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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두나무 결별인가…카카오뱅크, 업비트 경쟁사와 '접촉'

기사입력 : 2022년05월11일 10:26

최종수정 : 2022년05월11일 10:26

카카오뱅크, 빗썸‧코인원‧코빗과 킥오프 미팅
가상자산거래 진출에 거래소 2~4위만 접촉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카카오뱅크가 빗썸, 코인원, 코빗 등 가상자산거래소 2~4위와 물밑 접촉을 하며 가상자산 사업에 본격적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1위인 업비트와는 사업제휴 논의를 피하고 있어, 이를 두고 카카오가 오랜 파트너관계였던 업비트의 모회사 두나무와 거리두기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1일 금융권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가상자산 관련 스터디를 위해 원화마켓을 운영하는 빗썸, 코인원, 코빗 등 가상자산거래소 3곳과 킥오프 미팅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탈중앙화금융(디파이, DeFi) 관련 협력 방안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 ▲거래 솔루션(매칭 엔진) ▲트래블룰 시스템 ▲오너 리스크 ▲보안사고 이력 등에 대한 스터디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도 가상자산 사업 진출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고객들이 가상자산을 금융상품의 하나로 투자하고 관리하고, 주요한 자산으로 여기는 만큼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나 비즈니스를 할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이사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IPO 프레스톡에서 상장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카카오뱅크]

◆ "카카오뱅크, 카카오와 두나무 최근 관계 의식해 업비트 논의 제외"

카카오뱅크가 업비트의 경쟁사들과 미팅을 가진 것을 두고, 업계서는 카카오뱅크의 모회사인 카카오와 두나무의 관계를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과도한 사업 확장으로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질타를 받으며 독과점 논란이 불거졌다. 비슷한 시기 업비트도 국내 가상자산거래 시장점유율 80~90%를 차지하며 독점 논란이 제기됐다. 업비트와의 밀접한 관계를 고려하면 카카오가 가상자산거래 시장도 직간접적으로 독과점 지위를 차지하려 한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게다가 업비트의 급격한 성장배경에는 실상 2대 주주인 카카오의 '뒷심'이 작용했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이에 카카오와 두나무는 지분 축소, 회계 계정 재분류 등을 통해 독립회사로의 준비를 해나갔다. 카카오는 직간접적으로 보유한 두나무 지분을 지난 2019년 22.4%, 2020년 21.3%, 2021년 15.3%로 점차 축소해 올해는 14.9%까지 낮췄다.

또 올해 초 카카오가 더 이상 두나무 이사 선임권을 행사하지 않고, 지분은 그대로 유지한 '재무적투자자'로 역할을 변경했다. 이에 지난 3월 두나무 주주총회에서는 카카오 측 사외이사인 이성호 이사가 사임했다. 이 전 사외이사는 카카오와 계열사 간에 시너지를 구축해온 카카오의 핵심 인물인 만큼, 그의 사임은 카카오가 두나무 경영권에서 손을 뗀다는 의미이다. 

이 같은 상황에 카카오뱅크가 업비트와 제휴에 뛰어들게 된다면 다시 '친(親) 카카오' 행보를 보이게 되는 셈이라, 독과점 논란에 더욱 불을 지피게 된다.

◆ 두나무 대기업 집단 지정...카카오도 신규사업 규제로 불똥 

두나무가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돼 발생하는 여러 규제들도 신사업을 펼치는 카카오뱅크에겐 걸림돌이다. 최근 두나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기업 집단뿐만 아니라 상호출자 제한 기업 집단에 포함되면서 공시의무 외에 계열사간 상호출자, 순환출자, 채무보증이 금지됐다.

대기업은 시장 독점이나 근로시간 등 노동 규정 등과 관련해서 정부가 더욱 엄격하게 들여다보는 만큼, 카카오뱅크 입장에서는 사업을 조율하기 편한 보다 규모가 작은 거래소와 제휴하는 편이 낫다.

이 같은 이유들로 카카오뱅크는 업비트가 아닌 타거래소와 제휴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거래소 3곳 중 코인원이 카카오뱅크에 적극적인 제휴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서도 카카오뱅크가 코인원과 제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빗썸은 대주주 리스크가 있고, 코빗은 이미 신한금융과의 지분관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케이뱅크가 업비트와의 제휴로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는 만큼, 카카오뱅크도 플랫폼 사업 확장 측면에서 반드시 가상자산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급락하며 증권사들은 '성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거래소와의 제휴는 호재로 여겨진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두나무와 카카오가 독립된 회사로 단계를 밟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카카오뱅크가 업비트와 제휴할 가능성은 많지 않아 보인다"며 "카카오뱅크가 다른 거래소와 제휴해 시장의 긍정적인 경쟁을 일으키는 편이 업계 입장에서도 낫다"고 말했다. 

 

jyo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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