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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폭우가 남긴 '상흔'…"속이 시커멓게 타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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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은 재개했지만…피해 복구 비용 고스란히 떠안은 상인들
침수된 지하철 승강설비는 여전히 수리 중…'지옥의 계단' 오르는 시민들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이태성 인턴기자 = "꿈에서도 계속 물이 들어와요. 어젯밤에도 흙탕물이 가게에 들어오는 걸 막는 꿈을 꿨어요."

2일 뉴스핌 취재 결과 폭우 피해 발생한 지 1개월 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피해 지역에서는 더딘 복구로 서민들이 시름하고 있었다.

뉴스핌은 최근 서울 동작구 일대의 시장, 지하철역 등 폭우 피해 지역을 둘러봤다. 동작구는 시간당 14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며 큰 피해가 일어난 곳이다.

◆ 영업은 재개했지만…피해 복구 비용 고스란히 떠안은 상인들

전날 오후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은 장을 보기 위한 손님들로 북적였다. 2층짜리 식자재 유통업체를 운영하는 장주영(59) 씨는 김과 건어물이 진열된 1층 출입구 앞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남성사계시장은 폭우에 상점들이 침수되면서 큰 피해를 본 곳 중 한 곳이다. 장씨의 마트는 그중에서도 피해 규모가 큰 편에 속한다. 냉장·냉동시설과 상품을 보관해둔 지하 1층 창고가 물에 잠기면서 쌓아 뒀던 물건들을 모조리 버려야 했다. 물건값만 어림잡아 6억원이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밀가루며 설탕이며 온갖 식료품으로 창고를 가득 채워 뒀던 터라 피해는 더욱 컸다.

손님들이 오가는 마트 1, 2층은 깨끗이 잘 정리된 모습이었지만 건물 뒤 공간에는 침수의 상흔이 역력했다. 폭우 이후 무려 9일 동안 창고에서 끄집어낸 물건들이 정리되지 않은 채 잔뜩 늘어서 있었다. 소주, 생수, 물엿 등이 담긴 플라스틱 용기 겉면에는 진흙이 말라붙어 있었다. 모두 새 제품이었다.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수해 피해를 입은 식료품 유통업체가 건물 뒤편에 모아둔 물건들. 2022.09.02 heyjin6700@newspim.com

지하 1층 창고에선 복구공사가 이뤄지고 있었다. 창고 바닥 곳곳은 여전히 축축했고 물웅덩이가 고여 있었다. 장씨는 복구공사에만 1억원이 들어간다고 했다. 창고 옆 노래방은 천장의 전기 설비가 고스란히 드러난 채, 텅 비어 있었다. 노래방 주인은 폭우 이후 장사를 접는다고 했다.

장씨는 "지난 30년간 화재보험이며 운전자보험 등 꼬박꼬박 보험료를 내왔는데, 수해로 인한 피해는 전혀 해당이 안 된다는 걸 이번에 알았다"며 "어제도 가게에 물이 들어차는 꿈을 꿨다. 말 그대로 오장육부가 아파서 침수 후 사흘 간은 밥도 못 먹었다"고 토로했다.

금은방을 운영하는 이재열(66) 씨도 영업을 재개하기 위해 자비로 진열장 등을 새로 주문했다. 주문했던 반지나 목걸이를 올려 두는 진열 상자는 이날까지 도착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씨는 임시로 파란색, 빨간색 플라스틱 바구니에 보석을 놓고 팔고 있었다.

이씨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상인들한테 피해복구비의 70%가량을 지원하는 줄 아는데 그건 국가가 지자체에 주는 금액이고, 아파트나 주택 피해까지 생각하면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당장 긴급 복구비 200만원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동작구 성대전통시장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유모(47) 씨는 이날 폭우 이후 처음으로 가게 문을 열었다. 제빵 기계들이 침수되면서 모두 교체하느라 한 달여 간 장사를 못했다. 피해 복구 비용만 5000만원가량이 들었다.

