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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이 쏘아올린 에너지 전쟁...12월이 분수령

기사입력 : 2022년09월14일 15:14

최종수정 : 2022년09월14일 15:14

"유럽의 올 겨울 전력난은 상상 이상으로 최악 예상"
천연가스 확보해도 단기 해결책...대체 발전원 부진
EU 12월 러 원유 금수조치 단행시 국제 유가 급등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파죽지세로 동북부 하르키우 등 러시아에 빼앗긴 지역 일부를 수복하면서 러시아군이 고전 국면을 맞이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는 비장의 무기가 있다. 바로 에너지 전쟁이다.

러 국영 천연가스 기업 가스프롬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부터 독일행 '노르트스트림-1' 수송관 가동을 중단했다. 언제 공급을 재개할지 기약이 없다. 비록 우크라이나를 통해 슬로바키아로, 흑해에서 터키를 통해 불가리아로 흐르는 유럽행 수송관이 있지만 푸틴 대통령은 언제든지 천연가스 공급을 전면 차단할 수 있다.

독일 내 노르트스트림1 파이프라인 시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2.09.05 kwonjiun@newspim.com

천연가스는 단연코 유럽의 주요 발전원이다. 단기간 안에 대체 발전원에 의존하기란 어렵다. 우선 올 여름 폭염에 강물이 메말라 수력발전이 어렵다. 프랑스의 56개 원자로 중 32개는 일반적인 유지 보수 및 부품 부식을 수리하기 위해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독일은 라인강 수위가 낮아져 선적 중량을 줄여야 해 화력발전용 석탄 운송도 원활치 못하다.

전문가들은 올해 유럽의 겨울이 수십년래 가장 혹독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노르웨이 소재 에너지 리서치 업체 '리스타드 에너지'는 유럽이 당장 이달부터 에너지난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는데 올해 예보된 맹추위와 부진한 대체발전원 문제 등으로 "유럽 전력 시스템 운용이 매우 큰 도전에 직면했으며 이는 일시적인 단전과 정전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달부터 나타나는 전력 공급 문제는 내년 들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 천연가스 확보해도 단기 해결책에 불과...공급 부족 우려는 여전

서방의 경제 제재에도 세계 3위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국이란 러시아의 지위는 흔들림이 없다. 러시아산 천연가스는 유럽 전체 가스 수입의 약 40%를 차지한다. 그러나 올해 러시아산 가스 수입 비중은 9%에 그치며 이마저도 언제 '제로'(0)가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 글로벌 플래츠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유럽 기준물인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메가와트시(MWh)당 237.8유로로 지난해 대비 4배 폭등했다.

유럽은 올 겨울 난방에 대비해 천연가스 확보에 혈안이다. 미국, 아랍에미리트(UAE) 등으로부터 천연가스 선적을 받고 있는데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천연가스 저장 용량의 84%를 확보해놨다는 점이다. 이는 오는 10월 말까지 목표치로 잡은 80%를 웃돈다.

아울러 유럽은 미국과 노르웨이, 아제르바이잔 등으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도 확보 중이다. LNG는 가스 수송관을 통한 천연가스보다 가격이 비싸지만 올 겨울 대비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처사다.

표면상으로 유럽은 올 겨울을 버틸 충분한 천연가스를 확보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단기적인 해결책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전력 수요가 급증한다면 확보한 천연가스를 조기에 소진할 위험이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주택가에 켜진 가로등. 2022.09.01 [사진=블룸버그]

예컨대 영국의 평균 가계 전기세는 올해 들어 54% 치솟았는데 정부는 전기요금 상한선으로 서민들 달래기에 나섰지만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에드 모스 씨티그룹 원자재 선물 연구 부문 책임자는 "가격 통제는 전력 소비를 부채질하고 결국 공급 부족으로 잦은 정전이 발생할 것"이라며 "결국 올해 유럽의 겨울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막대하다. 상상한 것 그 이상으로 최악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시장은 러 원유 금수조치 철회에 베팅...12월 유가 폭등 재현되나 

천연가스는 둘째치고 진짜 문제는 원유라는 지적이 나온다. EU가 오는 12월 5일부터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금지할 방침인데 일단 국제 원유 시장은 EU가 이러한 방침을 막판에 철회할 것이란 전망에 베팅하는 모양새다.

릭 뉴먼 야후 파이낸스 선임 칼럼니스트는 국제 기준물인 브렌트유 가격이 지난 6월 배럴당 122달러로 올해 고점을 찍었다가 현재는 약 9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고 주장한다. 만약 시장이 EU의 금수조치로 러시아산 원유가 빠질 것을 염려했다면 향후 수요 감소 가능성을 감안하더라도 가격은 꾸준히 상승해야 한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만 해도 러 원유와 석유 제품 수출의 절반 가까이가 유럽으로 향했다. 러시아는 세계 3위 산유국으로 전체 생산량의 12%를 차지한다.

시장의 예측이 맞다면 오는 12월 국제 유가가 크게 변동될 재료는 없다. 반대로 EU가 금수조치를 시행한다면 현 가격이 과소평가됐다는 의미여서 가격 폭등은 예견된 수순이다. 지난 11일 CNN방송과 인터뷰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도 고점에서 하락한 유가가 올 겨울 다시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를 인정, 유가 상한제가 이러한 리스크를 최소화 하려는 노력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7차 동방경제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Sputnik/Sergey Bobylev/Pool 2022.09.07 [사진=로이터 뉴스핌]

유가 상한제는 장기적으로 러시아에 불리하다. 미국과 서방, 동맹들이 러시아산 원유를 배럴당 20~40달러선에서 거래하기로 카르텔을 형성한다면 이에 참여하지 않는 인도·중국 등도 기존보다 더 저렴하게 러시아산 원유 가격을 사려고 흥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당분간 원유 수출 자체를 안 할 수도 있지만 원유 저장고가 다 차면 처치곤란이다. 다른 국가의 유조선으로 변장해 해상 거래를 할 수 있지만 지속가능한 수입 창출 방법이 되진 못한다.

푸틴 대통령이 지난 7일 유가 상한제를 도입한다면 천연가스와 원유 수출 자체를 차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도 에너지 가격을 의도적으로 상승시켜 유가 상한제 도입을 고심 중인 서방과 그 동맹을 곤란하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결국 푸틴의 에너지 전쟁은 비단 유럽의 혹독한 겨울만으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오는 12월이 국제 유가 폭등으로 세계 인플레이션 상승을 부채질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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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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