 3학년의 육지승 군의 선행은 이 사회의 어른들에게 많은 메시지를 던졌다.

지승 군의 선행이 이경국 주무관에게 이어졌듯 나도 선행을 이어가보기로 했다.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필수요건이 꼭 돈을 주고 기부하는 것만이라곤 생각하지 않았기에 나름대로 의미 있는 활동을 1주일에 1~2번은 해보기로 했다. 12월 1일부터 15일까지의 기록이다. 

◆ 당신에겐 아무것도 아닐지라도

운동하러 가던 도중이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파손된 채 방치돼 있어 고쳐달라고 민원을 넣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12.20 kh10890@newspim.com

퇴근 후 운동하러 가는 중에 늘 눈에 밟히는 것이 있었다. 시각장애인용 점자블록이 파손된 채 방치돼 있던 거였다. '저렇게 파손됐는데 고쳐놓겠지.. 곧 고쳐놓겠지..' 찜찜한 기분으로 늘 지나쳐 왔다. 나도 무심했다. 이번에야말로 미루지 않고 고쳐지길 바라는 마음에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민원을 넣었다. 

"점자블록이 파손된 채 방치된 것이 악의가 있어서 고치지 않은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아무도 민원을 넣지 않아 몰랐던 것이겠지요. 저 또한 이쪽으로 지나다니는 시각장애인이 있기는 한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비장애인의 시선에선 아무것도 아니라고 느낄 수 있겠지만 점자블록은 시각장애인의 유일한 이동 안내 시설입니다. 많은 것을 바란 것이 아닙니다. 시각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똑같이 안전하게 걸어 다닐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뿐입니다."

◆ 따뜻한 겨울 보냈으면

12월의 첫 주말을 연탄 봉사활동으로 보내는 멋진 청년들 [사진=전경훈 기자] 2021.12.20 kh10890@newspim.com

영하에 가까운 어느 평범한 겨울날이었다. 따뜻한 이불 속에서 귤을 까먹고 있기 딱 좋은 날이었다. 12월의 첫 주말은 집에서 따스한 온기에 사르르 녹아내리는 내 몸을 느끼기보단 추위에 떨고 있을 어르신들을 위해 VMS(사회봉사활동인증센터) 사이트를 통해 연탄봉사를 신청했다. 

연탄을 나눠줄 곳은 광주 남구 소태동이었다. 점심쯤 도착하니 수십여 명의 봉사자들이 주말의 꿀 같은 휴식도 반납하고 옷이 더럽혀지지 않도록 나눠준 위생복으로 갈아입고 있었다.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은 난생 처음 보는 연탄을 바라보며 산속 시골마을도 아닌 광역시에서 여전히 연탄을 피우는 곳이 있냐는 듯 신기하면서도 안타까운 목소리로 연탄을 바라봤다.

연탄 함부로 발로 차지마라. 차면 아프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12.20 kh10890@newspim.com

봉사단체 관계자는 이날 기부하는 연탄 2000~3000장은 기업·개인 후원 등으로 마련했다고 했다. 그마저도 코로나19 때문에 후원이 줄고, 연탄 가격은 장당 800원으로 올라서 더 많은 양의 연탄을 기부할 수 없단다. 또 연탄 업체에다 전화하면 집까지 다 배달해 주긴 하지만 봉사자들이 직접 옮기면 인건비를 줄일 수 있어 더 많은 연탄을 구매할 수 있다고 했다. 

연탄 봉사 방법은 간단했다. 연탄이 쌓인 곳에서부터 집까지 일렬로 서서 손에서 손으로 전달만 하면 됐다. 왼쪽 봉사자에게 받아 오른쪽 봉사자에게 건네는 이렇게 간단한 동작을 수십장, 수백장 나누다 보면 계속 허리를 돌리는 탓에 몸살 날 것 같았다.

게다가 저 조그마한 연탄이 무게도 은근히 무겁다. 지친 탓에 누군가 연탄을 놓쳐서 깨뜨릴 때마다 다들 깊은 탄식을 내쉬었지만 그걸 빌미로 치운다며 조금 숨을 돌리고 있을 때면 '거의 다 옮겼습니다' 라며 선의의 거짓말을 누군가 외칠 때마다 기운을 내봤지만 몇 장 안 남았다는 말을 20번쯤 듣고 나서야 다 옮겼다.

