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법원·검찰

속보

더보기

[기자수첩] 피고인석을 지켜야 하는 당사자의 무게

기사입력 : 2022년03월14일 10:47

최종수정 : 2022년03월14일 11:32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형사재판 법정에서 가장 말을 적게 하는 사람은 단연 피고인일 것이다. 재판에서 가장 중요한 당사자임에도 첫 공판에서 인적사항을 밝히는 인정신문이나 변론종결 단계에서 이어지는 최후진술 절차를 제외하면 사실상 법정에서 피고인이 입을 여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죽하면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 재판에서 피고인 중 한 명인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의 최후진술이 끝나자 재판장이 "조대식 피고인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는 건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을까.

하루 종일 열리는 재판에서 말 한 마디를 하지 않더라도 피고인의 출석은 공판 개정의 요건이다.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사건이나 피고인의 신청으로 법원이 불출석을 허가한 경우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피고인석에 앉아 자리를 지켜야 한다.

이성화 사회부 기자

지난 7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대법정에서는 송철호 울산시장 등에 대한 선거개입 의혹 재판이 열렸지만 송 시장은 나오지 않았다.

송 시장의 변호인은 시청에 중요한 약정이 있어 3주 전에 사유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지만 재판부는 "불출석 사유서를 봤는데 그 정도 사유를 가지고 재판에 불출석할 정당한 사유로 보기는 어렵다"며 재판을 그대로 진행했다.

서초동에서 재판이 열리고 있는 동안 송 시장은 종로 한 호텔에서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사업 상생 업무협약식에 참석하고 있었다. 송 시장의 모습이 찍힌 협약식 사진은 울산시 보도자료를 통해 배포됐다.

송 시장은 이날 오후 2시부터는 다시 법정에 출석했다. 재판부는 송 시장의 출석을 확인하고 "앞으로는 가급적 지정된 기일에 나와달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공직선거법에 따라 불출석 상태에서 재판이 진행될 수 있다"고 고지했다.

특히 이날 재판은 재판부 구성원 변경 이후 처음 열리는 관계로 피고인들에 대한 인정신문을 다시 하는 등 공판갱신절차가 이뤄졌다. 피고인이 직접 재판부에 말을 하는 몇 안 되는 순간이었다.

피고인의 수가 많은 사건이거나 직업이 있는 피고인의 경우 일정 문제로 불출석사유서를 내고 기일이 연기되는 일은 종종 있다. 피고인의 직업이 공무원이나 정치인인 경우는 더 빈번하게 발생한다.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무더기로 기소된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 재판도 마찬가지다. 2020년 9월 정식 첫 재판 이후 피고인들이 의정활동을 이유로 불출석과 기일변경 요청을 반복하면서 심리가 지연돼 왔고 결국 재판부는 재판이 가능한 날짜를 미리 조율해 확정하자는 공판준비명령서를 보내기도 했다.

'해직교사 특별채용' 혐의로 내달 첫 재판을 앞두고 있는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재판도 이런 점에서 우려가 크다. 조 교육감의 변호인은 조 교육감이 오는 6월 1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크니 선거운동 기간을 재판 일정에 고려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물론 피고인도 재판에만 매달려 있을 수는 없다. 하지만 피고인들이 피고인으로서의 무게를 인식하고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처음 마음가짐을 끝까지 보여줄 필요가 있을 것이다.

shl22@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미중 관세협상, 명백한 중국의 승리"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미중 관세협상에 대해 중국내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승리'를 거뒀다며 고무된 분위기다. 중국의 매체들은 13일 일제히 미중관세협상 결과를 보도하고 나섰다. 관영매체들은 '승리했다'는 표현을 자제하고 있지만, 협상이 성공적이었다는 논조를 유지했다. 중국의 SNS상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중국이 승리했다는 반응 일색이다.  12일 미중 양국의 협상단은 스위스 제네바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145%에서 30%로, 중국은 미국에 대한 관세율을 12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추가적인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5년전인 2020년 1월 타결됐던 미중 관세협상 결과와는 차이가 크다. 당시 중국은 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 구매할 것을 약속했고, 강도 높은 지재권 보호 , 금융 서비스 시장 개방, 환율 투명성 강화 등을 보장했다.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은 관세를 일부 인하했다. 하지만 이번 미중 관세협상에서는 양국이 모두 동등하게 115%의 관세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중국의 미국산 물품 구매나 시장개방에 대한 약속은 없었다. 양보 일변도였던 5년전과 달리 이번 미중 관세협상은 공평하고 평등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 매체 블룸버그는 "이번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은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결과를 얻었고, 미국은 끝내 양보했다"며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강대강 전술이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중국 매체 관찰자망은 "양국의 제네바 경제·무역 회담 공동성명 발표는 중국이 무역 전쟁에서 거둔 중대한 승리이자 중국이 투쟁을 견지한 결과"라며 "미국의 무역 괴롭힘에 맞서 항쟁할 용기가 조금도 없는 국가들과 비교하면 이번 승리의 무게가 더 무겁다"고 논평했다. 광다(光大)증권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국제 무역 투쟁에서 패권을 두려워하지 않고 굳건하게 맞선 결과 단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가장 먼저 미국에 대등한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국내적 국제적으로 대응조치를 내놓았다"고 덧붙였다. 자오상(招商)증권은 "중국은 미국과 공평하고 평등한 협상을 진행했으며,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호평했다. 이어 "중국은 우호적인 국가들을 확보하고 있었으며, 중국 경제의 대미 의존도를 낮췄고, 기술 진보와 군사력 확충 등이 이뤄졌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같은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여론이 지나치게 고무되는 것을 경계하는 논설기사도 나왔다. 신화사는 '중미 경제무역 회담이 세계 경제 압박을 낮추고 신뢰를 증진시켰다'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양국의 대화 재개는 기쁜 일이지만, 양국간의 의견 차이 해소는 복잡하고 어려우며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오성홍기와 미국 성조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ys1744@newspim.com 2025-05-13 09:53
사진
대법 "대법원장 청문회 출석 곤란"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대법원은 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오는 14일 예정된 '사법부의 대선개입 의혹 진상규명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국회에 전달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12일 기자단 공지를 통해 "재판에 관한 청문회에 법관이 출석하는 것은 여러모로 곤란하다는 입장"이라며 "출석 요청을 받은 16명의 법관 모두 '청문회 출석요구에 대한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조희대 대법원장. [사진=뉴스핌DB]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민주당은 대법원이 이 후보 사건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심리·선고해 사실상 대선에 개입했다며 대법원장에 대한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7일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과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 등을 의결했다. 청문회 증인으로는 조 대법원장과 판결에 관여한 대법관 11명이 전원 채택됐으며 대법원 수석·선임재판연구관, 대법원장 비서실장, 법원행정처 사법정보화실장 등 판사들도 포함됐다.  shl22@newspim.com 2025-05-12 18:2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