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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효선의 7번국도를 따라] 울진지방 정신사의 성소(聖所)...주천대(酒泉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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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습으로 발현...임유후·오도일·남사고로 학맥 이어져
구룡과 의상대사의 쟁투...불영사 창건 연기설화 현장

[편집자주] 7번국도는 부산과 최북단인 강원 고성까지 한반도의 동해안을 남북으로 잇는 유일한 도로입니다. 7번국도는 남북을 잇는 동안 부산광역시와 경남도, 경북도, 강원도 등 4개의 광역지자체를 경유합니다.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 대부분 동해와 연접해 있습니다. 경북 경주와 포항, 영덕, 울진지방의 사람들에게 7번국도는 각별합니다. 서로 오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데다가, 이른바 산업화 시대 초기, 경북 동해 연안 사람들은 7번국도를 통해 삶의 공간을 확장해왔습니다. 특히 경북의 남북을 잇는 7번국도는 동해연안을 따라 이어져 사람이 나들고 물산이 유통되면서 한반도의 해양문화의 보고로 일컬어집니다. 때문에 7번국도는 한국 고대사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동해연안에 뿌리를 내린 사람들이 뿌려 놓은 문화 단층이 흡사 박물관처럼 쌓여있습니다. 7번국도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뿌려놓은 삶과 문화의 속살을 들여다 봅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상도 동해안 최북단에 자리한 울진(蔚珍)은 지명에서 엿볼 수 있듯이 바다를 이마에 이고 무성한 산림이 삼방을 감싸고 있는 고장입니다.

예부터 '아름답고, 울창하고 보배로운 것들이 많다'하여 '울진'으로 불렸으며, 울진으로 불리기 전에는 '선사(仙傞)'라 불렸습니다. 글자의 뜻 그대로 풀이하면, '신선이 떼배를 타는 곳'이라는 뜻이지요. 그래서 그런지 울진 어느 곳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을만큼 울진지방에는 풍광이 빼어난 곳이 많습니다.

우선 '한국의 그랜드캐년'이라 불리는 불영사계곡이 그렇고, 울진사람들의 생명과 정신을 보듬으며 동해로 흐르는 왕피천 계곡이 그렇습니다.

또 남북 116Km에 걸쳐 펼쳐진 푸른 동해와, 바다와 뭍이 만나 빚어낸 해안의 절경은 가히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빼어난 절경입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지방 정신사의 성소이자 신라고찰 불영사의 창건 연기설화가 전승되는 주천대의 창옥벽. 2022.07.14 nulcheon@newspim.com

선인들은 자연이 빚은 절경을 그대로 두지 않았습니다. 그에 걸맞은 이름을 붙이고, 자연풍광을 훼손치 않으면서도 루(樓)와 정(亭)과 대(臺)를 앉혔습니다.

주천대(酒泉臺)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주천대는 블영사 계곡이 시작하는 곳이자, 왕피천과 광천(光川, 빛내)이 만나는 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행정구역 상 울진군 근남면 행곡4리, 구미마을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구미마을은 향인들로부터 맞춤한 주거지, 이른바 전통인문지리학에서 일컫는 명당지로 이름나 있습니다.

'거북이 꼬리'로 불리는 구미산이 마을을 빙둘러 감싸고 있는 곳이지요. 마을 앞에는 울진 금강송면 백병산에서 발원하는 광천이 마을을 에감고 흐르고 있는, 전형적인 배산임수형 마을입니다.

이 곳 구미마을이 울진정신사의 발상지로 자리잡게 되는 발단은 조선 초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조선왕조 최초의 반정으로 기록되는 '세조의 왕위찬탈'은 당시 조선의 지식인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던졌습니다.

금오신화로 잘 알려진 조선초 정치가이자 문인인 매월당 김시습 선생이 환료 생활을 뒤로 하고 강산을 떠돌기 시작한 것도 이때문이지요.

당대의 뛰어난 문인이자 철학가인 동봉(東峯) 김시습 선생이 세상을 주유하다가 마침 동해 변방 울진을 들러, 이곳 구미마을에 잠시 머물렀습니다.

동봉 선생은 이곳 구미마을에 머물면서 농사일과 해사로 면면히 살아가는 울진인들에게 당시의 국가관이자 세계관인 유교철학을 전수했습니다.

당시 울진의 이름없는 유생들에게는 이보다 더 값진 일이 없었을터입니다.

동봉선생으로부터 울진지방에 비로소 철학이 태동하기 시작한 셈이지요.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동해연안 경북 울진지방 정신사의 성소로 일컫는 울진군 근남면 행곡4리 구미마을 주천대. 2022.07.14 nulcheon@newspim.com

이때문에 주천대(酒泉臺)는 동해 변방 울진지방의 정신사를 배태시킨 유교철학의 성소로 일컬으집니다.

동봉 김시습 선생으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알려진 울진의 정신사는 이 곳 주천대를 중심으로 조선 선조대에 완성되었습니다.

동봉선생의 철학은 이후 우암 송시열 선생이 울진 기성 황보마을로 유배를 오면서 한층 공고해집니다. 송시열 선생은 당시 조선을 '송시열의 나라'라고 칭할만큼 정치적.정신사적 중심에 서 있었던 인물입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고산서원에 배향된 동봉 김시습과 만휴 임유후, 서파 오도일 선생을 기리는 유적비. 2022.07.14 nulcheon@newspim.com

당대의 뛰어난 철학가 두 분을 연이어 만날 수 있었던 곳은 동해 변방 울진 유생들에게는 크나큰 영광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배태된 울진 정신사는 조선 선조 초 울진현감으로 부임한 만휴 임유후(任有後)선생과 서파 오도일(吳道一) 선생, 격암 남사고(南師古) 선생에 의해 완성됩니다.