수 많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쌓인 연탄. 옮길 땐 힘들었지만 막상 쌓인걸 보니 뿌듯하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12.20 kh10890@newspim.com

길바닥에라도 눕고 싶을 만큼 지쳐있던 찰나 할아버지가 연탄을 바라보며 "덕분에 이번 겨울에는 따뜻한 겨울을 보내겠네요. 고맙습니다" 이 한마디에 더할 나위 없는 보람을 느꼈다. 

◆ "굶는 사람 없어야"...11년째 백반이 단돈 1000원

돈쭐 내줘야 하는 백반집이다. 이렇게 맛있는 걸 단돈 1000원에 팔고 있다. 돈을 지불하는 곳은 모금함처럼 생겨서 1000원이 아니라 만원을 내도 된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12.20 kh10890@newspim.com

광주 동구 대인시장에는 윤기가 흐르는 고봉밥에 가까울 정도로 푸짐한 흑미밥, 따뜻한 된장국, 세 가지 맛깔난 반찬이 나오는 유명한 백반집이 있다. 이 백반의 가격은 단돈 1000원이다.

1000원짜리 백반을 판매하는 이 식당은 천원 백반집으로 유명한 '해뜨는 식당'이다.

가격이 낮게 설정된 데는 1000원짜리 한 끼 식사로 서민들의 고달픈 삶을 어루만져 주겠다는 주인의 의지가 담겨 있다.

식당은 1대 사장인 故김선자 씨가 경제적 사정이 넉넉지 않은 이웃을 위해 식당을 열었다. 형편이 어려워 끼니를 잇지 못하는 독거노인, 일용직 노동자 등 소외이웃의 지킴이 역할을 해온 김씨가 지난 2015년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나자 그의 딸 김윤경 씨가 2대째 식당 운영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식재료 값과 인건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 때문에 팔면 팔수록 적자가 나는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김씨는 보험설계사로 받은 월급 등으로 적자를 메꾸어 가면서 운영하고 있다.

김씨는 코로나19로 기업 후원들은 줄어드는 반면 지자체와 단체의 무료급식이 중단되면서 손님은 늘어 더욱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했다.

쌀 기부하러 갔다가 젊은 사람이 있길래 사진 한장만 찍어주라고 했는데 알고보니 구독자 44만명의 인기 유튜버였다. 지인이 유튜브에 내가 나왔다고 해서야 유명한 사람인 걸 알았다.[사진=빅페이스 유튜브 캡쳐] 2021.12.20 kh10890@newspim.com

대학생 때부터 종종 방문했던 곳이었기에 경영난의 의미는 더욱 남다르게 다가왔다. 11년째 한결같이 1000원에 따뜻한 밥을 내어줄 수 있다는 가게를 운영하는 것은 돈이 아무리 많은 부자라고 한들 아무나 못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사장님에게 힘을 보태고자 한쪽 어깨에는 카메라를 다른 한쪽 어깨에는 시장에서 구입한 쌀 20kg를 들고 가게에 방문했더니 "이제는 제법 기자 같다"며 배고플 테니 밥부터 먹고 가라고 했다.

몇 년이 지나도 어느 비싼 백반집보다 견줄 수 없는 사랑으로 꽉 채운 맛집이었다. 

◆ 당신은 몰랐겠지만...

광주신세계 엘리베이터에 '장애자'로 표기된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장애우'로 표기해서도 안되고 '장애인'이 올바른 표현이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12.20 kh10890@newspim.com

취재 때문에 시청을 방문했을 때였다. 선별진료소를 방문하는 차량들 때문인지 이중주차를 해놓은 차들로 빼곡했다. 눈에 띄는 것들이 있었다. 아무리 주차공간이 없어도 장애인 주차구역에 주차하면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사실은 운전자 대부분이 알고 있기에 주차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장애인 주차구역 앞을 가로막는 이중주차에 대해선 '주차 안 했으니까 괜찮아'라는 인식으로 스스럼없이 주차를 해놓은 것이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 관련규정에 따라 이는 주차 방해행위로 간주돼 5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장애인 주차구역 인근에 이중주차하는 것보다 장애인 주차구역에 주차하는 쪽이 과태료가 '싸게' 먹힌다는 뜻이다.

