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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공무원 재직 중 범죄 단정 어렵다면 퇴직수당·연금 환수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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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재직 중 알선 청탁받고 승낙…환수 대상"
"퇴직 후 금품수수, 재직 중 범죄로 보기 어려워"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퇴직 후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유죄를 확정받은 공무원에 대해 재직 중 범죄가 일어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 이미 지급한 퇴직수당과 퇴직연금을 환수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이주영 부장판사)는 A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퇴직수당 및 퇴직연금 환수처분 취소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과 서울가정법원. 2022.01.14 pangbin@newspim.com

지방직 공무원이던 A씨는 2012년 6월 명예퇴직했다. 이후 A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18년 10월 징역 2년6월을 확정받았다.

A씨의 형사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12년 5월 경 모 회사 대표 B씨로부터 공사 발주, 자재 납품 등과 관련해 공무원들을 상대로 알선, 청탁해 주면 대가를 지급하겠다는 제안을 받고 승낙했다. 그는 퇴직 후 담당 공무원들을 만나 청탁하고 3억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와 이 과정에서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전달한 혐의 등이 유죄로 인정됐다.

공무원연금공단은 공무원연금법에 따라 A씨에게 이미 지급한 퇴직수당 및 퇴직연금 중 6700만원 상당을 환수하고 퇴직연금의 1/2을 제한한다고 통지했다. 공무원연금법 제65조 제1항 제1호는 공무원이거나 공무원이었던 사람이 재직 중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은 경우 퇴직급여 및 퇴직수당의 일부를 줄여 지급한다고 규정한다.

A씨는 지난해 5월 공단 처분이 위법하다며 이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뇌물공여죄는 2014년, 알선수재죄는 2012년 7월~2014년 4월 일어난 범죄로 모두 공직에서 퇴임한 이후 성립한 범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도 "관련 형사사건의 각 범죄사실은 모두 A씨의 퇴직 이후 성립된 범죄로 봄이 타당하다"며 "공무원연금법상 '공무원 재직 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공단의 처분은 위법해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판결문에 A씨가 퇴직하기 전인 2012년 5월 경 B씨를 만나 회사 영입제안을 승낙했다는 기재가 있다는 점은 인정됐다. 그러나 재판부는 "수사기관에서 작성된 조서나 재판에서 이뤄진 증인신문 내용을 봐도 A씨가 당시 구체적인 알선을 청탁받았다거나 그 대가로 금품제공을 약속받았는지 여부에 관해 별다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와 B씨의 진술에서도 그 점이 확인되지 않았고 A씨가 영입 제안을 승낙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구체적인 알선수재죄가 이뤄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공무원들에 대한 구체적인 청탁시기 등을 확인할만한 자료도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A씨의 알선수재죄는 A씨가 공직에서 퇴직한 후 구체적인 영업 청탁을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기 시작한 2012년 7월 경 이후 성립한 범죄로 봄이 타당하다"며 "공단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씨가 공무원 재직 중 이미 알선수재죄를 범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공단 측은 이같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shl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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