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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조각가' 권진규 작품 재조명…탄생 100주년 기념 '노실의 천사'

기사입력 : 2022년03월23일 13:48

최종수정 : 2022년03월23일 13:48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비운의 조각가', '천재 조각가' 등 흥미 위주의 명칭에 가려져 있던 권진규 조각가의 작품이 '노실의 천사'에서 재조명된다.

백지숙 관장은 23일 서울 중구 서소문동에 위치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권진규 탄생 100주년 기념: 노실의 천사' 기자간담회에서 "오늘의 전시가 유족과 권진규기념사업회의 성과이자 기쁨이자 주최 측의 자랑이지만, 이를 넘어 이번 전시를 통해 권진규 컬렉션의 안착을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 제목 '노실의 천사'는 1972년 3월 조선일보 연재 기사 '화가의 수상-8'에 실린 권진규의 시 '예술적 산보-노실의천사를 작업하며 읊는 봄, 봄'에서 인용한 것으로, 작가의 불교적 세계관을 반영해 시기별로 입산(入山, 1947~1958), 수행(修行, 1959~1968), 피안(彼岸, 1969~1973)으로 전개된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권진규 작가 '자소상', 고려대학교박물관 소장 [사진=서울시립미술관] 2022.03.23 alice09@newspim.com

권진규 작가의 작품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2019년 북서울미술관 한국근현대명화전 개막식서 백지숙 관장은 권진규 작가의 빛을 보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작품이 이듬해 권진규기념사업회와 기증 관련 의사를 교환했다. 이후 지난해 1월 작품 환수 후 컨디션을 확인했고, 같은 해 7월 '권진규 탄생 100주년전' 팀이 꾸려져 지금의 전시로 완성됐다.

이에 백 관장은 이번 전시에 대해 "어떻게 하면 권진규 작가의 작품을 현재화 해서 당대적인 의미를 획득하고 계속해서 살아가게 할 수 있을 것인가가 고민이었다. 그가 살아생전 날마다 만들어냈던 제작 과정을 드러내도록 많은 작품을 길게 소개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한희진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에는 1950년대 초기 작품들이 대거 자리 잡고 있다는 것는데 굉장히 의미가 크다. '노실의 천사'는 조각, 회화, 드로잉, 아카이브 등이 소개되는 최대 규모의 전시"라며 "권진규 작가를 리얼리즘 조각가라고 말하지만 그가 추구했던 것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 영원성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시공간은 권진규의 아틀리에와 1965년 신문회관에서 개최한 1회 개인전 작품 전시 방식에서 영감을 얻어 삼공블록과 벽돌을 이용해 우물과 가마를 형상화, 마치 관람객이 아틀리에에서 그의 작업세계 전반을 살펴보는 것처럼 구성했다.

한 연구사는 "세속적인 욕심을 버리고 예술에 입문을 했다.1950년대부터 테라코타를 제작하기 시작. 제작기법 과정을 보여주는 방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권진규 작가가 1953년경 제작한 '기사', 권경숙 기증. 서울시립미술관 소장 [사진=서울시립미술관] 2022.03.23 alice09@newspim.com

이어 "권 작가는 굉장히 철두철미한 사람이었다. 하루를 4시간으로 나눠 아침과 밤에는 작품 구상을 하고 드로잉을 했다. 오전과 오후에는 작품 제작을 하면서 마치 수행자처럼 규칙적인 생활을 했다. '수행'의 방에서는 '영희', '선자' 등의 작품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권 작가에게는 결국 천사인 말을 포함한 동물상, 여성 두상과 흉상, 자소상, 부처와 예수상, 승려상, 기물 등 다양한 작품과 함께 도서와 아카이브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작품 연대기별로 공간이 구상됐다. '입상'에는 불상을 비롯해 1950년대 주 작품인 말 조각 등이 전시돼 있다. 한 연구사는 다양한 말 조각에 대해 "비대칭으로 조각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는 시선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을 비대칭으로 표현했다. 말 조각은 대부분 석조인데, 이는 무사시노미술대학교에서 칭송을 받기도 했다. 이후 후배들이 석조를 많이 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노실의 천사'에는 많은 자소상이 존재한다 한희진 학예연구사는 "자소상은 권진규 작가가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던 요소 중 하나"라며 자소상이 많은 이유를 밝혔다. 이어 "자소상뿐 아니라 남성상과 여성상이 많은데 겉모습으로 남, 녀를 구분짓기 힘들다. 이는 대상이 누군지 중요하지 않고 내면을 이끌어내 형상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권진규 작가 '스카프를 맨 여인', 개인소장 [사진=서울시립미술관] 2022.03.23 alice09@newspim.com

조각과 소조, 부조 외에도 권진규 작가의 드로잉을 볼 수 있는 드로잉북도 소개돼 있다. 한희진 연구사는 "이번 전시에서 구조 작품을 많이 보여드리려고 애를 썼다. 또 드로잉이 전시에 나왔다는 점이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권 작가는 드로잉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그런 점을 보여드린다는 점이 중요한 요소"라며 "권 작가의 실질적인 작품은 소장자들이 다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지만 저희 선에서 파악한 것은 300여 점 가까이 되는 걸로 알고 있다"고 짐작했다.

특히 한 연구사는 "제가 개인적으로 해석을 했을 때 권진규 작가는 조각을 할 때 남자와 여성을 뚜렷하게 구분짓지 않았기 때문에 대중에게는 생소한 작가이다. 하지만 미술계에서는 인정을 못 받았던 건 아니다. 전시를 할 때마다 신문에서 조명했다"고 말했다.

권진규 작가의 100주년 기념 '노실의 천사'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가 끝난 후 광주 순회전을 개최한다. 이후 상설 전시로 관람객을 찾을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권진규 작가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진=서울시립미술관] 2022.03.23 alice09@newspim.com

이와 관련해 백지숙 관장은 "올해 100주년 기념 전시를 마무리하고 광주 순회전을 하고 내년 봄에 서울시립미술관의 남서울미술관 1층을 권진규 상설 전시관으로 기획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백 관장은 "날짜는 권 작가의 탄생일이 될지, 돌아가신 날짜가 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상설 전시 작업을 현재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권진규의 작품세계를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다양한 전시 연계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내달 7일 전시 특별 공연 '콰르텟 S 특별 연주회-권진규가 사랑한 클래식'을 시작으로 권진규 탄생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가 서소문본관에서 개최된다.

이외에도 전시 기간 중 시민문화유산 '권진규 아틀리에(성북구 동선동 소재)'가 오는 26일부터 5월 28일까지 매주 토요일 특별 개방되며 유족이 진행하는 특별 토슨트 '나의 외삼촌, 권진규'가 매주 목, 토요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

끝으로 한희진 학예연구사는 "권진규는 아직 연구가 많이 되지 않은 작가이지만, 연구를 하면 할 수록 더 많이 조명될 작가라고 생각한다"며 "많은 학예연구사와 대중들이 많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권진규 탄생 100주년 기념: 노실의 천사'는 오는 24일부터 5월 22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개최되며 별도의 예약 없이 관람 가능하다.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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