장애인 주차구역은 비어있는 경우가 많으니까, 금방 나올 테니까 등의 이유로 주차를 했을거다. 그저 이들이 잘 몰라서 그랬을 것이라 생각해서 "여기에 주차하시면 벌금 50만원이 부과된다"고 차를 이동시켜 달라고 했다.

또 하루는 광주신세계 백화점을 방문했을 때였다. 엘리베이터를 살펴보고 있는데 '장애자'라고 표기돼 있었다. 즉시 광주신세계 백화점에 전화해서 '장애자'가 아닌 '장애인'으로 고쳐달라고 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악의가 있어서가 아니라 잘 몰라서 그런 것이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전부 교체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후보도 최근 장애인 앞에서 '비장애인'이 아닌 '정상인'이라고 부르거나 안내견을 쓰다듬는 등 여러 논란이 있었다. 정치인, 기업, 시민들 모두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탓이다. 비장애인의 시선이 아닌 장애인 그들의 시선에서 조금의 배려만 있었으면 됐을 것들이었다. 

◆ "한국은 더럽다"...일본 유학생의 한마디

공원 풀숲에 감자탕을 먹고 버린 쓰레기가 버려져 있었다. 몰래 버리는 행동이 부끄러운 건 알았는지 투포환 던지듯 멀리도 던져놨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12.20 kh10890@newspim.com

복지관에서 2시간 동안 가볍게 뛰거나 산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인 플로깅(plogging, 스웨덴어+영어의 합성어) 참여자를 모집한다고 했다.

평일인데다 공원이라서 쓰레기도 별로 없을 것이라 생각해서 출렁거리는 뱃살도 뺄 겸 가벼운 마음으로 쓰레기봉투와 집게를 들고 공원 입구에 다다른 순간 괜한 우려를 했구나 싶었다.

배달 음식을 시켜 먹고 버린 쓰레기, 담배꽁초, 휴지 조각 등이 풀숲에 버려져 있었다. 길가에 두면 눈치 보이니 툭 던진 거다. 차라리 눈에 보이는 곳에라도 뒀으면 줍기라도 편할 텐데 거의 투척을 했다고 봐도 될 정도로 산책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쓰레기 더미들이 발견됐다.

3명이서 함께 주웠는데도 1시간이 채 지나기도 전에 3명 모두 쓰레기봉투가 가득 찼다.

플로깅 시작 30여분만에 쓰레기봉투의 절반 이상이 채워졌다. 쓰레기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담배꽁초와 테이크아웃 커피잔이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12.20 kh10890@newspim.com

복지관 관계자는 한 달에 한 번씩 자원봉사자들과 공원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하는데 이번에는 추운 날씨 때문에 바람에 날려서 이게 그나마 쓰레기가 별로 없는 편이라고 했다.

쓰레기 문제가 가장 심각할 때는 여름이라고 했다. 공원 벤치에 앉아서 저녁에 술 마시거나 하는 경우가 많아서란다. 특히 앞으로도 못 잊을 사건이 올여름에 있었다며 사연을 소개했다.

일본인 유학생이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싶다고 해서 2시간여 가량 플로깅 활동에 참여했는데 봉사 후기에 서툰 한국말로 "한국은 더럽다" 이 강렬한 한마디를 적고 떠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꼭 이 이야기를 전해달라고 했다. 한일전은 절대 지기 싫어하는 것처럼 길거리에 쓰레기를 잘 버리지 않는 시민의식도 그에 걸맞게 행동했으면 한다고. 

◆ 산타 할아버지는 자가격리

요즘 산타는 자동차로 선물을 배달한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12.20 kh10890@newspim.com

어릴 적 연말이 기다려지는 가장 큰 이유는 산타 할아버지의 선물이었다. 비싼 선물이 아니어도 선물을 받는다는 그 행위 자체에서 오는 즐거움이 컸다. 나중엔 산타 할아버지가 아빠였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애써 모른 척했다. 그래야 다음 크리스마스에도 선물을 받을 테니까.

이런 즐거움을 나누고 싶어 1365 자원봉사 포털에서 산타 봉사를 신청했다. 임무는 간단했다. 산타클로스 옷을 입고 미리 선별한 저소득층 가정을 방문해서 캐럴송에 맞춰 춤을 추고 준비된 선물을 아이에게 나눠주면 된다고 했다.