바로 주천대는 울진 철학사의 큰 흐름을 완성한 만휴선생과 서파선생과 이들을 따르는 유생들이 철학을 논하고 당시의 정세를 진단하던 강론과 사색과 모색의 장이었습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조선 선조 초 울진현감으로 부임해 울진 철학사의 큰 흐름을 완성한 만휴 임유후 선생 유적비.2022.07.14 nulcheon@newspim.com

이들로부터 배태된 기일원론적 철학관은 울진지방의 정신사의 도저한 흐름으로 이어졌습니다.

후일 이들의 철학세계를 이어 온 울진지방의 후학들은 이곳 구미마을에 '고산서원(孤山書阮)'을 세우고 동봉, 만휴, 서파 세 선생을 배향했습니다. 비로소 울진지방 정신사의 산실이 탄생한 것이지요.

후학들은 1673년(현종 14년)에 고산사를 창건하고 만휴공을 봉안하고 이어 1686년(숙종 2년)에 동봉 김시습을 봉안하고 1709년(숙종35년)에 서파(西坡)오도일(吳道一)을 병향한 뒤 1715년(숙종41년) 국가로부터 사액서원으로 지정되면서 울진지방 유학의 성소로 공고히 자리매김했습니다.

1673년 당사 고산사는 '생 사당'으로 불렸습니다. 생존하고 있는 선비를 모셨기 때문이지요.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16~17세기 울진지방 정신사를 풍미했던 동봉 김시습과 만휴 임유후, 서파 오도일 선생을 배향한 사액서원인 고산서원.2022.07.14 nulcheon@newspim.com

고산서원에 배향된 매월당 김시습은 주지하다시피 율곡 이이의 사상체계의 단초를 제공해 준 조선초의 대 성리학자이며 만휴 임유후와 서파 오도일 선생은 율곡의 뒤를 이어 기호학파의 사상적 체계를 확립한 우암 송시열의 학단에 포함되어 있는 인물들입니다.

현존하는 고산서원의 액편은 불영사 현판을 쓴 황림(皇林) 윤사진(尹思進)선생이 썼습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고산서원에 현존하는 '주천대기'(사진 위)와 '고산서원사적기' 2022.07.14 nulcheon@newspim.com

구미마을 주천대에는 16~18세기에 이르는 울진지방 유학발흥기를 꽃피웠던 철학자들의 유적이 대거 남아있습니다.

당시 울진지방 유학의 흐름의 중심에 있던 격암 남사고선생과 해운 남계명, 임천 남세영 선생을 비롯 우와 전구원, 만은 전선, 이우당 주개신, 황림 윤사진 선생 등이 활발하게 활동한 16~18세기는 울진지방 유학의 발흥기라 할 수 있다.

특히 기호학파의 이론가인 서파 오도일선생이 울진현감으로 있던 17세기 무렵, 우와 전구원은 태고헌을 신축하고 울진지방 예학의 교과서라 할 수 있는 '태고헌 향음주례서'를 발간했으며, 격암 남사고의 '격암유록'과 함께 정조대왕으로부터 '영동의 교양관'으로 제수된 황림 윤사진선생의 '정관치설(井觀癡說)'과 '예학의변(禮學疑辨'은 울진지방의 유학의 성격을 보여주는 소중한 유산입니다.

액편만 남은 채, 쇠락한 모습으로 남아있던 고산서원이 최근 지역 유림들의 노력으로 개축되었습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지방 정신사의 성소이자 신라고찰 불영사의 창건 연기설화가 전승되는 주천대의 창옥벽. 2022.07.14 nulcheon@newspim.com

주천대는 이들의 족적과 함께 신라 고찰인 불영사를 창건한 의상대사와 당시 이곳의 토착신앙의 지킴이인 아홉 마리 황룡과 '마지막 대결을 벌인 문화 갈등의 현장'이자 불영사 창건 연기설화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의상대사에 패한 용이 승천하며 꼬리로 물길을 되돌렸다는 불영사 연기설화의 현장이기도 한 주천대는 만휴공이 이름한 팔경(八景)이 전해집니다.

무학암(舞鶴岩), 송풍정(松風亭), 족금계(簇錦溪), 창옥벽(蒼玉壁), 해당서(海棠嶼), 옥녀봉(玉女峯), 비선탑(飛仙榻),앵무주(鸚武洲)가 그것입니다.

울진정신사의 산실인 고산서원의 사상적 흐름은 당시 만휴공들이 조직한 수친계의 변형이라 할 수 있는 '유림들의 모임'을 통해 면면하게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동해연안 경북 울진지방 정신사의 성소로 일컫는 울진군 근남면 행곡4리 구미마을 주천대로 오르는 초입에 서 있는 유학자들의 유적비.2022.07.14 nulcheon@newspim.com

구미마을의 대표적 성소는 '고산서원' '고산서원 유허비' '고산서원 배향 3현의 유허비', '주천대(酒泉坮)' '주천팔경' '격암남사고선생별묘'  '우산동천비(愚山洞天碑)'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동봉선생의 유적은 국민동굴로 부르는 '성류굴(천연기념물제155호)'의 자락에 있었던 '성류사' 유지에서도 찾아볼 수 있지요.

nulche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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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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