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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본, 고위층 투기 수사 성과 미흡…국회의원 구속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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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1명 등 64명 구속…1·2기 신도시 때 수백명 구속
수사 대상 85% 일반인…내부정보 이용 입증 난항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지난 1년 동안 투기 의혹을 수사했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가 미흡한 성과를 내놨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성역 없이 수사한다 했지만 혐의자 대부분은 일반인이었다. 내부정보를 이용해 투기한 고위급 인사를 색출해 엄벌한다는 목표였으나 '용두사미'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21일 국수본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꾸려진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합수본)는 투기 의혹을 받는 6081명을 수사해 4251명을 검찰에 송치하고 64명을 구속했다. 합수본은 이날 특별단속을 마무리했고 경찰은 상시 단속 체제로 전환했다.

◆ 수사 대상 85%가 일반인…고위급 인사 수사 칼끝 무뎌

지난해 3월 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지자 국수본은 3일 뒤 부동산 투기사범특별수사단을 구성했다. 5일 뒤에는 국수본과 금융위원회, 국세청, 국토교통부 등이 합세한 합수본이 꾸려졌다. 국수본이 합수본 중심이었다.

이번 수사는 국수본 수사 역량을 검증받는 첫 시험대였다. 수사권 조정에 따라 지난해 1월 출범한 국수본이 주도한 첫 대형 사건이다.

하지만 구속 등 수사 성과는 기대치를 밑돌았다. 검찰이 주도한 1~2기 신도시 투기 의혹 수사 당시 합수본이 수백명을 구속했다는 점에서 이번 수사 결과와 비교된다. 1990년 1기 신도시 투기 의혹을 수사한 합동수사본부는 1만3000여명을 입건해 987명을 구속했다. 2기 신도시 투기 의혹을 수사한 합동수사본부는 6개월 동안 1만5598명을 입건하고 455명을 구속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부겸 국무총리, 박범계 법무부 장관 등 참석자들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 투기 조사 및 수사 중간결과 브리핑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2021.06.02 yooksa@newspim.com

고위급 인사 등 권력층을 향한 경찰 수사 칼끝도 무뎠다. 수사 대상 10명 중 1명만 공직자고 나머지는 일반인이었다. 수사 대상 6081명 중 국회의원과 고위 공직자, 공무원, 공공기관 임직원 등 공직자는 658명으로 10.9%에 그쳤다. 85.8%에 달하는 5208명은 일반인이다.

특히 개발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고위공직자(국회의원 제외) 103명을 수사했으나 송치 42명, 구속 6명에 머물렀다. 국회의원 33명을 수사했으나 6명 송치에 그쳤다. 김경협 의원(더불어민주당), 정찬민·김승수·한무경·강기윤·배준영 의원(국민의힘) 등이다. 이중 정찬민 의원이 구속됐다.

투기사범 신분별 송치율(수상 대상 대비 송치 인원)만 봐도 일반인만 쥐어짰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수본에 따르면 일반인 송치율은 73.5%이다. 반면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송치율은 각각 18.2%, 18.8%다. 지방의원과 3급 이상 고위 공무원 송치율도 각각 45.2%, 41.7%다.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은 "실수효자에게 박탈감을 주는 부정 청약과 기획부동산 등 5200여명 단속은 결코 가볍지 않고 충분히 의미 있는 성과"라며 "2기 신도시 특별단속은 검거 인원이 1만여명이 넘었으나 공직자는 27명으로 일반인이 다수였다는 점과 비교하면 이번 수사는 공직자가 24배 더 많다"고 말했다.

◆ 내부정보 이용 입증에 난항…국수본 "고질·구조적 비리 발견·엄단"

국수본은 이번 수사에서 내부정보 이용 혐의 규정에 난항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내부정보 부정 이용 혐의로 수사를 받은 사람은 595명으로 전체 수사 대상의 9.8%에 불과했다. 이와 달리 농지 투기 혐의는 1693명으로 27.8%에 달했다. 내부정보 이용 입증이 어렵자 농지법 위반 등 다른 혐의를 적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부정보 이용 혐의 수사 성과도 미흡했다. 3명 중 1명만 검찰에 송치하는 데 그쳤다. 595명을 수사해 209명만 검찰에 넘긴 것.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서성민 변호사는 "투기 혐의자가 증거를 인멸하고 참고인 진술을 통해서도 해당 요건에 관한 입증이 어려우면 공직자가 투기를 해 수익을 취득했어도 처벌이 어렵다"며 "참여연대와 민변이 LH 사건을 폭로하며 지목한 강모 씨도 약 3개월이 지나서야 구속 송치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씨가 투기한 부동산이 '업무 중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한 것인지에 대한 입증을 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흥=뉴스핌] 정일구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광명·시흥 3기 신도시 예정지에 일부 부지를 투기 목적으로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4일 경기 시흥시 과림동 일대 LH 직원들이 매수한 것으로 의심되는 농지에 작물들이 매말라 있다. 2021.03.04 mironj19@newspim.com

이와 관련 남 국수본부장은 "내부정보 부정 이용은 은밀하기 때문에 입증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수사 처음부터 내부정보 부정 이용 수사에 집중했고 공직자뿐 아니라 그들로부터 내부정보를 제공받은 친인척을 수사하고 투기 수익을 철저히 환수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부정보 부정 이용에서 출발했지만 수사 과정에서 농지투기와 기획부동산으로 확대됐다"며 "공직자의 고질적, 구조적 비리를 발견했고 부동산 투기는 언젠가는 처벌된다는 확고한 계기가 됐다"고 부연했다.

 

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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