캐럴송에 맞춰서 춤을 추라고 했는데 사실 너무 부끄러워서 맨 왼쪽 구석으로 숨었다. 강아지 표정이 당황한 기색이 보여서 모자이크로 보호해줬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12.20 kh10890@newspim.com

5인 1개 조로 팀을 꾸려 차를 타고 4가정에 패딩, 케이크, 산타 풍선을 나눠주면 된다고 했다. 부모님에게 전화해 아이 몰래 방문하려고 하니 초인종 누르면 문 좀 열어달라고 했다. 비밀 작전을 방불케 하는 계획을 다 세웠지만 차에서 내리자마자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달려들었다. "산타가 왜 루돌프를 안 타고 차를 타고 와요"라며 동네방네 소문내고 다녀서 계획은 망했다. 어차피 계획대로 안된 거 백신 접종 안한 산타 할아버지는 코로나19 때문에 자가격리 중이라며 아무 말이나 해가면서 애써 둘러댔다.

3주 동안 봉사활동을 이것저것 했더니 봉사활동 시간이 542시간 30분이 기록됐다.[사진=1365 홈페이지 캡쳐] 2021.12.20 kh10890@newspim.com

'띵동' 떨리는 마음으로 초인종을 눌렀다. 아이가 문 앞에 나오자마자 캐럴송에 맞춰 단체로 춤을 췄다. 사실 율동에 가까웠다. 그마저도 세상 부끄러워서 제대로 못했다. 산타가 아니란 것쯤은 방문한 4가정의 아이들 모두 아는 눈치였지만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모습은 진짜 산타에게 받은 것 같은 행복한 모습이었다.

에필로그(epilogue). 대학생 때는 친구들과 술 한잔하는 것보다 쌀이 없어서 끼니를 거르는 어르신들을 위해 나누는 즐거움이 좋았다. 나로 인해 누군가 웃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스스로가 대견했다. 그렇게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500시간이 넘는 봉사활동을 했다고 자원봉사 영예인증서도 받았다.

봉사활동 500시간을 기록하면 자원봉사 영예인증서가 나온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했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육지승 군의 선행을 보고 다른 이들이 또 다른 선행을 한 것처럼 말이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12.20 kh10890@newspim.com

