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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에서] 소상공인 지원 집중하느라 제2벤처붐 주역은 '외면'

기사입력 : 2022년03월21일 14:23

최종수정 : 2022년03월21일 14:23

창업기업 10개 중 9개 이상은 개인 창업
1년 미만 개인창업은 정부 지원 '사각지대'
경기 위축 속 아르바이트 전전하는 창업가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소상공인은 지원해주지만 벤처붐 주역들은 지금 외면받고 있어요."

지난해 창업한 한 스타트업 대표의 불만이다. 콘텐츠 제작 등을 토대로 예비창업 지원을 받아 막상 창업을 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경기로 계약을 따낼 수도 없었다.

그는 "창업한 지 만 1년도 안됐고 당장 실적 찾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신규 계약의 문턱은 높기만 하다"면서 "소상공인들은 그렇게 지원해주지만 경기 위축에도 버텨온 스타트업에는 어떠한 지원도 없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창업 10개 중 9개는 개인창업…지원은 '전무'

제2벤처붐으로 창업 시장이 열렸다고 하나 경험 부족인 초기 창업자들은 고사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특히 정부가 소상공인 지원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는 사이 이들은 매출을 일으키지 못한 창업자들은 지원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아 역차별 논란까지 빚어진다.

창원시 1인 창조기업 세미나 [사진=창원시] 2022.03.04 news2349@newspim.com

21일 중소벤처기업부의 '지난해 창업기업 동향' 자료에 따르면 전체 창업은 141만7973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소득세법 개정 시행으로 사업자등록이 급증한 부동산업을 제외할 경우, 전년 대비 5.1%(5만3775개)가 늘었다.

이 가운데 법인 창업은 12만6905개, 개인 창업은 129만1068개에 달한다. 창업 기업 10개 중 9개 이상이 개인 창업이다. 그야말로 제2벤처붐을 이끈 주역은 개인 창업자들인 셈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개인 창업자들은 제대로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해 창업한 스타트업은 실질적인 계약을 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9월께 창업한 한 스타트업은 "관급 계약 등에서는 창업한 지 만 1년이 되지 않은 스타트업은 참여가 불가능하다"며 "창업 프로그램을 통해 일단 창업은 했으나 프로그램 졸업 이후에는 사실상 각자도생이다보니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또 "민간 영역에서도 실적이 충분히 있어야 경쟁사 대비 용역 등을 얻어낼 수 있는데, 단기간에 실적을 갖추기는 어렵다"면서 "최근 방역지원금 신청을 하려고 했으나 대상자가 아니어서 실망했다"고 전했다.

현실 반영 안된 창업지원 인센티브…'짬짜미 계약' 유도

창업 현장에서의 불만은 단순 지원보다는 불합리한 제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실제로 정부나 지자체 등 예비창업 프로그램에 참여해도 다음 연도에 1년차 이상 지원을 받기 위한 혜택을 받으려면 창업원년에 수익 5000만원의 성과를 내야 한다. 5000만원의 성과를 내면 추가 창업 지원 프로그램에서 서류 경쟁에서 면제를 받는다. 

초기 창업자들은 "창업한지도 몇 달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5000만원의 수익을 창출해야만 서류 전형 면제 등의 혜택이 고작이며 이렇게 수익을 내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창업 이후 다음년도 기준으로 해야 할 수준을 예비창업 프로그램에서 요구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가 끝난 뒤 로텐더홀 계단에서 열린 '추경안 통과 대국민 보고'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2.02.21 kilroy023@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소상공인에 집중된 정부 지원정책에 창업자들의 불만이 쌓이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실적을 맞추기 위한 '짬짜미 계약'이 성행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기도 한다.

한 액셀러레이터(창업보육자)는 "스타트업 스스로 성장해야 할 서비스나 기술을 갖춰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면서도 "코로나19로 인해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기회는 줄었으며 이런 시기에 1인 창업자는 사업은 유지하되 별도의 아르바이트를 전전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한 관계자는 "소득을 거두지 못한 1인이나 소규모 초기 창업자는 대상에서 빠져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일부 정부의 손길이 가지 못할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하며 향후 가능한 부분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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