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식품업계, 對러시아 수출 확대 제동...우크라 침공 사태에 '초긴장'

기사입력 : 2022년03월08일 06:30

최종수정 : 2022년03월08일 14:38

러시아 대상 금융·물류 제재에 국내 수출 기업 '당혹'
오리온·팔도도 당장 생산 영향 없지만 '노심초사'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롯데푸드가 올해 러시아에 캔햄 수출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잠정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로 국제사회의 제제와 환율 하락 등 위험부담이 커지자 러시아 진출 계획을 거둬들인 것이다. 

동서식품, 오뚜기, 삼양식품 등 수출기업들은 환율·물류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오리온, 팔도, 롯데제과, KT&G 등 현지 생산·판매를 진행하는 업체들도 사태 장기화에 대한 준비작업에 착수하는 등 식품업체들이 러시아 리스크에 예의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러시아에 '캔햄' 선보이려던 계획 중단...금융·물류제재에 수출 제동 

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푸드는 러시아 대상 캔햄 수출 확대 계획을 최근 중단했다. 당초 롯데푸드는 캔햄 수출 국가를 올해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수출 계획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2021.07.20 romeok@newspim.com

롯데푸드는 2019년부터 국산 캔햄 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롯데푸드의 캔햄 수출 중량은 2018년까지 100톤 이하였지만 2019년 347톤, 2020년 1111톤으로 빠르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캔햄 수출량이 누적 2929톤을 기록하는 등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국내 전체 캔햄 수출 중량의 60%가량을 차지하는 수치로 싱가포르, 대만, 홍콩, 말레이시아, 필리핀, 호주, 칠레, 멕시코 등 8개국에서 수출 성과가 급성장한 결과다. K푸드의 인기로 동남아 국가세어 한국 제품의 이미지가 높아진데다 보관성이 좋고 품질도 우수해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높은 인기를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성장에 힘입어 롯데푸드는 올해 러시아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몽골, 일본 등의 수출 판로를 확대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국가별 맞춤 제품을 기반으로 수출국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해 7월 필리핀, 10월 태국 수출 시작하는 등 수출국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국제 사회의 제제로 현지의 사업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자 롯데푸드는 러시아 관련 사업 계획을 잠정 중단했다. 국제사회의 금융 및 물류 제제 등 제재 수위가 높아진데다 환율 하락도 나타나면서 수출 부담이 급격히 커져서다. 기존 러시아에 일부 수출하던 다른 품목들도 최근 추가 발주를 멈춘 것으로 알려진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물류난, 금융 이슈 등 러시아 현지 상황 악화로 기존 계획을 진척하기 어려운 상황"며 "캔햄 진출 관련한 업무는 잠정 중단했으며 현지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칠성·동서식품 등 수출기업도 울상...물류난에 환율리스크

기존 러시아에 수출을 진행해온 식품기업들은 영업위축이 예상되고 있다. 국내 식품기업들이 러시아에 수출하고 있는 주요 품목은 롯데칠성의 '밀키스', 동서식품의 '프리마', 오뚜기의 '마요네즈',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등이 대표적이다.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금융망 퇴출, 물류 중단 등 각종 제재가 본격화되고 있어서다. 앞서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러시아 현지 은행에 대한 금융거래를 중단한데 이어 국내 은행들도 최근 제재 대상인 러시아 은행 7곳과의 거래를 중단한 상태다. 오는 12일부터는 해당 7개 은행들이 국제 결제망에서 전면 차단될 예정이다.

이처럼 국제사회의 금융 제제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데다 글로벌 항공·운항사들도 러시아 운항 중단에 나서는 등 금융·물류대란이 현실화되면서 식품업체들의 러시아 수출로도 점점 좁아지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 루블화가 급락하면서 환율 리스크도 적지 않다. 원화 대비 루블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국내 수출 제품들이 경쟁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 은행이 스위프트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당장 금융거래에 문제는 없다"면서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업계 전반적으로 수요 위축, 제품 가격 경쟁력 하락 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러시아 루블 및 달러 환율 추이

오리온, 롯데제과, 팔도, KT&G 등 러시아 현지에서 생산공장을 운영하는 기업들의 경우 수출기업에 비해 금융 제재에 따른 피해가 비교적 덜한 편이다. 수출 기업들은 대금 결제 지연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반면 현지 생산 기업은 국가 간 금융 거래보다 현지 운영 자금 및 재투자 비중이 높아서다. 다만 루블화 가치 하락에 따른 이익 감소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초코파이'로 러시아 현지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오리온과 롯데제과는 당장 생산 차질은 없다는 입장이다. 오리온은 현재 3개월 분량의 원재료를 확보했으며 올해 상반기 내 가동을 목표한 러시아 트립쪼바 신공장 건설도 변동없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최근 러시아 현지법인에 340억을 투입해 초코파이 생산라인을 확대한 롯데제과와 '도시락' 컵라면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팔도, 그리고 현지에 담배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KT&G도 현재 생산·판매에 영향은 없으며 현지 사업 및 주재원 안전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 은행이 스위프트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당장 금융거래에 문제는 없다"면서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업계 전반적으로 수요 위축, 제품 가격 경쟁력 하락 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