하지만 취업과 동시에 남보다 나를 위해서 살았던 것 같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3주 동안 나름대로 의미 있는 일들을 해보니 잊고 지냈던 감정이 떠올랐다. 누군가에게 손을 건넨다는 것은 꼭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니란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kh108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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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윗집 발망치 소리, 내년부터 끝" [세종=뉴스핌]김정태 건설부동산 전문기자= 지난 2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주택성능연구개발센터(HERI). 세종시에 위치한 이곳에는 주택 성능을 시험할 수 있는 여러 시험동이 있지만, 5층짜리 실제 아파트 건물 한 동이 눈에 들어왔다. 출입구 한켠에는 'db35lab(데시벨 35 랩)'이란 영문과 숫자 표기가 부착돼 있었다. 아파트 1층 내부에 들어가야 이 표기의 의미를 알게 됐다. 이는 LH가 층간소음 1등급 기준인 37데시벨보다 낮은, 도서관처럼 조용한 집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은 층간소음기술연구소의 시험동 이름이다. 층간소음 등급별 시연 모습 [사진=국토부기자단 공동] 거실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 화면에는 2층의 층간소음을 일으킬 수 있는 런닝머신, 책상과 의자, 공 등의 도구들이 보였다. 우선 화면을 통해 윗층에서 아래층에 전달되는 성인의 발걸음 소리를 들려줬다. 말 그대로 '발망치' 소리였다. 들려오는 소음은 49데시벨로 4등급 수준이다. 층간소음의 기준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2005년 전에 지어진 공동주택의 경우 일부에서 이러한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중량충격음이다. 이번에는 실제로 윗층에서 걷는 소리를 듣는 순서였는데, 귀를 쫑긋 세우지 않고서는 소음을 느끼기 어려웠다. 미세한 진동음이 들리긴 했지만, 불편한 수준은 아니었다. 이어 1m 높이에서 3kg 무게의 공을 떨어뜨리는 실험도 시연됐다. 이는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중량충격음으로, 역시 4등급 수준에서는 참기 어려운 소음과 진동이 느껴지지만, 이곳의 실제 시연에서는 역시 진동음이 확 줄었다. 의자 끄는 소리는 비교적 가볍고 딱딱한 충격음이어서 경량충격음이라고 하는데 4등급 수준에서는 참기 어려울 정도로 불편했지만, 실제 시연에서는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충격음이 전달되지 않았다. 이처럼 층간소음이 획기적으로 줄어든 데는 1등급 기준인 37데시벨에 맞춘 성능으로 시공된 바닥 때문이었다. 기존 슬래브 두께보다 두꺼운 250mm로 시공하고, 그 위에 40mm 복합완충재와 30mm 고밀도몰탈 및 와이어 메쉬 등을 함께 깔아 놓은 바닥재다. 공동주택 층간소음 저감기술은 2023년부터 개발되기 시작했으나, 슬래브 두께는 210mm로 상대적으로 얇고 낮은 등급의 완충재와 일반 몰탈을 적용해 3등급 수준에 머물렀으나, 이를 매년 개선해 온 결과 올해 1등급 기준을 충족하게 됐다. LH는 이러한 기술 개발을 실험동 연구에 그치지 않고, LH 공동주택 각 현장에 실증 시공을 하면서 실증 결과 데이터를 쌓아왔다. LH가 층간소음 저감기술을 처음으로 적용한 단지는 양주회천 A15블록으로, 당시 3등급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에는 평택고덕 ab57-2블록에 2등급 수준으로 끌어 올려 적용했다. LH 연구원 관계자는 "이 같은 1등급 기준을 달성하기 위해 2022년부터 지속적으로 관련 기술과 공법을 연구해 왔다"면서 "47개의 기술 모델 개발과 총 1347회에 걸친 실증을 거쳐 자체 1등급 기술 모델을 정립해 내년부터 주택 설계에 본격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1등급 기준 설계로 분양가 상승의 요인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기존 공동주택 24평형(전용면적 59㎡) 기준으로 가구당 300만~400만 원의 공사비가 더 소요되는 것으로 LH는 추정하고 있다. 정운섭 LH 스마트건설본부장은 "층간소음 1등급 설계 적용 때문에 수분양자의 분양가 상승 부담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자체 원가절감과 함께 정부 재정 지원을 요청한 상태"라면서 "지속적인 기술 개발로 공사비 상승의 주요인인 슬래브 두께를 슬림화하면서도 1등급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층간소음감지기를 통해 경고 알람이 뜨는 월패드 시연 장면 [사진=국토교통부기자단 공동] 층간소음 1등급 설계는 새로 짓는 공동주택에서만 가능하다. 때문에 구축에서는 이러한 혜택을 누리기 어렵다. LH는 이를 보완하는 방안으로 층간소음 감지기를 IT업체와 협력해 개발 중이다. 바닥에 여러 차례 충격을 줄 경우, 층간소음 감지기의 센서가 작동해 해당 세대 월패드를 통해 주의를 당부하는 알람이 뜨도록 하는 장치다. 정승호 LH 스마트주택기술처 팀장은 "구조적으로 층간소음을 줄일 수는 없겠지만, 층간소음을 일으키는 기준을 해당 세대에게 알림으로써 아래층 이웃과의 분쟁을 줄일 수 있도록 고안한 장치"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시연은 기존 공동주택에 적은 비용으로도 층간소음을 저감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팸투어에 참여한 국토교통부 기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층간소음 1등급 바닥구조 [사진=뉴스핌DB] LH는 바닥에서 발생하는 층간소음에 국한하지 않고, 옆 세대와의 벽간소음, 화장실 배관 소음 등 공동주택에서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생활소음 저감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벽간소음을 저감하는 소음 차단 성능 1등급 벽체 구조는 2019년 11월부터 이미 설계에 반영한 바 있다. 내년부터는 화장실 배관이 아래층을 통하지 않고 각 세대 내에서 설치되는 자체 배관을 적용해 배관을 통해 전달되는 소음도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내구성이 좋은 장수명 주택, 수요자의 취향에 맞게 가변형 평면 구성이 가능한 라멘 구조 주택, 레고처럼 조립·건설하는 모듈러 주택 등 주택 건설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는 주택 유형에도 층간소음 1등급 접목 방안을 모색해 적용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LH는 층간소음 저감 기술 저변을 민간으로 확산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우선, 민간의 고성능 신기술을 발굴하고, 다양한 1등급 기술 요소의 시장화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올해에는 층간소음 기술 마켓을 통해 6개의 고성능 기술을 발굴했으며 LH 공공주택 현장에서 그 성능을 검증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LH는 층간소음 1등급 적용 확산을 위해 db35lab을 내년 3월부터 전면 개방하기로 했다. 