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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35회 언급한 '자유', 야당 독주 겨냥해 선택권 강조

기사입력 : 2022년05월10일 16:24

최종수정 : 2022년05월10일 16:24

선택할 자유, 대선과정에서 논란되기도
승자독식 아닌 공정한 기회 보장 역설

[서울=뉴스핌] 차상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열린 취임식 연설에서 '자유'를 거듭해서 거론했다. 자유, 인권, 공정, 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히는 등 모두 35차례 자유를 언급했다.

이날 자유란 화두는 우리 사회의 고인 물 같은 정치와 경제 현안 등은 물론 보편적 가치, 사회 시스템 구성 나아가 국민 개개인의 가치관까지를 하나로 엮어내는 기제였다.

윤 대통령은 우선 "번영과 풍요, 경제적 성장은 바로 자유의 확대"라고 말했다. 지난해 대선을 준비하던 중 윤 대통령은 신자유주의자인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를 여러번 거론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질병에 걸리지 않는 한 품질낮은 식품을 먹을 자유, 법정노동시간보다 더 일할 자유,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에 일할 자유 등 개인의 선택 자유를 유독 자주 거론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국회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2.05.10 photo@newspim.com

적지 않은 논란을 일으켰던 선택할 자유를 윤 대통령이 취임식장에서 다시 꺼낸 배경은 새 정부의 정치적 철학으로 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때문에 선택적 자유에 대한 윤 대통령의 가치관은 진보정권이 추구해온 보편적 복지, 일방적 평등 등에 맞서는 개념으로 설정돼 향후 5년 국정운영에도 상당히 녹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나아가 "우리는 자유의 가치를 제대로, 그리고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자유의 가치를 재발견해야 한다"라며 "인류 역사를 돌이켜보면 자유로운 정치적 권리, 자유로운 시장이 숨 쉬고 있던 곳은 언제나 번영과 풍요가 꽃 피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자유는 보편적 가치"라며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이 자유 시민이 되어야 한다. 어떤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는 것이 방치된다면 우리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자유마저 위협받게 된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자유는 결코 승자독식이 아니다"며 "자유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수준의 경제적 기초, 그리고 공정한 교육과 문화의 접근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라고 공정의 논리를 대입했다.

아울러 "어떤 사람의 자유가 유린되거나 자유 시민이 되는 데 필요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모든 자유 시민은 연대해서 도와야 한다"라며 "모두가 자유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공정한 규칙을 지켜야 하고, 연대와 박애의 정신을 가져야 한다"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2022.05.10 photo@newspim.com

윤 대통령이 이날 '자유'를 강조하며 동일 맥락에 놓은 것은 '시장'이었다. 윤 대통령은 "나는 이 나라를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날이 갈수록 우리 사회에 어두운 병폐로 확산하고 있는 양극화와 사회갈등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사회발전의 발목을 잡는다며 이에 대한 근원적 처방을 예고하기도 했다. 특히 도약과 빠른 성장을 통해 더 많은 국민이 새로운 기회를 찾고 사회 이동성을 제고한다면 양극화와 갈등의 근원을 제거할 뿐 만 아니라 나아가 자유와 민주주의 체제를 안정화시키는데 도움될 것으로 봤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자유와 민주주의 체제의 안정은 도약과 빠른 성장으로 가능하며 이는 과학과 기술, 혁신에 의해서만 이뤄낼 수 있다는 소신도 밝혔다.

나아가 "자유민주주의는 평화를 만들어내고, 평화는 자유를 지켜준다"라며 "일시적으로 전쟁을 회피하는 취약한 평화가 아니라 자유와 번영을 꽃피우는 지속 가능한 평화를 추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소극적 평화가 아닌 적극적 평화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우선하겠다는 의도로 보이며 이는 북한 핵문제에 대한 윤 대통령의 대응기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북한 경제와 북한 주민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계획을 준비하겠다"라며 북한의 자발적 비핵화를 전제로 남북 대화와 협력이 진행될 것임을 명확히 했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한국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로 '반지성주의'를 꼽았다. 다양한 위기가 복합적으로 인류 사회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데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정치가 민주주의의 위기로 인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가장 큰 원인이 반지성주의라는 지적이다.

윤 대통령은 이와 관련 "국가 간, 국가 내부의 지나친 집단적 갈등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고, 각자가 보고 듣고 싶은 사실만을 선택하거나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해치고 있다"라며 "이러한 상황이 우리가 처해있는 문제의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여소야대의 현 정국상황이 일방적 의사결정 구조를 고착화하고 있으며 이는 민주국가 구성원의 선택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는 논리이다.

결국 이날 윤 대통령은 개인의 선택에 있어 자유를 억압하면 국가나 사회의 성장을 저해하고 이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음을 역설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skc847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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