유씨는 "지난해 8월에 인테리어를 했는데 1년이 안 돼서 침수됐다"며 "구에서 얼마나 지원이 나올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지하에 있는 가게들은 특히 피해가 심했다. 노래방을 운영하는 하모(70대) 씨는 "(폭우 피해 후) 자원봉사자들이 오기 전에 자체적으로 인력을 사서 진흙과 물을 퍼냈는데도 온 천장부터 벽에 곰팡이가 폈다"며 "임시 복구를 해서 손님을 받아도 냄새가 빠지지 않아서 손님들이 나갈 것 같다"고 토로했다.

노래방은 음향기기가 있는 데다 방음벽도 물에 젖으면 인테리어를 다시 해야 한다. 이 때문에 복구를 포기하고 폐업을 결정한 상인들도 더러 있었다.

지하 1층에 있던 만화방은 영업을 재개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계단 옆에는 각종 폐기물이 그대로 쌓여 있었으며 가구와 책들로 가득 차 있어야 할 내부는 텅 빈 모습이었다.

◆ 침수된 지하철 승강설비는 여전히 수리 중…'지옥의 계단' 오르는 시민들

침수 피해로 인한 시민 불편도 이어지고 있다. 역이 폐쇄됐던 서울지하철 9호선 동작역과 천장 일부가 붕괴됐던 7호선 이수역은 폭우 때 고장 난 승강설비가 고쳐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지난달 31일 오후 4시쯤 9호선 동작역에서 내린 승객들은 멈춰 있는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멈칫했다. 4호선과 환승 구간 일부엔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가 운영되고 있었지만 9호선의 승강설비는 모두 고장이 난 상태였다. 지하철에서 내린 승객들은 9호선 입구까지 최대 153개의 계단을 올라가야 했다.

[서울=뉴스핌] 이태성 인턴기자= 에스컬레이터 가동이 멈춘 서울지하철 9호선 동작역 모습. 2022.09.02

이 때문에 서울메트로9호선은 지난달 23일부터 안내요원을 2~3명씩 배치해 유모차 등 무거운 짐이 있는 승객을 도와주고 있었다. 또 사전에 정보제공 서비스를 신청한 사람에 한해 '역사 승강기 이용이 어려우니 인근 역을 이용해달라'는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그러나 현장에선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조차 버거운 승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계단을 오르던 일부 승객은 중간중간 잠시 쉬어 가기도 했다. 손으로 벽을 짚으며 계단을 내려가는 승객도 눈에 띄었다.

지하철 벤치에 앉아 쉬고 있던 주민자(84) 씨는 "집에 가려면 9호선을 타야 하는데 노인들은 무척 힘들다"며 "땀을 뻘뻘 흘려가며 지하철을 타고 있다"고 전했다.

동작구 주민 김정배(81) 씨도 "사당동에 살아서 동작역을 자주 이용한다"며 "비가 온 지 오래됐는데 왜 아직도 안 고쳐진 건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했다.

이수역도 상황은 비슷했다. 4호선 구간과 환승 구간의 승강설비는 모두 정상 작동하고 있었으나 가동이 멈춘 7호선 엘리베이터 1대와 에스컬레이터 6대는 복구가 늦어지고 있었다.

에스컬레이터가 멈춘 10번 출구를 이용하려던 한 승객은 다른 출구를 찾으려 발길을 돌렸다. 그러나 9번 출구 역시 마찬가지로 에스컬레이터가 작동하지 않는 것을 보고는 양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가다, 서기를 반복하던 그는 계단을 다 오른 뒤 "아이고, 다리야"라며 탄식을 내뱉었다.

이수역을 관리하는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구동장치나 제어 핵심 부품 등 승객 안전이랑 밀접하게 관계가 있는 부품들이 손상됐다"며 "아마 3개월 정도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예상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 동작구·서초구, 경기 여주시·의왕시·용인시, 강원 홍천군, 충남 보령시 등 7개 시·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추가 선포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자체는 지자체가 부담해야 하는 복구비의 50~80%가량을 국비(중앙 정부 예산)로 전환된다.

heyj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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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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