자체 층간소음 시험 시설이 없는 중소기업에 데시벨 35랩을 테스트베드로 제공해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LH는 또 그간 개발해 온 층간소음 저감 기술 요소와 시공법, 실증 결과를 중소 민간 건설사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더불어 자체 기술 개발과 층간소음 저감 시공·품질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건설사들에 대한 기술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이한준 LH 사장은 "2년 전 취임 당시 제일 먼저 강조한 게 층간소음 문제 해결을 약속한 것이었다"면서 "내년부터는 LH가 짓는 모든 아파트에 1등급 기준을 적용해 국민 일상의 생활 고통을 덜어주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는 벽식 구조의 공동주택에서 벗어나 라멘(기둥식) 구조와 모듈러에도 층간소음 1등급 기준을 적용해 100년 이상 가는 장수명 주택의 근간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dbman7@newspim.com 2024-11-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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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동행카드, 고양·과천도 30일부터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가 오는 11월 30일 첫 차부터 고양시와 과천시까지 서비스를 확장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로써 서울~고양~과천을 오가는 시민들도 월 5만~6만원대로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난 1월 27일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출발한 기후동행카드는 3월 30일 김포골드라인, 8월 10일 진접선·별내선까지 확대됐다. 서울 공동생활권인 인구 100만의 대규모 도시 고양시와 지리적으로 서울시와 경기남부의 길목에 위치한 과천시까지 연결됨에 따라 수도권으로 본격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서울 외 지역 기후동행카드 이용 가능 도시철도 구간 [이미지=서울시] 서울시와 고양시, 과천시는 지난해 2~3월 기후동행카드 참여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후속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하고 11월 30일 고양시(3호선·경의중앙선·서해선), 과천시(4호선)의 기후동행카드 참여를 확정지었다. 관계기관들과 함께 시스템 개발·최종 점검을 완료했다. 이번 확대로 3호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역에서 서울시 송파구 오금역까지 모든 역사(44개)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경의중앙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역에서 구리시 구리역까지 34개 역사, 서해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역에서 서울시 강서구 김포공항역까지 7개 역사, 4호선은 남양주시 진접역에서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역사까지 34개 역사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현재 기후동행카드 서비스 범위에 이미 고양시를 경유하는 서울 시내버스 28개 노선과 과천시를 경유하는 6개 노선이 포함돼 있음을 고려하면 서울과 고양·과천을 통근·통학하는 약 17만 시민의 이동 편의가 더욱 증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용범위가 대폭 확대되면서 과천·고양 등 시민들도 기후동행카드의 다양한 문화 혜택을 동일하게 누릴 수 있다. 과천시 4호선 확대로 대공원역도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방문 시 서울대공원 50% 할인 등 혜택을 참고하면 된다.  기후동행카드는 올해 1월 23일 서비스 시작 이후 70일 만에 100만 장이 팔리는 등 시범사업 단계부터 큰 호응이 확인된 바 있다. 7월부터 본사업에 들어가면서 청년할인권·관광객을 위한 단기권 등 다양한 혜택이 더해졌다. 평일 최대 이용자가 65만명이 넘어가는 등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고양·과천 지하철 적용을 시작으로 수도권 시민들에게도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협의·시스템 개발 검토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확장을 위한 타 경기도 지자체와의 논의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고 시는 덧붙였다.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려면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전화에서 '모바일티머니' 앱을 무료로 다운받아 충전하면 된다. 실물카드는 서울교통공사 1~8호선 고객안전실, 지하철 인근 편의점 등에서 구매한 후 서울교통공사 1~8호선, 9호선, 신림선·우이신설선 역사 내 충전기에서 권종을 선택·충전 후 사용할 수 있다.  기후동행카드의 고양시, 과천시 확대 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고양시(031-909-9000), 과천시(02-3677-2285),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실장은 "김포·남양주·구리에 이어 고양·과천 확대로 경기도 동서남북 주요 시군까지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대중교통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며 "교통비 절감·생활 편의·친환경 동참 등 일상 혁명을 수도권 시민들까지 누릴 수 있도록 수도권 지역 서비스 확대·편의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 2024-11-2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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