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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서른 아홉' 전미도 "불완전하고 방황하는 정찬영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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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이번 작품을 찍고 나서 주변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소소한 버킷리스트로 만들게 됐고요(웃음)."

공연 무대에서 베테랑인 배우 전미도가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매체 연기를 시작했다. 전작을 성공적으로 끝낸 후 JTBC '서른, 아홉'을 통해 마흔을 코앞에 둔 여자이자 배우가 꿈이었던 정찬영을 맡아 시청자를 웃고 울렸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전미도 [사진=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2022.04.05 alice09@newspim.com

"이 드라마는 진짜 여운이 긴 것 같아요. 끝난 지 며칠 됐는데 주변 분들이 보시고 메시지를 보내 주시거나,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 그때 그 감정이 다시 올라오더라고요(웃음). 아직은 찬영이를 다 못 보낸 것 같아요. 촬영도 끝난 지 꽤 됐는데 저도 방송을 보니까 그 당시 기분들이 다 생각나더라고요."

전미도가 맡은 정찬영은 배우가 꿈이었던 연기 선생님이다. 마흔이 되기 전 새로운 시작을 하려던 참에 시한부 판정을 받게 된다. 췌장암 판정을 받지만 죽기 전까지 주변 사람들과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를 보내는 인물이기도 하다.

"작가님이 찬영이가 시한부 판정을 너무 심각하게 껴안고 간다거나, 고통스러움과 죽음에 대한 슬픔을 너무 무겁게 느끼지 않게 하시려고 한 것 같더라고요. 오히려 찬영이는 실없는 농담을 더 많이 하고 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인정하죠. 찬영이가 떠난 후 남아 있을 친구들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하면서요. 누군가와 같이 있을 땐 덤덤하지만, 혼자 있을 땐 그래도 두려워지긴 하더라고요. 하지만 그걸 너무 많이 드러내지 않으려고 했어요. 작가님도 그렇게 보이길 바라셨던 것 같았거든요."

이 작품은 마흔을 코앞에 둔 세 친구의 우정과 사랑,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다룬 현실 휴먼 로맨스 드라마이다. 전미도는 세 명의 친구 중 시한부 판정을 받은 인물을 연기해야 했기에 남다른 부담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전미도 [사진=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2022.04.05 alice09@newspim.com

"사실 췌장암이라는 병을 앓고 있다는 걸 표현하는 게 조심스러웠어요. 여러 방면으로 어떤 병인지 찾아봤지만 그 분들이 실제 겪는 고통은 제가 알 수 없으니까요. 다행이었던 건 찬영이가 고통스러워하는 장면은 많이 나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 작품은 사람들에게 췌장암이라는 병을 알리고 싶은 게 아니라, 한 사람이 죽음을 맞닥뜨렸을 때 남은 시간을 주변의 사람과 어떻게 보내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느껴지더라고요. 그것 또한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했고요. 하하."

전미도는 전작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생사의 순간이 오가는 병원의 신경외과 의사를 연기했다. 이전에는 누군가를 살렸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죽는 연기를 해야만 했다. 정반대의 작품 속에서 그는 의사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냈다.

"일단 '서른 아홉' 속 찬영이가 불완전한 삶을 사는 게 좋았어요. 어떤 면에서 전작의 송화는 이상적인 인물이었는데, 찬영이는 반대로 방황하기도 하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헤매는 인물이거든요. 사회적으로도 특별히 성공을 이루지 못한 인물이 죽음 앞에서 두 친구를 통해 '내가 잘못 산 것만은 아니구나'라고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라고 좋았고요. 바르게 잘 살기만 했던 사람이 죽음을 맞이하는 것보다 울림이 더 클 거란 생각도 있었고요."

시한부 판정을 받고 정찬영은 끝까지 의연하고 덤덤했다. 그의 절친 차미조(손예진)과 장주희(김지현)가 오열하는 가운데서도 눈물을 최대한 참는 인물이기도 했다. 전미도는 그런 정찬영을 연기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부모님에게 아픔을 고백하는 장면이라고 털어놨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전미도 [사진=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2022.04.05 alice09@newspim.com

"부모님한테 아픈 걸 이야기하는 장면이 제일 가슴 아팠어요. 그때 했던 대사가 '죄송해요'라는 말이었는데, 시한부의 삶을 맞닥뜨리게 된 게 찬영이의 잘못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프다는 것 자체가 부모에게 죄스러움이라는 게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그 장면이 제일 슬프기도 했고요."

이번 작품은 다른 작품과 정반대의 전개로 나갔다. 주인공의 아픔을 최대한 숨기고 결말을 향해 갈 때 터뜨리지만 '서른, 아홉'은 초반부터 정찬영의 죽음을 공개했다. 그래서 더욱 큰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저도 깜짝 놀랐어요(웃음). 이걸 미리 알고도 사람들이 마지막까지 그 무게감을 어떻게 견디며 보실까 싶더라고요. 그래도 많은 분들이 끝까지 봐주시면서, 인물들의 아픔에 공감을 해주시는 걸 보면서 너무 감사했어요. 이렇게 역으로 초반에 죽음을 알려도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보실 수 있다는 걸 깨닫기도 했고요."

극중 정찬영은 자신의 부고 리스트를 차미조에게 전달한다. 그리고 죽음 전 리스트에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웃음 속에서 서로를 떠나 보낸다. 전미도는 "실제로도 부고 리스트를 적어보기도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리스트를 적어보기도 했어요. 촬영 내내 찬영이가 하는 생각을 비슷하게 하면서 지내기도 했고요. 작년부터 촬영을 시작했는데 연말이 다가오면서 '올해까지만 살자. 버티자'라는 생각으로 임했거든요. 그러다보니 길거리에 지나가는 사람들도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하하. 그래서 촬영이 끝나고 원래 같았으면 휴식을 취하는데 이번엔 그간 보지 못했던 주변 사람들에게 연락을 하면서 만나기도 했어요. 그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는지 듣고 싶기도 하더라고요. 이런 생각 자체가 드라마를 통해 바뀐 부분인 것 같아요. '서른, 아홉'을 통해 달라진 부분이 많아요. 이 작품을 통해 느끼셨을 테지만, 주변에 좋은 친구가 있다면 당신은 여전히 잘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어요(웃음)."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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